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어니언
  • 조회 수 61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2년 12월 15일 16시 34분 등록

 위드 코로나 시대의 연말이란 자고로 송년회의 시기입니다. 친구가 별로 없는 저도 송년회에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모임의 속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드리기 앞서 제가 모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미련과 후회가 많고 관계에서 상처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모임에 갈 때는 지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 모임일까, 이 모임이 사라지더라도 계속 만날만한 사람이 누구일까, 내가 계속 가고 싶은가 같은 생각들을 굉장히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의 답변에 따라 어느 모임에 갈 때 제 기대치를 조정합니다. 한 번 정도 보고 헤어질 정도면 그다지 마음을 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저는 지속할 모임을 고르는데 엄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임의 종류는 모임의 목표가 단기적인지 장기적인지에 따라 나뉩니다. 단기적으로 목표가 분명한 모임의 예시로는 여행에서 만난 그룹, 공연을 준비하는 모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는 목적 달성을 하고 나면 그 이후로 모임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하나는 취미를 기반으로 한 모임입니다. 독서모임, 게임, 운동, 글쓰기, 자기개발 등 혼자 지속하기 어려운 활동이나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 추가적인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 모임입니다. 이 경우에도 해당 취미에 대한 나의 관심도가 낮아지면 모임이 계속되기 어려우나, 참석자들의 성향이나 추가적인 공통 관심사를 찾게 되면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모임의 지속성을 해치는 것으로는 ‘모임 빈도’와 ‘모임의 과열 정도’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모임에는 빈도/열정 보존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잘 맞는 멤버들을 운 좋게 만나서 모임 빈도가 엄청나게 늘어나면 그 후에 빈도를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만날 때마다 오버 페이스로 노는 모임은 사람들이 금방 지쳐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무해함을 유지하는 것이 모임에 대한 의지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멤버들이 서로에 대한 관심과 모임 목적에 대한 필요도가 비슷한 수준으로 바탕이 될 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강렬하고 신나게 노는 모임이 모임의 로망처럼 그려질 때가 많습니다. 1박2일로 놀아야 하고, 멀리 가서 공동의 체험을 만드는 것이 모임의 정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모임은 삶에 큰 활력이 됩니다. 또 혼자였으면 할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해 주기도 하지요. 그렇다 보니 이런 체험이 모임의 목적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계속될 순 없습니다. 내가 모임에 소모하는 투자가 커지면 내가 실질적으로 얻는 것에 대한 계산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그 계산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으며, 제가 다른 사람의 계산을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모임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모임은 큰 자극이 됩니다. 모임이 나와 맞지 않는다고 물러서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모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자신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형태의 모임을 우연히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모임에 참여하는 자세가 너무 소극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즐기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몇 년 전에 끊어진 모임 멤버 중에 제가 생각났다면 연락 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저는 제 방식의 어떤 부분이 그들의 마음을 끌었던 것인지 생각해 보다가 오늘 마음 편지에서 다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 모임을 즐기는 방식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을 즐기는 방법은 정말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아마 이 편지를 읽는 독자분들의 머릿속에도 지난 모임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모임을 즐기는 방식은 어떤 것이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IP *.143.230.48

프로필 이미지
2022.12.16 18:49:04 *.169.230.150

그렇군요 ~  ^^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96 저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1] 어니언 2023.01.12 709
4195 [수요편지] 진짜와 가짜 불씨 2023.01.10 571
4194 [월요편지 134] 은퇴 후에도 손 벌리는 자녀 등쌀에 벌벌 떠는 부모가 늘고 있는 이유 습관의 완성 2023.01.08 871
4193 [라이프충전소] 실패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1] 김글리 2023.01.07 621
4192 최선의 어른 [2] 어니언 2023.01.05 562
4191 [수요편지] 새해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1] 불씨 2023.01.03 601
4190 [월요편지 133] 40대 50대를 위한 가장 확실한 노후 준비 2가지 습관의 완성 2023.01.01 885
4189 [라이프충전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 김글리 2022.12.30 593
4188 삶이라는 모험 [1] 어니언 2022.12.29 809
4187 [수요편지] 한해를 마무리하며 [1] 불씨 2022.12.28 655
4186 [월요편지 132] 은퇴자들이 퇴직 후 가장 많이 하는 후회 5가지 [1] 습관의 완성 2022.12.25 1371
4185 [라이프충전소] 체게바라의 위장사진 [1] 김글리 2022.12.23 691
4184 [수요편지] 깨달음은 궁극인가 과정인가 [1] 불씨 2022.12.21 578
4183 [월요편지 131]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1] 습관의 완성 2022.12.18 1132
4182 [라이프충전소] 비범한게 없다면 평범한 재능을 연결하기 [1] 김글리 2022.12.16 683
» 모임을 즐기는 78억가지 방법 [1] 어니언 2022.12.15 614
4180 [수요편지] 허상과의 투쟁 [1] 불씨 2022.12.14 468
4179 [월요편지 130] 50대 이상 퇴직자들의 현실 [1] 습관의 완성 2022.12.11 1236
4178 [라이프충전소] 결국 누가 글을 잘 쓰게 되는가 [1] 김글리 2022.12.08 613
4177 좋아함의 증거 [1] 어니언 2022.12.08 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