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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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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7일 23시 13분 등록

 

어제부로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거리를 나가보면 그 어느때보다 사람도 많고 거리분위기는 더 활기차진 것 같습니다. 사회적 격리가 완화되고 있는데다, ‘노마스크를 정책으로 하는 나라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정점으로 드디어 코로나19의 끝이 보이는 걸까요? 제발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지난 2년도 쉽지 않았는데, 이쯤되면 무려 200년 이상 흑사병이 창궐했던 중세엔 대체 어떻게 살았나,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기삶과 자기자신을 연구한 철학자

  

그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미셸 드 몽테뉴입니다. 몽테뉴는 16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법관이며 작가였습니다. 그가 살았던 16세기는 역사상 손꼽히는 암흑기였습니다. 흑사병이 창궐한데다 종교개혁 후폭풍으로 신교와 가톨릭의 대립이 극에 달했죠. 그래도 귀족집안에 태어나 교육을 잘 받으며 법관으로 임명되는 등 나름 잘 나갔습니다. 그런데 서른 살이 되던 해 존경하던 친구가 흑사병으로 죽고, 5년 뒤엔 아버지가, 그 이듬해엔 남동생이 죽게 됩니다. 본인도 낙마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몽테뉴는 37살에 전격 은퇴합니다. 성에서 칩거 생활을 하며 자신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실례인줄 알면서도, 단지 나만의 위해 살고 있다. 내 목적은 그것뿐이다."라면서 말이죠.


그는 비극적인 시대분위기 속에서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물음을 파고들며 자체에 집중했는데요. 모두가 밖을 볼 때 그는 자기 안에서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지혜는 내세가 아니라 현실을 위해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게 독특했던 게 몽테뉴 이전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몽테뉴는 '자기 자신에 대해 글을 쓴 최초의 철학자'로 기록됩니다. 몽테뉴가 남긴 삶의 철학은 훗날 <에세 Las Essais> 책으로 묶여 출간되는데, 우리에겐 <수상록>으로 더 알려진 책입니다. 이 책은 우정, 교육, 평등, 죽음, 여행, 섹스, 전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몽테뉴의 생각이 솔직하게 드러나는데, 오늘날의 에세이essay’의 시초가 됩니다. 하지만 종교의 힘이 그 무엇보다 강한 시대에, ‘자신을 연구한 철학자라니... 아닌 게 아니라 몽테뉴는 이후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공격을 받고 탄핵되고, 그의 책 <에세>도 반세기동안 금서가 됩니다.

 

몽테뉴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진정 나다워질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라는 말을 남기는데요. 매우 암울한 시기를 살던 그가 왜 자신에 집중했을까, 궁금한 한편 이해가 갔습니다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결국 내가 누구인지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아는 것은 왜 중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돈을 벌어도, 아름다워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나의 길을 찾기 위해 20년을 방황해오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하지만, 그 누구도 행복을 만들어줄 수 없다는 것.

'내가 언제 행복한가를 알아가는 건 결국 나의 몫이고, ‘내가 누군지 아는 일과 같다는 겁니다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면,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삶을 고민하는 자는 필히 자기 자신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커리어탐색보다 자기탐색이 먼저

 

그래서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은 학생들이 입학하면 가장 먼저 'CLV(Career Life Visioning)'이라고 하는 자아성찰 워크숍을 듣게 한다고 합니다. 이는 내면을 성찰하고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면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인생과 커리어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소 엉뚱하고 철학적인 이 과정에는 스탠포드의 철학이 담겨 있는데, '모든 시작은 자신을 잘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겁니다. 자신을 파악하는 여러 활동 중에는 자신의 사망부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말을 남길 것인지를 쓰는데, 아래 질문이 가이드로 제시됩니다.

 

• 나의 중요한 성취는 무엇이었는가? (20, 30, 40, 50, 60, 70)

• 무엇이, 그리고 누가 내게 중요했는가?

• 왜 그렇게 중요했는가?

• 내가 열정을 가졌던 건 무엇이었는가?

• 살면서 나의 어떤 특성과 가치관이 지속적으로 표현되었는가?

 

위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다보면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은 기업가를 단순히 기업을 운영하거나 창업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기업가''인생의 주도권을 쥐고 다름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폭넓게 지칭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무엇을 하면서 먹고살까라는 '커리어 탐색'은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자기탐색'의 연장선상입니다.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시대,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요?


지금을 뉴노멀시대라고 합니다. ‘뉴노멀New normal’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바뀌는 질서, 기준을 뜻하는데요. 지금이 뉴노멀시대라는 건, 다시 말하면 아직 제대로 장착된 질서나 기준이 없는 시대라는 겁니다.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내가 기준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모든 게 급속도로 변화해가는데 어떻게 살아야할지 기준조차 없는 시대를 살아가며, 몽테뉴가 자꾸 떠오릅니다. 몽테뉴는 자발적 격리생활을 하며 자신의 서재 곳곳에 라틴어 격언을 새겨넣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프랑스어로 적힌 글귀가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에세Essais'는 실험이나 시도를 뜻합니다. 몽테뉴는 스스로에게 위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실험하며 혼란한 삶의 질서를 잡아갑니다뿐만 아니라 그의 철학은 훗날 서구 사회철학의 근간이 됩니다. 몽테뉴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결국 내가 누구인지’ 먼저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 답이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 그 질문을 여러분에게도 던지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요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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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1 18:51:40 *.169.227.25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기자신에게 관심을 갖는다고 그러데요, 동물과는 달리...

로마에 있는 성당의 현판에는 그렇게 쓰여 있다네요 !

"왜, 인간은 자기자신에게 관심을 갖는가?"

아마도 신의 모습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답을 말하려는 거라고 생각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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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므로 하나를 통해서 모든 것을 이해할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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