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운제
  • 조회 수 69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9년 5월 24일 00시 12분 등록

합리성이라는 잣대



맹자에 발묘조장(拔苗助長)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농부가 모를 심은 후 빨리 자라도록 하기 위해 모를 조금씩 뽑아 올려

결국 모를 다 죽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옛날의 내가 그랬습니다.

 

가족여행을 가면서 칭찬을 해주려고 아이들에게 쉬운 문제를 내었는데도

아이들이 틀리자 참지 못하고 꾸중을 하여 즐거워야 할 여행길이

피난길 같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쉬운 문제였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때는 나의 기준을 보편적인 잣대라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처음 영어를 배울 때 BE 동사와 DO 동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3인칭 단수 현재형 동사에 S를 붙이지 못하여 꾸중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지금은 나보다 영어를 훨씬 더 잘 합니다.

 

아이들에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책을 보고 운동을 하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려다가

아이들이 잘 따라주지 않아 관계만 나빠지게 되었고,

그 때문에 부부싸움으로 번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때가 되니 알아서 하는 것을 그때는 왜 그렇게 했을까요?

나는 평소에는 자상하고 장점이 많은 아빠였지만

아이들에게 <합리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 점만 빼면 나는 단점이 없는 아빠입니다.

아들은 지금도 나와 장난치려고 하고

서른이 넘은 둘째 딸은 아빠 같은 사람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나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이가 커서 취업준비를 할 때의 일입니다.

아들이 졸업을 하고 몇 번의 면접을 보았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꼭 될 것 같았는데 떨어진 곳도 몇 번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느긋하게 기다렸지만 자꾸 떨어지니

나도 속으로 조바심이 났습니다.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소개서를 고쳐주기도 하고 면접요령을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계속 떨어지자 아들이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풀이 죽어있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네 꽃의 향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아직 네 꽃이 필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걱정 말고 조금만 더 힘을 내라.”

아들은 내 말에 조금 힘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얼마 후 바라던 곳에서 합격통지서가 왔고,

아들은 그때 자신에게 그 말을 해 준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정의 달인 5월도 1주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가족에게는 합리성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사랑으로 대하는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이 되길 바랍니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엄마가 시작하고 아이가 끝내는 엄마표 영어
변화경영연구소 10기 김정은 연구원이 세번째 책 <엄마가 시작하고 아이가 끝내는 엄마표 영어>를 출간하였습니다.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면 굳이 ‘하라 하라’하지 않아도 아이는 따라하게 되나 봅니다. 아이가 다섯 살이었을 때부터 중학생이 되기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집에서 할 수 있는 영어공부법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듣고, 읽고, 놀다 보면 영어가 되는 실현 가능한 영어교육법이 궁금하신 분들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2. [팟캐스트] 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연지원은 책을 어떻게 읽는가
63번째 팟캐스트 에피소드는 연지원 작가의 <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1부입니다. 교양은 무엇이고, 교양 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입니다. 비평가, 서평가, 강연가라는 여러 별칭을 가진 연지원 작가는 1만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교양과 인문학을 공부하는 연지원입니다’라는 말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고 합니다. 백과사전의 어원인 ‘엔키클리오스 파이데이아’와 색인과 교양과의 연결, 그리고 독서에 이야기도 나눕니다: 

3. [모집]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9기 모집
<에코라이후> 배움&놀이터 주인장이자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인 차칸양 대표가 좋은 책 읽기 습관화 프로그램인 <에코독서방> 9기를 모집합니다. 독서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좋은 책은 좋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좋은 생각을 나누게 되면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에도 좋은 기운이 스며들게 된다고 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되시거나, 혼자서 독서 습관을 들이기 힘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 기다립니다: 

 

 

 

IP *.151.165.23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36 어둠이 깊어질 때... [2] 변화경영연구소-김용규 2006.09.14 4507
4235 귀자 구본형 2006.09.15 5204
4234 나는 떠난다 [1]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09.18 4105
4233 어깨가 쳐진 벗에게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09.19 4620
4232 이 시대에 부족한 것 한 가지 변화경영연구소-김용규 2006.09.20 4713
4231 하루를 똑 같이 다루는 것처럼 부당한 일은 없다 구본형 2006.09.22 4773
4230 요즘 품고 있는 단어들 [1]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09.25 4007
4229 인간이 저지르기 쉬운 일곱 가지 실수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09.26 4889
4228 자주 숲에 드십시오. [1] 변화경영연구소-김용규 2006.09.27 4426
4227 문득 마음이 붉어지고 [3] 구본형 2006.09.29 4347
4226 신념의 과잉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10.03 4334
4225 기질 탐험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10.04 4391
4224 조금 웃기는 가을 독서술 다섯가지 구본형 2006.10.06 4674
4223 나의 장례식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10.09 4758
4222 신이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10.10 4249
4221 아까운 가을 변화경영연구소-김용규 2006.10.11 4678
4220 부드러운 혁명 구본형 2006.10.13 4591
4219 워렌 버핏의 말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10.16 4575
4218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10.17 4383
4217 낙엽, 그 간결함 [3] 구본형 2006.10.19 3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