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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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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5일 07시 46분 등록

강상중을 읽고- 생각이 만드는 나


서울에 머무는 동안은 부모님의 지인들을 만나고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국말을 못하는 저인지라 처음에는 언어 장벽도 있었지만 점차 그러한 장애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피를 나눈 친척들에게서 느껴지는 인정에 마음이 부드럽게 녹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강 상중 교수가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풀어놓는 자신의 이야기 중 일부입니다. 강 교수는 재일교포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명문 대학인 와세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그 때까지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 이름까지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늘 주변인으로 취급 받으며 정체성 문제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국 방문을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일본으로 귀국하기 전날 서울 중심가의 한 빌딩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의 서울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그 곳의 창 밖으로 때마침 저물어가는 해가 보였습니다. 구마모토에 살던 제가 도쿄에 와서 처음으로 석양이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가정 교사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도요코선 전철을 타고 덴엔초후역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지는 해가 너무도 아름다워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았습니다. 그 때 보았던 석양과 서울의 빌딩에서 바라본 석양은 완전히 같았습니다


붉고 커다란 해가 지평선 아래로 기울어지며 번화가 빌딩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비스듬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그렇구나. 어차피 인간은 모두 이렇게 살아가는 거구나. 일본인지 한국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모두 같은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도대체 왜 이런 일로 고민했던 걸까싶었습니다. 자신이 자이니치 (재일 한국인)라는 것에 너무도 신경을 써왔던 제가 바보처럼 여겨지면서 갑자기 맥이 탁 풀려버렸습니다. 맥이 풀리긴 했지만 실망감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제 안은 안도감 혹은 요행에 가까운 감각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리스 말에 메타노이아, ‘회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전 인생을 살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 터닝 포인트를 이루는 순간을 뜻합니다. 오랜 기간 재일 한국인이라는 사회적 장벽에 걸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자신 안에 갇혀 있던 강 상중 교수는 처음으로 모국인 한국을 방문하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날 도심 어느 곳에서 인생의 중요한 메타노이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가 그 때까지 사용하던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 상중이라는 한국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를 가두었던 오랜 알을 깨고 비상하는 순간인거죠.


그렇다고 강 상중 교수의 삶이 그 때부터 짠~하고 술술 풀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어 (본인의 말을 빌자면 학문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시간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하고 독일로 유학을 가기도 합니다. 어딘지 최근의 우리들과 비슷한 모습이란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독일 유학까지 마치고 다시 일본에 돌아가 겨우 대학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얻은 것이 그의 나이 37살때였다고 하니 참으로 오랜 기간 돌고 돌며 살아온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도 이 때 정교수가 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강 교수는 한국에서 돌아간 이후에는 그저 고민을 위한 고민은 중단하였다고 합니다. 그 대신 자신 앞에 주어진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대신 아직 기회가 오지 않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인문고전 독서를 하며 스스로 인생의 답을 찾고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에 의하면 인문고전 독서야말로 시대를 읽고 공간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길러주는 가장 훌륭한 스승으로서 그 어떤 사회적 환경에도 한 개인이 휩쓸려가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라 합니다 


그리하여 결국 그만의 탄탄한 독서에 뿌리를 두고 스스로의 생각을 하나씩, 둘씩 쌓아 올리며 자신의 때를 기다리던 중, 마침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이 돌파구를 찾아 헤매던 바로 그 시기 <고민하는 힘>을 발표하며 일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지식인으로 부상합니다. 이유인즉 일본 주류 사회가 장기 불황의 덫에 빠져 일본내 한국인 아웃사이더 지식인이 어떻게 자기 혁신을 이루며 살아왔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였으니 인생은 참 돌고 도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젊은 날, 사회가 정해준 모범 답안 같은 인생에서 멀리 돌아가는 삶을 살아 결국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강 상중 교수의 책을 읽으며 저는 생각지도 같은 답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어떻게 해야 나만의 세상을 구축하는 주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배웠습니다. 더불어 지금까지는 책을 읽어도 늘 왜 why라는 질문과 그에 따라 어떻게 해결하지 how to가 아닌 늘 타인에게 답을 묻는 왓 투 두 what to do 방식으로 살아왔음 또한 깨달았습니다. 드디어 지난 세월, 제 독서 혹은 공부법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이젠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들어 바라본 현실은 여전히 강풍이 부는 거친 바다와도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길을 현실에서 먼저 걸었던 혹은 개척한 샘플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그 때의 저는 딱 그 정도였습니다 


구정도 지나고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새로운 해가 시작된 주였습니다. 한 주, 잘들 지내셨는지요..? 여전히 날씨가 쌀쌀하지만 와중에 어쩐지 봄이 멀지 않은 것 같은 그런 날들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을과 겨울을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사실 요즘의 하루하루가 너무 아까운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계절을 좋아하시는지도 문득 궁금하네요. 아무쪼록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날들, 저와 함께 애정하시죠^^ 그럼 편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주 금욜 다시 뵙겠습니다 


수희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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