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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8일 01시 18분 등록


한주간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로마네 콩티의 맛과 가장 맛있는 와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10월 뉴욕에서는 와인의 역사를 새로 쓰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0181013일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1945년산 로마네 콩티 두 병이 경매에 부쳐졌는데요. 각각 558천 달러(201810월 기준 원화 약 632백만원, 세금, 수수료 포함)496천 달러(원화 약 56천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웬만한 집 한 채 값이지요. 그런데 이건 그야말로 와인 역사상 가장 비싼 와인일 뿐, 로마테 콩티가 다 이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 지난 주에 말씀드렸던 빈티지를 기억하시나요? 이 와인들은 오래됐기도 하지만 1945년이 로마테 콩티에게는 매우 특별한 해이기 때문에 집 값 규모로 거래되었던 겁니다. 일반적인 빈티지의 로마네 콩티는 2,000~3,000 만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하니 그것도 사악한 가격이기는 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탄생한 세계 최고의 와인

부르고뉴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기후에 따라 다양한 품종의 포도가 재배됩니다. 가장 추운 북쪽 끝의 샤블리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샤르도네(Chardonnay)가 재배됩니다. 남쪽 끝의 보졸레에는 보졸레 누보를 만드는 가메(Gamay)가 생산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포도는 피노 누아(Pinot Noir) 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와인, 누군가에게는 가장 갖기를 열망하는 와인 로마네 콩티를 만드는 포도가 바로 이 피노 누아입니다. 피노 누아는 레드 와인의 여왕이라고도 불리고 악마가 만든 와인이란 별명도 있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짙은 색과 깊은 향, 무게감 있는 맛을 낸다면, 반대로 피노 누아는 옅은 색과 풍부한 향, 그리고 가볍고 우아하며 섬세한 맛이 납니다. 피노 누아는 다른 품종과 섞으면 맛이 묻히기 때문에 블렌딩을 하지 않고 단일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듭니다. 생산량도 적고 블렌딩도 하지 않으니 비쌀 수 밖에 없겠지요. 최상품이 아니더라도 부르고뉴산 피노 누아 와인은 비쌉니다. 요즘은 미국의 오리건(Oregon)주나 호주의 빅토리아주와 태즈매니아 지역에서도 피노 누아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피노 누아는 품질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빈티지에 따라 실패 확률이 높은 부르고뉴 산() 피노 누아보다, 오히려 안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이제 로마네 콩티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까요. 로마네 콩티에서 ‘로마네’라는 본 로마네(Vosne-Romanée)라는 포도밭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그리고 콩티는 사람의 이름입니다. 세계 최고의 와인에 본인의 이름을 당당히 붙일 수 있는 콩티는 누구일까요?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지요. 그렇습니다. ‘콩티는 콩티 왕자(Prince de Conti, 1717~1776)로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의 조카입니다. 콩티 왕자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열 살 때 왕자 칭호를 얻은 후 49년간 왕자로 살았습니다. 그는 삼촌인 루이 15세의 애첩이자 최고 실력자였던 마담 퐁파두르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콩티 왕자가 언제 루이 15세의 자리를 위협할 지 몰라 불안했던 그녀는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콩티 왕자를 제거하려고 했지요. 결국 콩티 왕자는 마담 퐁파두르의 모함으로 베르사이유를 떠나 부르고뉴에 와서 살게 됩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콩티 왕자는 자신의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을 프랑스 궁정에 독점적으로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와인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게 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칭송받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지요.

 

가장 맛있는 와인은

돼지고기 접시가 돌려졌고 잔에는 와인이 넘쳤다. 프랑시스가 올해도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대가족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날씨 때문에 무척 힘든 수확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서빙된 와인은 나이 든 부르고뉴 사람들이 보통와인이라고 말하는 것이었고, 다음으로 프랑시스는 대담하게 본 로마네 1999년산을 내놨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강렬했다. 이어서 서빙된 본 로마네 1995년 산 역시 훌륭했다. 치즈가 나올 때는 1990년이 서빙되었는데 제리는 감동한 듯 보였다. 쿠커 역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로마네 콩티.jpg

출처:http://www.finewineexperience.com/media/domaine-de-la-romane-conti-2015-tasting-with

 

로마네 콩티는 아니지만 본 로마네에서 생산되는 라 로마네(La Romanée), 라 타쉬(La Tâche), 리쉬부르(Richebourg), 로마네 생 비방(Romanée-Saint-Vivant), 라 그랑드 뤼(La Grande Rue) 등도 특급 와인입니다. 최악의 기후에 살인사건까지 겪었지만, 잘 이겨내고 무사히 수확을 마친 일꾼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포도원 주인 프랑시스 게르느제는 본 로마네 와인을 두 병이나 꺼냅니다. 힘들었지만 열심히 일한 보람이 있었겠네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로마네 콩티는 유니콘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열망해도 평생 구경도 못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로마네 콩티가 정말 살인도 불사할 정도의 맛있는 와인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도 소설, <로마네 콩티 살인사건>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로마네 콩티를 다섯병이나 갖고 있다고 자랑했던 최고의 와인 전문가 벤자민 쿠커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1990년이 1985년을 월등히 앞선다는 저의 첫 판단을 고수하겠습니다. 하지만 와인을 평가할 때 세 가지 중요한 주관적인 변수가 있습니다. 하루 중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느냐입니다.”

 

아마도 저는 평생 로마네 콩티를 못 마실 확률이 99.5%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맛이 궁금하긴 하지만 못 먹어 본다고 해도 별로 아쉽거나 섭섭하지는 않습니다. 벤자민 쿠커의 말대로라면 저는 이미 가장 맛있는 와인을 마셔 봤기 때문입니다. 또 언젠가 더 맛있는 와인을 다시 마실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주도 맛있는 한 주 보내세요~^^ 

 

참고문헌

<올 댓 와인2: 명작의 비밀> 조정용, 해냄, 2009

<로마네 콩티 살인사건> 장 피에르 알로 & 노엘 발렌, 임명주 옮김, 한스미디어, 2017

<와인에 담긴 역사와 문화> 최영수, 북코리아, 2005

<잘 먹고 잘사는 법 097, 와인> 김국, 김영사, 2007

<포도나무의 피(Le sang de la vigne)> 시리즈 마크 리비에르(Marc Rivière) 감독 외, 2015

세계의 유명 와인산지: https://terms.naver.com/list.nhn?cid=58884&categoryId=58900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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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 2019년 꿈벗 소풍을 다음과 같이 개최하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1) 일시: 5. 18(오후 2 ~ 5. 19( 12

2) 장소경주 토함산 관광농원 캠프파이브

3) 주최영남모임 함성

4) 기타 문의황림(010-5100-2996)

http://www.bhgoo.com/2011/855063

 

2. [팟캐스트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연지원은 책을 어떻게 읽는가

63번째 팟캐스트 에피소드는 연지원 작가의 <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1부입니다교양은 무엇이고교양 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입니다비평가서평가강연가라는 여러 별칭을 가진 연지원 작가는 1만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기도 합니다언젠가는 ‘교양과 인문학을 공부하는 연지원입니다’라는 말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고 합니다백과사전의 어원인 ‘엔키클리오스 파이데이아’와 색인과 교양과의 연결그리고 독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눕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e=23000273

 

3. [모집]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9기 모집

<에코라이후배움&놀이터 주인장이자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인 차칸양 대표가 좋은 책 읽기 습관화 프로그램인 <에코독서방> 9기를 모집합니다독서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좋은 책은 좋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그리고 이 좋은 생각을 나누게 되면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에도 좋은 기운이 스며들게 된다고 합니다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되시거나혼자서 독서 습관을 들이기 힘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5147




IP *.180.1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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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8 16:46:35 *.212.217.154

글로만으로도 로마네콩테 살인사건이 참 재미있는 이야기같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 드라마를 구해볼수가 없는듯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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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18:10:09 *.180.157.29

드라마는 구할 수 없지만 책은 이북으로 보실 수 있어요.

읽고나면 부르고뉴 와인에 마구 땡기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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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08:57:21 *.202.23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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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18:14:10 *.180.157.29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걸 들으니 느낌이 또 다르네요.

좀 더 읽기 쉽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
낭독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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