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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5일 08시 48분 등록
네번째 이야기


시(詩)같은 삶

 

'봄은 언제 오는가'했는데 벌써 우리곁에 왔습니다.  

우리는 벌써 지난 겨울을 잊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났더니 땀이 납니다. 

우리 집은 시골이라 일주일에 한 번, 매주 목요일날 쓰레기차가 옵니다. 

지난 주에 비가 와서 한주 쉬었더니 정리해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것도 하루 쉬면 회복한는데 사흘이 걸린다고 합니다. 

사흘이 아니라 영영 펜을 놓을 수도 있습니다.   

허리가 좋지 않아 4년째 타던 스케이트를 한달 정도 쉬었습니다. 

어제는 큰 마음 먹고 빙상장에 갔는데 그새 몸이 많이 둔해진걸 느꼈습니다.  

악의 고리를 끊은 기념으로 집에 와서 맥주를 한잔 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의 그림 전시회에 갔습니다.

강과 산만 그리는 친구입니다.

친구는 오랫 동안 강을 그리더니 강을 닮았습니다.

오래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가면 그리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전시회장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 싯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폰으로 찍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바닥에도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글을 적어봅니다.

짧은 글이 시의 일부일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인 것도 있습니다.

오늘 전국적으로 봄비가 온다는데 시 몇 수 감상하고

오늘도 시같이 사세요.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 게

덜 외롭다.

 

-일요일의 노래, 황인숙

 

 

 

나는 꽃이기를 바랐다

그대가 조용히 걸어와

그대 손으로 나를 붙잡아

그대의 것으로 만들기를

 

 -연가, 헤르만 헤세

 

 

 

눈 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었어

가시투성이 삶이 온 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라고

 

-김승희, 장미와 가시

 

 

 

나는 그 애만 보면

무조건 놀린다

아니면

무조건 때린다

그러면 그 애도 나를 때린다

그 때는 아프지가 않다

 

-장곡초 5학년 홍승기, 안 아프다

 

 

 

행복한 일이 있을 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일이

행복이 되었으면

 

-최대호, 만나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내 가슴 속에 이미 피어있기 때문이다

 

-한상경, 나의 꽃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당신이 무척 좋았습니다

 

-조병화,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엄마는 아빠를 사랑해?"

내가 물었다

내가 뺨을 대고 있는 엄마의 등이 잠시 굳어졌다

"사랑은 하지, 그런데 좋아하지는 않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뒤에는 꿈이 없다

 

-테라야마 슈지

 

 

 

내 마음에 드는 여자들은 모두

너의 표절이다

 

-작자 미상

 

 

 

꽃을 가까이 하면 향기가 배고

시를 가까이 하면 시같은 인생이 됩니다.

오늘도 향기로운 삶이 되길 바랍니다.

 


 

 

김달국 (dalkug@naver.com) 드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출간소식> 『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할까? 』 진성희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8기 진성희 연구원의 신간 <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할까?>가 출간되었습니다. KBS 아나운서로 시작해 대한민국 직장인의 ‘말선생’이 되어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회사내 업무 현장에서 겪는 ‘말하기’에 대한 고민의 근원은 바로 ‘마음가짐’에 있었다고 합니다. 두려움에 입도 떼지 못하던 사람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각 상황별 다양한 실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떨림없이 마음껏 말할 수 있기를 바라시는 분들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2. [변경연 팟캐스트] <숲에게 길을 묻다> – 김용규 작가
2018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오픈된 팟캐스트가 이제 세번째 방송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숲에게 길을 묻다>의 김용규 숲철학자를 초대하여 숲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나답게 살고자 떠난 숲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있었던, ‘냉이는 수선화가 되려 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방송에서 확인해보시고 많은 공유 바랍니다.

3. [알림] <카모메 그림책방> 오픈!
변화경영연구소 7기 양경수연구원이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카모메 그림책방>이라는 작은 서점을 오픈했습니다. 서점 주인장은 그의 아내이자, <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의 저자인 정해심 작가라 하네요. 이 서점에서는 ‘어른(+아이)를 위한 그림책’과 ‘타로’를 통한 그림책 추천까지 해준다 하니 그림책을 좋아하거나 마음의 힐링이 필요할 때 꼭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IP *.103.21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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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11:05:36 *.38.21.122
봄비 속에서 시를 읽으니 정선 옥수수 조청처럼 달달하네요^^
봄비는 그 이름만으로도 시가 되고 음악이 되는것 같아요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았는데도 울림이 느껴지는건 아마도 봄비탓이겠죠?
비 그치기전에 몇번 더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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