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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9일 22시 09분 등록



마음편지 독자님 안녕하세요.

지난주에는 죄송하게도 한 주 쉬었습니다. 사실은 그 전 주에 5일간 대만에 갔다 왔는데, 귀국길에 약간의 몸살 기운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설을 지낸 후 바로 여행을 하며 피로가 쌓여서 그랬던 것 같은데요. 때가 때인지라 심하지 않은 감기 증상임에도 주사 맞고 악을 먹으며, 며칠간 셀프 격리를 했습니다. 약보다 중요한 건 잘 먹고 잘 쉬는 거라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잘 듣느라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만 자다 보니 마음 편지도 본의 아니게 쉬었습니다. 덕분에 잘 쉬었고 건강을 회복했으니 다행이지요. ^^

한편 지난주에는 제 생일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집에서 격리 중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생일도 잊을 정도로 바쁘게 지낸다고 하는데요. 이런 저런 쇼핑몰에서 보내는 생일기념 할인 쿠폰 메시지가 계속 울려 대서 잊을 수도 없더군요. 그뿐 아닙니다. 미역국도 못 먹고 있을 딸을 걱정하는 엄마의 문자와 혼자 생일을 보내는 친구를 위로하는 축하 메시지 등을 받으며 나름 잊지 못할 생일을 보냈습니다.


마흔번이 넘게 생일을 보내다 보니 기억에 남는 생일이 몇 번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은 엄마가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주셨던 열 살 때 쯤의 생일입니다. 제가 어린이였던 1980년대에 케이크는 생일에나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일에는 내 몫이 너무 작아 맛만 볼 정도의 귀한 음식이었지요. 그러기에 주인공인 내가 맘껏 먹을 수 있는 나의 생일이 너무도 기다려지곤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 생일은 겨울방학 때라 학교 친구를 초대하는 파티는 한 번도 못 했는데요. 어느 해 겨울 엄마는 파티를 열어 주겠다며 동네 아이들을 모두 초대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쁜 옷을 입고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날.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는 행복한 날. 무엇보다도 예쁜 꽃이 올라간 달콤한 케이크를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기대로 한껏 부풀었는데요.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아 깨졌습니다. 엄마는 딸의 첫 생일파티에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면서 케이크도 직접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과점에서 파는 알록달록한 예쁜 케이크를 기대했는데 나의 첫 생일 케이크는 투박하고 삐뚤빼뚤한 축하문구가 쓰여진 엄마표 케이크였던 겁니다. 그게 어찌나 부끄러웠던지요. 생일파티 하다 말고 삐친 저를 동네 언니들이 달래 주던 장면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지금은 다른 의미로 매우 부끄럽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입니다.

Birthday cake_HY.jpg


그 때 한 번의 생일 파티 이후로 엄마는 케이크를 만들지 않으셨습니다하지만 엄마의 베이킹 취미는 저에게 이어졌고, 몇 년 전부터 가족과 친구들의 생일을 위해 케이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케이크를 만들다 보면 삼십여 년 전에 딸의 생일파티를 위해 케이크를 만들던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두 시간 정도는 오롯이 받을 사람만 생각하게 되거든요. 제과점에서 파는 것 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그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행복한 생일의 추억을 만들어 준다면 좋겠습니다.

 

어느새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를 보낸 지 어느새 1년이 되었습니다.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는 오늘 마지막 편지를 띄우고, 다음주부터는 새로운 내용으로 마음을 나누는 편지보내겠습니다. 그동안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를 사랑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맛있는 한 주 보내세요~^^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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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hgoo.com/2011/858715




IP *.180.157.29

프로필 이미지
2020.02.13 08:27:35 *.242.130.96

벌써 일년이었군요^^


일년동안 잘 보았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글 기다리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0.02.16 17:03:48 *.180.157.29

벌써 일년 이네요. ^^

부족한 글인데도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보다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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