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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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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8일 22시 42분 등록

회사에서 교육을 받고 있었다. 내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신 프로가 갑자기 귓속말로 나에게 속삭인다. “아니 이 프로님, 뒤에서 보니까 뒷머리가 훤하네요? 무슨 일 있어요?”





제길. 그렇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의 머리는 원형탈모가 진행 중이다. 3년 전부터 머리카락이 하나 둘 집을 나가더니 돌아올 줄을 몰랐다. 덜컥 겁이 났다. 창피함은 덤이었다. 책을 출간하고 강의를 한 후 내 책을 들고 싸인을 받으러 오는 독자를 위해 책에 싸인을 해주었다. 나중에 주최측에서 보내준 사진을 보면 다른 곳은 희미하게 보이고 내 정수리가 바닥을 훤히 드러내고 있는 내 머리만 클로즈업되어 보였다. 3년 전에도 SBS 스페셜에 우리 가족이 습관 가족이라고 해서 출연한 적이 있었다. 나의 습관 중 하나인 팔굽혀 펴기 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갔는데 이때도 나는 유독 나의 휑한 정수리가 눈에 거슬렸다.






바로 해결책을 알아 보았다. 지인을 통해 용하다는 한의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처방해준 탈모 샴푸와 알약을 잔뜩 받아가지고 왔다. 그렇게 1년 넘게 탈모치료제를 복용하고 나니 조금씩 머리카락이 솟아 나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감도 회복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가끔 우울해지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한 적이 종종 있었다. 머리카락이 수북한 상태로 일찍 죽는 것보단 민둥산이 되더라도 오래 사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렇게 탈모치료제 복용을 멈추고 나니 그 많던 머리카락은 다시 집을 나가 버렸다. 머리카락이 많은 사람은 이 비참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탈모의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유전적 요인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적 요인이다. 가족 내력으로 탈모 유전자를 보유하고 태어났다고 해도 반드시 탈모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확률이 높을 뿐이다. 2013 5월 미국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 중 1명이 탈모면 2명 모두 탈모일 확률은 고작 20%에 불과했다. 이 말은 탈모 유전자가 있더라도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탈모 진행 여부가 결정이 된다는 사실이다. 탈모 원인의 2번 째 요인이 바로 환경적 요인이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스트레스가 있다. 술과 담배, 자외선, 머리 염증 그리고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주범이다.






대한민국 탈모 인구는 약 천 만 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은 탈모로 고통 받고 있다. 탈모는 중년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학교 2학년도 탈모가 진행 중인 경우가 있다. 여성 탈모도 급증하고 있다. 또한 20대부터 30대의 탈모 인구도 꾸준히 증가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탈모 인구의 증가 원인을 불규칙한 생활습관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늦어진 취침 시간도 탈모의 중요 원인으로 꼽힌다. 모발을 자라게 하는 역할을 하는 모모세포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데 이때 잠을 자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재생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는 것이라고 전문가는 충고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도 탈모의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모낭은 인체에서 가장 활발히 대사활동을 하는 곳인데 단백질 섭취 등 영양 공급 상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나도 몇 해전에 85Kg이었다. 이대로 안되겠다 싶어서 16시간 공복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그리고 1달 만에 10kg 체중 감량에 성공했지만 머리카락도 10kg만큼 빠져 나간 듯한 공허한 경험을 했었다. 얼굴에 주름도 많아져서 늙어 보인다는 피드백을 받고 지금은 80kg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탈모를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그 원인을 제거하면 된다.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버리고 일찍 잠들고 고기 생선 야채 등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을 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탈모는 미리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나처럼 어느 정도 탈모가 진행된 경우라면 의사의 신중한 처방에 따라서 약물치료를 받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약물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약물치료의 역할은 현재 머리카락을 굵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쇠퇴기의 머리카락이 빠진 후 다시 자랄 때 쉽게 빠지지 않도록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 보통 3~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그래서 몇 달 복용해보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나처럼 약물치료에 대한 부작용으로 호흡곤란이나 우울증을 경험한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나는 탈모로 인해 거울이나 사진 속 나와 마주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고 콤플렉스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소프트뱅크 창립자인 손정의 회장에게 한 일본인이 머리카락의 후퇴가 심하다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했다





머리카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통쾌한 말이었다. 이 말을 듣고 나도 탈모를 인정하고 받아 들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탈모에 대한 빠르고 간편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찾기 시작하니 찾아지더라. 바로 헤어큐션이다. 머리가 빠진 부위에 헤어큐션으로 두드리면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단점은 머리가 간지러워 긁으면 검은색 염료가 손에 묻어난다. 그래서 두 번째 대안으로 부분 가발을 고려 중이다. 조만간 전문 업체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을 예정이다.






탈모 천 만명 시대, 탈모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미리 탈모를 예방하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나처럼 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머리카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가진 어떤 열등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열등감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절대 아니다.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탈모지만 괜찮다






IP *.37.9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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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9 21:31:59 *.217.179.197

탈모! 괜찮습니다!

저도 탈모인입니다. ㅎㅎ

우리의 영원한 사부 구본형선생님도 탈모인이셨습니다!

현대 정의선, 한화 김승연, 아마존 제프 베조스, 애플 스티브 잡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훌륭한 분들이 탈모인입니다. ㅎㅎ

머리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리 속에 든 내용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전 세계 탈모인들이여!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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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8 17:09:34 *.169.230.150

요즘,  가발 쓸만합니다. 거의 표가 안남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착탈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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