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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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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일 22시 16분 등록

 이번 주 부모님 모시고 필리핀 세부로 3박 4일 가족여행 다녀왔습니다.      

그간 세계를 많이 돌아다녔는데요, 혼자만 좋은 걸 보고 다니는 게 아쉬워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를 좀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4년 전부터 어머니를 모시고 일 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코타키나발루와 보라카이에 모시고 갔는데, 어머니는 그간 해보지 못했던 스킨 스쿠버며 스노쿨링 등 해양 액티비티를 하며 무척 즐거워하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잘 입지도 않는 원피스를 입고 한껏 멋도 부리시고 폼도 잡으시는 걸 보니, 제 마음이 즐겁더군요.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지며 한동안 못 가다 제약이 좀 풀리면서, 3년 만에 다시 떠났습니다. 이번엔 처음으로 아버지도 동행했습니다. 언니들도 휴가를 맞춰서 총 5명이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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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유여행만 해서 패키지여행을 갈 일이 없었는데요,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나가려니 패키지가 좋더군요. 생각보다 갈 만 했습니다. 투어나 숙박시설도 괜찮았고, 이동수단이나 동선도 신경쓸 필요가 없어서 좋았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저렴한 여행경비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인당 기본경비 30만원에 투어 및 식사, 마사지까지 모두 포함해서 인당 68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패키지여행이다보니, 강제쇼핑이나 팁에 대한 부담이 있긴 했지만, 가이드가 정성들여 설명해주고 현지 역시와 여행 꿀팁을 알려줘서 꽤나 알찼습니다. 부모님이 걷거나 오래 이동하는 걸 부담스러워하실만한 연세가 된터라, 동선이 잘 짜여진 가이드 투어는 딱이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쉬기 편한 곳을 골라 자유여행으로 한번 다녀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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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도착한 다음날 간 시내투어와 스킨스쿠버 체험



간만에 자식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나오신 부모님은 내내 즐거워하셨습니다. 


특히 자식들과 처음 여행오신 아버지는 연신 ‘재밌다, 잘 나왔다’며 즐거워하셨죠. 새벽 3시에 출발하는 투어가 있어 일정이 꽤 빡셌는데도 뭐든 맛있게 드시고 모든 일정에 열성으로 참여하셨습니다. 특히 세부섬 끝에 있는 ‘오슬롭’은 고래상어와 함께 수영을 할 수 있는 세계 몇 안 되는 곳인데요. 수영을 못하시는데도 바다에 들어가 열심히 고래상어와 수영하셨습니다. 차로 이동 중에는 차창을 통해 필리핀 구석구석을 보느라 눈을 떼지 못하셨고요. 그런 모습을 보니, 여든이 다돼가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소년 같은 호기심과 열정이 남아있는게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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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상어와 함께 수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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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촬영지였던 투말로Tumalog폭포에서


세부 마지막 날은 맛있기로 소문난 현지 식당에서 해산물을 배터지게 먹고 왔습니다. 세부의 명물이라는 튀긴 족발부터, 새우, 가리비, 홍합찜과 함께 현지 특산품인 럼주를 곁들여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는 야경을 볼 수 있는 근처 ‘바’로 이동해 세부의 밤을 보며 음료도 한 잔 했습니다. 혼자 왔으면 이런 곳은 안 왔을 텐데, 같이 여행하니 이런데도 오는구나 싶어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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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비추비(Choobi Choobi) 식당에서의 저녁과 스카이덱에서 야경보며 음료한 잔!



더 늦기전에 함께, 즐겁게 보내기

여행하면서 새삼 부모님의 나이를 실감합니다. 70대 중반이 되신 부모님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조금씩 약해져가는 몸과 불편한 걸음걸이가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탱탱하던 피부는 어느새 주름이 자글자글해졌고, 쌩쌩하던 걸음걸이도 자꾸 느려지고 힘겨워집니다. 불과 2년전만해도 이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친한 친구들 부모님이 아파서 병원에 다닌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벌써 그런 시간이 됐구나 싶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실 때 더 많이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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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부모님과 약속했습니다. 앞으로도 1년에 두 번 이상은 함께 여행 다니기로요. 한번은 해외로 나가고, 나머지는 시간을 맞춰 국내 여행을 하는 겁니다. 캠핑도 하고, 호캉스도 하고, 멋진 휴양지도 다니고요. 그를 위해 부모님은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을 더 챙기기로 하셨습니다. 저도 열심히 일하고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을 더 좋은 곳으로 모시고 갈겁니다. 즐겁고 좋은 추억을 더 많이 쌓고 싶습니다. 더 늦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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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한때


한국에 밤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음편지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한여름의 필리핀에 며칠 있다가 다시 한국에 영하의 추위가 새삼 더 느껴지네요. 한파에 건강 유의하시고, 가족들과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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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7 21:05:32 *.169.230.150

효녀네요 ! 

부모님은 글리씨가 참, 자랑스러우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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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0 10:45:39 *.204.51.47

효녀보다는... 저희를 위해서 청춘을 바친 부모님에 대한 의무이자 권리랄까. 뭐 그런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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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2 19:43:22 *.169.230.150

그렇게 '당연하게' 답하니 더 부럽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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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15:49:31 *.97.92.57

부럽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편찮으셔서 요양원에 계시는데 평생 여행 한 번 못 시켜드린것이 후회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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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0 10:47:40 *.204.51.47

저도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더 재밌게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게 많이 아쉽고 후회되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과 가능하면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합니다. 조금이나마 덜 후회가 되도록... 그래도 부모님이 해주신 거에는 못미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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