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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7년 7월 21일 00시 00분 등록

"엄마, 나 존재감이 없는 것 같아. 애들이 나한테 관심이 없어. 쉬는 시간에 나한테 말거는 애가 없어. 내가 말을 걸어도 '응, 알았어'하고 가버려.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엄마, 어떻게하면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


초등학교 5학년인 나영이는 요즘 친구 문제로 고민이 많습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 입에서 '존재감'이란 단어가 나와 깜짝 놀랐죠. 그리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우리 애가 말로만 듣던 왕따를 당하고 있는건 아닌가? 내가 반 엄마들과 어울리지 않아서 이런걸까?' 날카로운 송곳이 심장을 꿰뚫는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었던 내 모습이 후회스럽습니다. 나영이는 중학교 3학년인 언니와 정반대 성격입니다. 언니는 저를 닮아서(?) 똑부러지는 성격이지요. 친구 관계에서도 '네가 나 싫다면 나도 너 싫어'같은 입장이랄까요? 그래도 주변에 친구가 많습니다. (언젠가는 친구 10명을 집에 데려온 적이 있었죠.) 나영이는 다릅니다. 나영이는 친구 사귀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자신을 좋아하면 좋겠는데 친구들이 자기에게 관심이 없어 너무 슬픕니다.  


김정은 연구원이 지은 <엄마의 글쓰기>를 읽다보니 수민이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취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끼리끼리 모이는 분위기에서 화장에도 운동이나 게임에도 관심이 없는 수민이는 친구사귀기가 어렵운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에게 "친구 사귀기 힘들면 그냥 혼자 지내는 것도 괜찮아"라고 말하고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관계 맺음은 피곤한 일이라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 무책임한 엄마가 된것 같아서요. 그리고는 수민이에게 편지를 씁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왕따를 당한 경험과 이야기하며 친구 사귀기 어려움을 엄마도 이해한다고 말하죠.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친구로만 채워지는 공간이 있대. 네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네가 얼마나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을거야. 영화 <우리들>의 다섯 살 윤이 말대로, 상처를 주고받고 또 주고받고 그럼 언제 놀아? 상처를 되받아치지 않고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 "꼭 그렇게까지 해야해?"라는 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구나. 그럼, 그냥 놀고 싶으니까. 파이팅!"


저도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 "나영아, 친구를 사귀려면 너도 노력해야해. 친구가 너에게 말걸어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나영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 너의 진가를 알아보는 친구가 나타날거야." 그리고 나영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마침 얼마 후 나영이 생일이 있어 반 친구들을 생일 파티에 초대했습니다. 나영이를 포함한 6명의 꼬마아가씨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청소년 노래방에 데려가고 맛있는 부페도 먹였습니다. 그리고 한껏 기대를 했죠. 나영이는 이제 친구를 만들었을까요? 불행히도 아직 아닙니다. 아직도 나영이는 반에서 홀로 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어땠어?'라고 물으면 '그냥 그랬어'라고 답합니다.


나영이는 저에게 아픈 손가락입니다. 아이는 항상 느리고 어리버리합니다. 유치원 재롱잔치합창에서는 가사도 외우지 못하고 입만 뻥끗뻥끗. 남들은 저절로 깨우친다는 한글을 떼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돌봄교실에서도 친구를 사귀지 못해 고생한 적이 있었죠. 3학년 때는 학교에서 한 성격검사 결과에 기함한 적도 있었습니다. 학교 공부도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영이를 키우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신이 자만하지 말라고 나에게 나영이를 보내셨구나. 마음에 욕심과 자만심을 가득채우지 말라는 신의 뜻이구나."


저는 항상 나영이에게 "엄마는 누구편?" 이렇게 묻습니다. 그럼 나영이가 "엄마는 내편!" 이렇게 답하죠. 이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나영이니 어떤 일든 씩씩하게, 누가 뭐라해도 꿋꿋하게 하라구요. 저는 나영이를 믿습니다. 아직 어리고 미숙한 점이 많지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엄마로써 기다려줘야죠. 그리고 도와줘야죠.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합니다.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나영이는 제 딸이니까요.


당신은 어떤가요?

누군가에게 "나는 당신편"이라고 말해주고 있나요?

당신에게 "나는 언제나 네 편"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나요?

오늘은 그런 사람을 만들어보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보는건 어떨까요? 

    

  

[알림1] 이범용 꿈벗의 첫번째 책 <습관홈트>가 출간되었습니다. 작은 습관의 실천을 통해 삶을 바꾸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26906

 

[알림2] 김정은 연구원의 두번째 책 <엄마의 글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한땀한땀 엄마의 마음으로 손바느질해 엮은 책이니 많이 축하해주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http://www.bhgoo.com/2011/826270#12

 

[알림3] 로이스(이한숙) 연구원이 운영하는 아티스트웨이에서 커플 코칭으로 유명한 황현호 코치님과 <베트남 다낭 힐링투어>를 기획했습니다. 여행 기간은 8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이며 전용해변을 가진 리조트에서 진행됩니다. 아름다운 유적도시 호이안,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인 후에와 미선, 아찔한 하이반 고갯길과 천상의 도시 바나힐, 미슐랭이 부럽지 않은 맛집을 방문하고 스톤 맛사지와 힐링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분은 특별한 혜택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연락주세요. 010-9876-6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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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1 18:50:58 *.33.153.218

나영이를 향한 애잔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에 저의 유년시절은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많이 아파했고 방황도 했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치유되지 못한 영혼의 상흔들이 문득문득 저를 찾아오지만 이젠 조금씩 난 좀 특별한 경험을 한거야 하고 스스로를 위로할정도로 여유가 생긴것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지금 이렇게 저의 인생을 자존감을 갖고 삶에 대한 철학을 갖게된것은 어머니의 부재를 할머니께서 대신 사랑으로 그리고 믿음으로 채워주셨기때문이란는걸 철이들어서 알게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건 한개인이 삶을 살아가며 수없이 겪게될 고비와 역경을 이길수있는 힘이라는걸 저는 믿습니다.

나영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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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3 22:05:17 *.35.229.12

김산님도 그러셨군요.

언제나 기댈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다면 성공한 인생입니다.

그리고 누구에겐가 기댈 수 있는 한 사람이라면 의미있는 인생이죠.

나영이도 저도 그 힘으로 고비를 이겨낼거라 믿습니다.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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