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차칸양
  • 조회 수 96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7년 7월 25일 07시 10분 등록


신림동으로 이사와서도 보유자산은 쉽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제 연봉의 반 가까이를 저축하며 살았지만, 직급도 낮고 연봉 또한 많지 않다보니 모이는 절대 액수는 작을 수 밖에 없었죠. 가끔 1년에 얼마씩 모아야 보다 괜찮은 환경으로 이사갈 수 있을지 그리고 꿈에 그리는 집을 살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려 보곤 했지만 수치상으로는 요원해 보이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보유하고 있던 적금의 만기가 도래했습니다. 이 자금은 약 8개월 후 이사할 집의 전세금으로 보탤 예정이었죠. 기간이 짧아 1년 정기예금으로 넣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바로 옆 부서였던 자금팀의 대리님을 찾아갔습니다. 조언을 구하자 그 대리님이 그러시더군요. “그냥 펀드에 넣어 놔.” 응? 펀드? 펀드가 뭐지? 당시엔 정기예금, 적금과 같은 저축 밖에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 펀드투자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던 상태였죠. 물어보니 그냥 그 정도의 기간으로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라고만 설명해 주시더군요.

회사 바로 옆 건물에 지금은 KB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현대증권사가 있었습니다. 시간을 내 그 곳을 방문했죠. 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웬지 그런 분위기에 주눅드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상담직원이 뭐라 뭐라 설명해 주기에 고개를 끄덕여가며 듣긴 했지만, 솔직히 잘 못 알아듣겠더군요. 질문을 해야 하는데 뭘 대충이라도 알아야 하지요... 어찌어찌하다보니 도장찍고 펀드 통장을 받았습니다. 신기했고 웬지 뿌듯도 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 후 펀드를 해지했습니다. 총 금액을 보니 원금에 무려 8%의 이자가 붙어 있더군요. 헛, 이런 횡재가? 연으로 따진다면 12%의 수익률이었습니다. 당시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5% 정도였을 겁니다. 무려 2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거죠. 펀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졌습니다. 모르고 했는데도 이 정도의 수익률이라면, 제대로 공부한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순서가 뒤바뀌긴 했죠. 선 ‘묻지마 투자’ 후 공부를 시작한 거니까요. 어쨌든 첫 펀드의 좋은 기억이 저를 투자의 세계로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펀드에 대해 독학으로 공부한 후, 본격적으로 두 번째 펀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하고나니 증권사 직원의 이야기가 조금 들리더군요.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투자를 통해 금방 돈을 불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최소 10% 이상의 수익을 생각하며 투자했던 펀드가 1년이 되자 그만 마이너스가 되버린 겁니다. 아찔하다 못해 미칠 것 같았죠. 상담했던 증권사 직원을 찾아가자 주식시장이 안 좋기 때문에 그런 거라며 기다려 보랍니다. 기다리고 있으면 원금 회복은 물론 수익까지 날 수 있냐고 묻자 아마 그럴 것이라며 약간 얼버무리더군요. 웬지 미더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자신감 있어 보였는데 말이죠...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 다른 방법도 없었습니다. 괜히 펀드 투자를 해서 이렇게 피같은 돈을 손해보는구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도 들었죠.

그렇게 다시 1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저는 2년 만에 펀드를 해지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종 수익률은 20%(!)였습니다. 투자기간이 2년이니 연 10%의 수익을 낸 것이죠. 감격스러웠습니다. 펀드투자는 기다리는 게 답이 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부터 제 모든 자산의 운영은 저축이 아닌, 펀드 투자로 변경되었습니다. 때마침 적립식 펀드가 출시되며 대부분을 적립식 펀드로 투자했죠. 약 10% 정도의 수익이 나면 다시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식으로 소위, 은행의 적금으로 하는 풍차 돌리기를 저는 적립식 펀드로 했던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자산이 그 전과는 달리 조금씩 그리고 더 빠르게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자산의 펀드 투자와 수익 그리고 연봉의 반 가까운 금액이 계속 펀드로 들어가다보니 자산의 증식이 빨라지기 시작했던 겁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저 자신도 모르게 복리식 투자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투자는 복리 투자라고 합니다. 투자를 통해 이자를 얻고, 그 이자까지 다시 투자하는 것이 바로 복리 투자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은행에서도 복리 상품이 인기가 많은 편이고요. 하지만 잘 아시겠지만, 은행의 복리 상품은 그 수도 적지만, 복리를 주는 만큼 기존 상품보다 수익률을 의도적으로 낮춰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리가 맞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복리로 인한 효과를 은행에서 일정부분 가져간다고 볼 수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은행의 복리 상품으로는 온전한 복리 효과를 누리기 힘들다 볼 수 있습니다.

은행 상품이 아니라면 어떻게 복리 투자를 해야 할까요? 아주 쉽습니다. 그냥 스스로 알아서 복리 투자를 하면 됩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투자를 하는 동안 원금이나 이자를 찾지 않고 원리금 자체를 계속해서 투자로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표를 하나 보여 드리죠.

us20cnazz.jpg

위의 표는 제가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에서 소개해 드린 시스템적 투자, 즉 복리식 투자 방법의 예입니다. 적립식 펀드를 활용한 복리식 투자라 보시면 되는데요. 매월 3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연 불입액은 360만 원이 되죠. 5% 수익을 가정하면 수익금액은 18만원이 됩니다. 최종적으로 원금+수익액은 378만 원이 되고요. 2년차에는 연 불입액으로 기존 360만 원에 1년차 원금+수익액 378만 원이 더해져 738만 원이 투자됩니다. 그러면 수익액은 37만 원이 되죠. 이해되시죠? 

이런 식으로 10년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4,754만 원이 됩니다. 꽤 짭짤하죠? 만약 30만 원짜리 펀드 2개를 운영했다면, 약 9,500만 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을 겁니다. 복리식 투자가 아닌 단리식으로 투자했을 경우, 10년 후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얼마였을까요? 계산해보면 최종 금액은 3,780만 원으로, 복리식 투자에 비해 974만 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1,000만 원 가까운 금액을 손해보게 되는 거죠. 이처럼 복리식 투자의 위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표를 들어 다소 어렵게 설명했지만 기본 방법은 쉽습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계속 수익금을 찾지 말고 투자에 투자를 거듭하는 겁니다. 거기에 급여의 일정부분을 계속 투자로 전환시키는 거고요. 그렇게 하면 2가지의 큰 효과를 얻게 됩니다. 첫째는 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수익금이 커지는 효과가 발생하며, 둘째로는 그 커진 수익금이 다시 투자로 전환됨으로써 온전한 복리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에 한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시간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투자하게 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산은 더 빨리 증식하게 된다는 겁니다. 아시겠죠?^^



차칸양(bang_1999@naver.com) 올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출간소식] 『습관 홈트』(이범용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꿈벗 16기 이범용님이 새 책 『습관 홈트』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카톡으로 시작하는 보통사람들의 습관 트레이닝’이라는 부제처럼, 카톡을 통해 실패하지 않는 습관 실천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항상 작심삼일로 인해 고민하는 분들과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2.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 ‘내면아이 60일과정’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 <1인회사 연구소> &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의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 내면아이 60일과정’에 참여할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사회가 요구하는데로의 삶을 사느라 한번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던 진짜 내 이야기, ‘내면아이’를 만나 진정한 터닝 포인트를 시작하고픈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3. [출간소식] 『엄마의 글쓰기』(김정은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10기 김정은 연구원이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에 이은 두 번째 책 『엄마의 글쓰기』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엄마와 아이가 일상 속에서 서로 간에 전하는 작은 손편지들을 통해 가정의 화목과 함께 성장을 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글쓰기를 통해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엄마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IP *.122.139.25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76 [수요편지 10- 피카소의 현실참여] [4] 수희향 2017.07.26 975
» 가난한 결혼, 그리고 돈을 모은다는 것(4편) 차칸양 2017.07.25 969
2774 백열한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아픈 손가락 [2] 재키제동 2017.07.21 892
2773 아니, 그냥 구경만 하려구요 [2] 이철민 2017.07.20 1125
2772 [일상에 스민 문학] 막말의 정치학 - 김애란 <침묵의 미래> file [2] 정재엽 2017.07.19 1471
2771 가난한 결혼, 그리고 돈을 모은다는 것(3편) 차칸양(양재우) 2017.07.18 1027
2770 그림으로 말해요 – 두 번째 이야기 제산 2017.07.17 1026
2769 꽃이 진다고해서 봄이 지나 書元 2017.07.15 947
2768 백열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2기 나비들에게 [2] 재키제동 2017.07.14 798
2767 방문 동기를 높여라 이철민 2017.07.13 1053
2766 [수요편지 9-,미켈란젤로의 노력] [2] 수희향 2017.07.12 1188
2765 가난한 결혼, 그리고 돈을 모은다는 것(2편) [1] 차칸양(양재우) 2017.07.11 1164
2764 머리를 아래로, 엉덩이를 위로 하는 사색 [1] 옹박 2017.07.10 1009
2763 그 남자가 사는 법 [3] -창- 2017.07.08 989
2762 백아홉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눈물 [2] 재키제동 2017.07.07 1138
2761 누가 만들었는가? 그들은 누구인가? 이철민 2017.07.06 1155
2760 [일상에 물든 그림]-고갱<아아 오라나 마리아> file 정재엽 2017.07.05 2034
2759 가난한 결혼,그리고 돈을 모은다는 것(1편) [2] 차칸양(양재우) 2017.07.04 1241
2758 32년간 편지를 쓴 사나이의 이야기 [1] 제산 2017.07.03 1031
2757 Business Tip - 이타심이라는 무기 書元 2017.07.01 1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