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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6년 9월 25일 09시 42분 등록
언제인가 ‘힘들 때 읽으면 좋은 책 세 권’이라는 글을 써둔 적이 있습니다. 어떤 분의 메일에 답신으로 보냈던 내용인데 다음과 같습니다.

『초라한 과거와 오늘의 어려움, 그리고 희망 없는 내일은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살면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저는 세 권의 책을 권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책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 권이 아니고 세 권입니다. 저는 그 중 하나가 그 사람을 잘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으로 권하고, 마음으로 읽어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나,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김영사.
제목보다 백배 쯤 부드럽고, 열배 정도는 재밌는 책.
읽고 힘내길, 평범함이 위대함으로 가는 길일 수 있음을 느낄 수 있길.

둘, ‘열정과 결핍’, 이나리, 웅진닷컴.
우리는 모두 독특하다는 것, 유일무이하다는 것.
이미 차별화된 존재라는 것, 사람은 스스로 잠재적 불루오션이라는 것.
자신의 길을 찾아 자신으로 살면, 그 삶이 블루오션이 된다는 것.
내가 만들어가는 길이 최고의 불루오션 전략이라는 것.

셋,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자극과 반응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 그것이 크든 작든 있다는 것.
강제된 수용소만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도 생존하고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기적이라는 것.

‘책 한 권이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은 옳습니다. ‘책 한 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말도 옳습니다. 핵심은 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마음을 담아 권하면, 그 사람도 마음을 담아 읽으리라 믿습니다.』

이제 ‘이 책들을 내가 나에게 권할 때’가 왔습니다. ‘학문의 즐거움’은 몇 달 전에 읽었기에 제외하고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열정과 결핍’을 다시 읽고 더듬었습니다. ‘열정과 결핍’에서 뽑아낸 몇 개의 문장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누군가의 입에서 이렇게 나오더군요.

“스파르타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느 날 아들이 말했어요. ‘아버지, 칼이 너무 짧아 찌를 수가 없어요.’ 아버지가 답했죠. ‘얘야, 한 달 더 가까이 가서 찌르려무나.’ 그런 자신감도 없으면 어찌 살겠어요.” - 이윤기 -

“노자는 물처럼 살라고 했지. 그건 틀린 말이야. 인간은 역류를 탈줄 알아야 해요. 물살 따라 흘러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내 색깔을 낼 수 있어야지. 그러려면 솔직하고 용기가 있어야 돼.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되니까.” - 조영남 -

“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자유로에 갑니다. 늘 같은 들과 강물인데 내 마음 상태에 따라 그렇게 달라 보일 수 없어요. 거침없이 뻗은 길을 달리며 현상 깊숙이 숨은 사건의 본질을 포착하고자 정신을 집중하죠. 꼭 투자 건이 아니라 인생에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도 그런 식의 자기 성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현주 -

“난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낯선 곳에서 가면 괜한 슬픔이 밀려와요. 고개 한 번만 돌리면, 언던 하나만 넘으면 내 평생 보지 못했던 어떤 거리, 어떤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걸 다 못보고 지나쳐 가는구나. 그런 아쉬움이 나를 끊임없이 방황하고 지치게 해요.” - 이어령 -

“쟤들이 다 지 스승이에유. 하루 종일 이 창 앞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흘러가는 구름도 보구, 산도 보구 풀꽃도 보구. 잘 놀 궁리만 해도 하루해가 짧기만 해요. 집을 이고 갈 건가 지고 갈 건가, 참 말 더 큰 욕심은 이제 없시유.” - 장사익 -

‘열 걸음이 아닌 한걸음’, ‘자신감’, ‘내 색깔과 에너지’, ‘솔직함과 용기’, ‘성찰’, ‘괜한 슬픔과 어떤 아쉬움’, ‘잘 보낸 하루의 힘’. 저는 요즘 이런 단어들을 품고 싶고, 품고 있습니다.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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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꿈
2009.02.22 15:08:35 *.197.147.200
마음이 갈 곳을 잃어서 책을 한움큼 사왔습니다.
책 속에 해결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도.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기에 책을 붙잡고 있습니다.
사부님.
승완사부님.
저.
괜찮을꺼에요.

이 곳에서 알려주신 책 중에 못 본것도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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