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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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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3일 08시 00분 등록


2012 1인 지식기업가로 전향한지 4년차에 첫 책을 내고, 5년차 접어들면서 1인 지식기업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 드린 1인회사 연구소를 런칭한 것이 가장 큰 일이었습니다. 더불어 서울산업진흥원 창업닥터로도 활동하였습니다.


스승님은 살아생전 1인 기업가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고용하는 자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스스로 고용한 자들이라고 하면 사실 그 경계는 창업이나 프리랜서, 자영업 포함 광범위합니다. 스승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신 건, 창업이나 프리랜서의 구분이 아닌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것으로 밥을 해결하는 자라고 하는 그 중심 철학에 뜻을 두셨습니다. 저의 경우, 스승님의 기본 철학에 뿌리를 두고, 첫 책 출간 후 시작한 외부 활동을 통하여 스승님의 사상을 현실에 접목하며 조금 더 구체화하였습니다.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창업 닥터로 활동한 것이 그 구체화 작업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가 첫 책을 출간했던 그 즈음, 한국 사회는 창업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더 심각해지는 청년실업과 중년층 명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창업 센터를 운영하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SBA 서울산업진흥원에서는 창업 닥터를 모집하였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저 역시 제가 추구하는 1인 지식기업가의 길과 창업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해 선발하는 창업닥터에 지원하였습니다.


선발된 창업닥터들은 다양한 분야 출신들인 만큼 일정기간 창업닥터로서 공통화 하는 교육을 이수합니다. 교육은 다 함께 대강당에 모여 듣는 강의와 소그룹으로 나뉘어 저희가 먼저 모의 창업을 하는 워크숍으로 진행됩니다. 교육과정을 무탈히? 이수하면 그 때부터 창업닥터로서 수료증을 받습니다 (한국 정부기간은 교육관리에 참으로 철저합니다. 개인별, 팀별 점수는 물론이고 심지어 출석률까지 체크하니까요). 그런 뒤 각자 전문분야에 따라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창업 닥터로 연결시켜 주기도 하고, 저희들 약력을 보고 청년 창업가들이 창업 멘토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교육기간 포함 2~3년 정도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그 시작부터 오래가지 못할 걸 예감했던 것 같습니다. 합격 후 교육 첫날 교육을 받으러 가던 날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모처럼 옷장 깊숙이 모셔두었던 정장을 꺼내 입고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대강당에 들어서는 순간이었습니다.


숨 막혀돌아갈까….’


그랬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는 대강당은 양쪽 창문 전부를 두꺼운 검은 커튼으로 꽁꽁 가려 놓았습니다. 창 밖은 예쁜 꽃들이 흐드러지는 계절이었는데 말이죠. 거기다 뒷모습만 봐서는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거의 비슷한 진곤색 양복을 입은 중장년 남성들이 근엄한 분위기로 앉아있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여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예전에 컨설턴트로 일할 때 진행했던 정부기관 프로젝트가 떠오르며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무거워집니다.


이윽고 대강당에서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전문 분야에 따라 그룹을 나눠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입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기업들의 이름이 다 등장합니다. 창업 닥터들인데 개인 창업 경험자나 컨설턴트 출신들이 아닌 대기업 임직원 출신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기업 위주로 성장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순간이었습니다. 운 좋게 저희 그룹 지도 교수가 창업닥터 프로그램 전체를 기획한 경험이 풍부한 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작 말씀부터 돌직구를 날립니다.


여러분처럼 전문가들 모시고 왜 교육하는지 아세요? 목에서 힘빼시라고 하는 겁니다.

제발 청년 창업가들 만나면 야단 좀 치지 마세요. 여러분은 더 이상 대기업 임직원이 아닙니다.

그리고 창업 닥터가 되었다고 일감이 저절로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처음 몇 번은 연결해드리겠지만 이후부턴 여러분들이 직접 발로 뛰어야 합니다.”

순간 방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그 곳에 모인 남성분들은 제가 지난 몇 년간 방향 전환을 위해 고민하고 부딪혔던 그 출발점에 선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저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창업 닥터로 활동하는 것보다 그 곳에 모인 분들을 보면서 그 동안 1인 기업가에 대해 공부한 것을 적용하며 구체화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대다수 남성분들은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과정을 밝는 중이었습니다. , 박사 학위던 자격증이던 뭔가 하나라도 더 따놓아야 된다는 공통된 생각들입니다. 심지어 이런저런 자격증 기수를 따져 형님, 아우 하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러나 창업 닥터라는 타이틀은 물론이고 기타 자격증들도 그 자체로는 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남성분들은 뭔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과 소속감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분들은 극소수였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시장은 점점 더 레드오션이 될 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전 창업 닥터로 활동하며 1인 기업가로 활동하는 교수진들, 창업 닥터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선배들, 아직 길을 잡지 못한 동료들 그리고 제가 담당했던 청년 창업가 등 수많은 분들을 만나며 그 동안 공부하고 저 혼자 경험한 1인 기업가의 로드맵을 한층 더 구체화하였습니다. 다음은 창업 닥터로 활동하며 만난 분들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한 사실들입니다:


첫째. 1인 기업가는 콘텐츠 생산자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대기업 임직원 출신들치고 레드오션에 뛰어들지 말고, 각자 고유한 불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작게는 수십억에서 크게는 수백억까지 연 매출을 올리며 한국 경제를 선진화시킨 주역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일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캄캄합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대학원에서 석, 박사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 취득에 집중합니다. 남들이 하니까 그거라도 해야 소속감이 생기고 그래야 불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석, 박사 공부나 자격증 취득은 그 자체로 밥이 되지는 않습니다. 시장은 구체적인 콘텐츠에만 돈을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나만의 콘텐츠가 확실할 때, 그 가치를 더하기 위한 석, 박사 공부나 자격증은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1인 기업가의 길에선 학위나 자격증 자체가 밥이 되고, 목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더는 주객이 전도된 공부는 하면 안되겠습니다.


1인 기업가의 길을 가기 위해선 막연한 스펙쌓기가 아닌 명확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식전환. 현장에 뛰어들어 확인한 첫 번째 사실입니다.


둘째. 1인 기업가들은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창직을 해야 한다

제가 창업 닥터를 지원할 때만해도 1인 기업가는 여전히 일반화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는 프리랜서, 자영업 혹은 창업이 청년 실업이나 중년 퇴사자들의 대안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저 역시 창업 닥터로 활동하는 것이 제가 가고자 하는 1인 기업가의 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예비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창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을 하려는 대다수 분들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기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려 합니다. 물론 그 분들 입장에선 검증된 아이템 혹은 안정된 수익모델이라는 외면하기 어려운 이유이지만, 제가 생각할 땐 그래서는 결국 경쟁이 심화되고 끝끝내는 제살 깍기라는 가격 경쟁에 돌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렇게 시작한 창업이 몇 개나 성공할 수 있으며, 성공해도 몇 년이나 버틸지 참으로 의문스러웠습니다.


그 때 떠오른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였습니다. 잡스는 제조업 경영을 예술의 경지와 접목시킨듯한 아이템으로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작은 바로 자신만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어마어마한 부가가치가 더해지며 흔히 말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에 있는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콘텐츠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창조성이었습니다. 창직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떠올리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일을 도모할 때 프리랜서, 자영업, 창업 중 어느 길을 갈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콘텐츠로 나만의 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창직을 구상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런 후, 거기에 부가가치가 더해지면 프리랜서라면 개인 브랜딩 파워가 강력해지고, 비즈니스 모델화하면 창업이 됩니다. 어느 쪽이던 시작은 1인 기업가로서의 창직입니다.


결국 프리랜서나 창업은 콘텐츠를 담아내는 그릇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직이라는 사실

창업 닥터가 되어 현장에서 확인한 두 번째 사실이었습니다.


셋째. 1인 기업가는 시장성 있는 필살기여야 셀프 고용이 가능하다

제가 창업 닥터로 활동하며 확인한 3번째 중요한 것은 필살기는 1인 기업가의 세계에 데뷔하기 위한 본선 티켓일 뿐, 그 자체가 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창업 닥터가 된 남성분들 대개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10년 이상 쌓으며 필살기 하나쯤은 갖추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분들이 지니고 있는 전문성이 1인 기업가의 길에선 그 자체로 밥이 되는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분들이 1인 기업가로 살아가기 위해선 필살기를 시장에 맞게 응용하거나 다른 아이템을 융합하여 시장성을 높여야 합니다. <회사내 필살기= 시장에서 필살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얼핏 필살기만 갖추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은 1인 기업가의 시장.

과연 나의 필살기는 시장성을 갖추고 있는지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사실

창업 닥터로 활동하며 확인한 3번째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창업닥터로 활동하면서 저 혼자만의 1인 기업가 세상이 아닌 보다 큰 세상으로 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새로 확장되는 것들도 있고, 절대 간과해선 안 되는 것들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 모든 사실들을 범용화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1인회사 연구소 과정을 마친 연구원들이 아직 단독집필로 홀로서기를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전 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풀기 위해 1인기업가로의 로드맵 범용화라는 주제를 갖고 연구원들과 공저를 진행하였습니다.그럼 다음 주 금욜에는 첫 책 이후, 1인회사 연구원들과 진행하는 공저 이야기와 함께 찾아 뵙겠습니다.


그럼 편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한 주도 아자 홧팅압니다! ^^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blog.daum.net/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http://cafe.daum.net/CoreMarket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아빠 구본형과 함께』 구해언 저

변화경영연구소 10기 구해언(어니언) 연구원이 첫 책 <아빠 구본형과 함께: 일상에서 빛나는 나다움 발견하기>를 출간하였습니다. 아빠를 참 많이 닮은 딸이 추억과 그리움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담아 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변화경영 사상가셨던 구본형 선생님의 아빠로서의 모습도 느낄 수 있는 <아빠 구본형과 함께>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41014


  1. [변경연 팟캐스트]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차칸양(양재우) 작가

이번 팟캐스트는 경제 경영 재테크 전문가로 뛰어난 식견을 자랑하는 차칸양(양재우) 작가편으로 월급만으로도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을 누릴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을 알려줍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재정적 해법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돈에 대한 철학을 다시 세워야 하는 분들도 꼭 들어 볼만한 내용이 펼쳐진다고 하니 방송을 통해 꼭 확인해보시고 널리 공유 바랍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


  1. [안내] [생산적 책쓰기] - 홍순성 소장

누구나 품고 있을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책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한 소식입니다. ‘1인 지식기업가 포럼, 협동조합등 도전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나는 1인 기업가다의 저자인 홍순성 소장의 <생산적 책쓰기>로 책의 주제 선정과 목차 구성을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책쓰기 주제는 있으나 정리가 되지 않은 분 혹은 자신에게 적합한 주제를 찾아 준비하고 싶으신 분들의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4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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