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글리
  • 조회 수 608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2년 12월 8일 22시 00분 등록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언젠가 내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뭐가 가장 필요할까? 

필력? 콘텐츠? 끈기? 


물론 그것들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 더 필요한 게 있다.   

바로, 오늘 이야기하려는 주제다.  



수백 시간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


지난 몇 년 간 전국 도서관, 평생학습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수 백 명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150시간 가까이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는데 수업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누가 결국 글을 잘 쓰게 되는가'에 대해서다. 


글쓰기 수업이다 보니 글쓰기를 과제로 내어주고, 그를 공유하고 합평하는 시간을 가진다. 직접 글을 쓰고 합평(하나의 글을 가지고 여럿이 감상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까지 하려면 상당한 집중력과 용기가 있어야 하기에 보통은 수강생 절반 정도만 과제를 해온다.  


수강생분들이 써온 글을 보면, 확실히 평소 글을 써봤거나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들이 기본기도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잘 쓴다. 그런데 처음에는 글이 아주 형편없다가 수업이 끝날 즈음이면 깜짝 놀랄 만큼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0D%2Fimage%2FCI6fsIcx2VaaGb5b8zlc-sLsF8Q.jpg













필력 수준이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지속적으로 보면, 몇 가지 알게 된다.  


첫째, 책을 출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필력보단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글쓰기 수업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데 일단 연령대가 2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하다. 글 실력도 다양하다. 글을 처음 쓰는 쌩초보도 있지만, 개 중에 시집을 5권 이상 낸 시인도 있고, 자서전을 출간한 사람도 여럿 있다. 그런데 등단 시인이라고, 책을 출간했다고 글을 더 잘 쓰지는 않았다. 오히려 책을 내본 적 없어도 심금을 울리는 필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필력은 책 출간의 필수 요인은 아닌 셈이다. 필력보다는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글은 생각을  활자로 옮겨놓는 작업이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열정이 없는데 시간과 공을 들여 결과물을 만들 수는 없다. 국 쓰는 사람들, 특히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들이다. 인도의 신비주의자 끼비르의 말처럼 “일을 이루는 것은 그 열망의 강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둘째, 빨리 글이 느는 사람의 특징은? 필력보단 '내지르기'


지금껏 글을 한 번도 안 써봤다고 고백하는 이들 가운데, 의외로 글쓰기가 빨리 느는 경우가 꽤 많았다. 책도 많이 안 읽는데도, 글을 정말 써본 경험이 없는데도 수업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빨리 는다. 그래서 수업이 끝날 즈음에는 정말 괜찮은 글을 한편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 100일 글쓰기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한 번도 글을 안 써본 60대 여성분이 참가했다. 처음에는 비문이 너무 많고 중구난방의 글을 쓰더니 100일이 거의 될 즈음에는 다들 감탄할 정도로 깔끔하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써냈다. 또 역시 한 번도 글을 안 써본 40대 남성분이 수업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역시 처음에는 글이 산만하고 조잡하더니, 수업을 거듭할수록 문장이 탄탄해지고 감동까지 담아낼 정도의 글을 쓰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들의 특징은 하나였다. 되든 안되든 자꾸 내질러본다는 것. 처음엔 엉터리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하면서, 결과물이 점점 좋아진다.    




더 좋아지고 싶다면, 일단 내지르기 


수년 동안 많은 이들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건, 

 결국 글을 잘 쓰게 되는 사람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꾸 '내지르는' 부류였다. 

뭐가 됐든 내지르는 사람은 자신이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일단 써본다. 그리고 될 때까지 계속한다. 아직 좀 부족해도 글을 엮어서 결과물을 만들어본다. 처음엔 완성도는 높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작업을 멈추지 않고, 갈수록 좋아진다.


왜 그럴까? 질은 양에서 오기 때문이다. 


?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0D%2Fimage%2F-hY-irWWv77Amz9br0hyYNVXPY0.jpg




















플로리다 대학에서 진행된 실험이 이를 잘 보여준다. 교수 제리 율스만은 영화 사진 수업의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실험을 진행한다. A그룹은 사진의 '양'으로만 평가하기로 하고, B그룹은 사진의 '질'로 성적을 평가하기로 했다. 과연 어떤 그룹이 더 나은 결과물을 제출할지를 통해, 양과 질 중에 무엇이 결과에 더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율스만 교수는 B그룹이 더 나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가장 높은 완성도 사진은 A그룹에서 나왔다. 잘 못해도 수백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다양하게 시도해본 A그룹의 사진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던 것. 어떻게든 반복해서 익히고 행동하는 것이 실력을 더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보여준다.  


 글을 쓰려면 끝내주는 영감에 앞서 문장을 만들어가는 ‘글 근력’이 있어야 한다. 글 근력은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활자화’시킬 수 있는 힘이다. 처음 글을 쓰면 생각만큼 글이 안 써지는 건 아주 당연한데, 아직 글 근력이 없기 때문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글 근력도 꾸준히 많이 쓰다 보면 좋아진다. 많은 프로 작가들이 “글쓰기의 질은 양에서 온다”라고 하는 것도 이와 상통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좀 부족하고 완성되지 않더라도  일기를 쓰든, 북리뷰를 쓰든, 여행기를 쓰든 자꾸 써보고 결과물을 내는 사람이 빨리 좋아진다. '내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글을 써야지' 하는 사람 치고 결과물을 내는 사람을 못 봤다. 내가 완성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 어쩌면 평생 동안 못하는 지름길일 수 있다. 그러니 내질러야 한다. 엉터리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점점 좋아진다. 

  

아직 자신의 엉터리 글을 견딜 수 없다면, "졸작을 쓸 권리도 있다"라고 우기고 계속 써나가시라. 

결국 내지르는 사람이 글도 빨리 내고, 결국 출간 작업까지 이어지더라. 

나탈리 골드버그 작가의 말을 전하며 마무리한다.   

“모든 걸 잘라내고 써라. 그냥 쓰기만 하라.”
IP *.181.106.109

프로필 이미지
2022.12.12 19:28:04 *.169.230.150

정말 많이 많이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동호인을 공감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거든요 

저의 모토도 그렇거든요  1) 망설이지 않는다.   2) 기회가 오면 먼저 행동하라  3) 정면으로 승부하라   

그래서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것 같은 평범한 성실함과 끈기가 멋진 글을 쓰고 최고의 선수가 되는 비범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어느 스님의 말씀처럼 결코 같은 하루는 없기 때문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은 그 산이 아니고 물은 그 물이 아니다.  그래도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96 저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1] 어니언 2023.01.12 709
4195 [수요편지] 진짜와 가짜 불씨 2023.01.10 569
4194 [월요편지 134] 은퇴 후에도 손 벌리는 자녀 등쌀에 벌벌 떠는 부모가 늘고 있는 이유 습관의 완성 2023.01.08 870
4193 [라이프충전소] 실패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1] 김글리 2023.01.07 620
4192 최선의 어른 [2] 어니언 2023.01.05 562
4191 [수요편지] 새해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1] 불씨 2023.01.03 597
4190 [월요편지 133] 40대 50대를 위한 가장 확실한 노후 준비 2가지 습관의 완성 2023.01.01 885
4189 [라이프충전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 김글리 2022.12.30 590
4188 삶이라는 모험 [1] 어니언 2022.12.29 808
4187 [수요편지] 한해를 마무리하며 [1] 불씨 2022.12.28 652
4186 [월요편지 132] 은퇴자들이 퇴직 후 가장 많이 하는 후회 5가지 [1] 습관의 완성 2022.12.25 1370
4185 [라이프충전소] 체게바라의 위장사진 [1] 김글리 2022.12.23 690
4184 [수요편지] 깨달음은 궁극인가 과정인가 [1] 불씨 2022.12.21 576
4183 [월요편지 131]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1] 습관의 완성 2022.12.18 1132
4182 [라이프충전소] 비범한게 없다면 평범한 재능을 연결하기 [1] 김글리 2022.12.16 681
4181 모임을 즐기는 78억가지 방법 [1] 어니언 2022.12.15 608
4180 [수요편지] 허상과의 투쟁 [1] 불씨 2022.12.14 467
4179 [월요편지 130] 50대 이상 퇴직자들의 현실 [1] 습관의 완성 2022.12.11 1236
» [라이프충전소] 결국 누가 글을 잘 쓰게 되는가 [1] 김글리 2022.12.08 608
4177 좋아함의 증거 [1] 어니언 2022.12.08 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