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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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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6일 07시 54분 등록
'라이터스 블록 (Writer’s block)'이란 게 있습니다. 글을 전혀 쓰지 못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작가 뿐만 아니라, 화가, 음악가, 연구자 등에도 일어납니다. 분명 능력은 있지만, 아무리 해도 작품이나 연구가 진척되지 않습니다. 이런 고통이 너무 커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재영 한동대 석좌교수도 그런 일을 겪었다고 고백합니다. 3년간 강의만 하다 연구를 재개했는데,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도 도무지 진척이 되지 않았답니다. 이 교수는 좌절감이 너무 큰 나머지,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자살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3일동안 틀어박혀, 먹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은 채 밤낮으로 자기 삶의 궤적을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남겨질 가족들이 이렇게 떠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줄도 써지지 않던 글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3일동안 그렇게 쓰고 탈진해버린 이 교수는 무작정 밖을 나갔습니다. 근처 재래시장을 갔다가, 깻잎을 파는 할머니를 보게 되죠. 할머니의 주름살을 보며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아, 위대하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 자체가 위대한 것이구나!”

그는 자살을 미루고, 스스로에게 1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합니다. 놀랍게도 이때부터 연구가 거침없이 진행되어갔습니다. 이 교수는 ‘자신이 3일간 적었던 행위’가 자기 안의 천재성을 끄집어 냈다고 확신합니다. 

이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 게, 저도 매우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저는 스무살 무렵부터 제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내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10년이 다되도록 책은 커녕 제대로 된 글 한줄 쓰기도 어려웠죠. 노력을 안 한 게 아니었습니다. 매일같이 글을 써보려고 별짓을 다했습니다. 모닝페이지도 몇 년간 써보고, 단식하면서 글도 써보고, 절에 들어가 쓰기도 하고, 새벽에도 쓰고, 필사도 하고,  다른 사람 글을 모방해 쓰기도 하면서, 수 백편의 글을 썼지만 어느 글도 제 가슴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가슴팍에 팍, 하고 꽂히는 살아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모든 글이 다 죽어서 나오더군요. 너무 괴로웠습니다.

원인은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 ‘잘 해내야겠다. 멋지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거든요. 그게 제 안에 있는 진짜 이야기를 나오지 못하게 한 것이죠. 원인은 알았으되, 해결방법이 없었습니다. 수년 간 온갖 방법을 다 써도 해결하지 못한 채 점점 좌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해결이 됐습니다. 이재영 교수와 똑같은 방법으로 말이죠. 
 
당시 우울감이 극심했는데, 하루에도 수십번씩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어느 날, 이젠 정말 죽어야겠다 굳게 결심합니다. 그리고 생각했어요. ‘내가 지금 죽으면 뭐가 젤 후회될까?’  아무래도 내 진짜 이야기를 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더군요. 특히 세계를 여행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수집해온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너무 많았는데 혼자만 간직하는게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 그 이야기를 다 쓰면 죽자'고 마음먹고, 스스로에게 4개월의 유예기간을 줬습니다. 2달 동안 글쓰고, 2달 동안 출판하자. 이런 계산이었죠. 그 계획이 실현 가능할거라고는 1도 따져보지 않았어요. 그냥 실행했습니다. 계획을 세운 그날부터 매일같이 한 편씩 글을 쓰기 시작했죠.

 참 신기했던게 어떻게 해도 안 써지던 글이, 죽어야겠다고 마음먹자, 날개 돋친 듯 훌훌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펄펄 날아다니는 겁니다. 글자가 너무도 생생히 힘차게 날아다니면서 제 가슴팍에도 팍팍, 하고 꽂혀들어왔습니다. 그게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글 한 편을 쓰고나면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충만해졌어요. 내가 세상의 왕이 된 것처럼 몹시 우쭐해졌습니다. 정말이지, 이 지구를 통째 준다고 해도 바꾸지 싶지 않을만큼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두달 간 글을 썼는데요. 놀랍게도 두 달 뒤, 우울감은 종적을 감췄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새로 태어난 것 같았죠. 그리고 그 글들은 정말로 2달 만에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완벽이란 놈에 발목잡혀 한 걸음도 못나갈때> 타이틀로말이죠)

이후 강의를 시작했고, 계속해서 글도 쓰게 됐습니다. 작가로, 강사로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죽을 각오를 하고 썼던 필사必死의 글이, 오히려 나를 되살리는 필생必生의 글이 됐던 겁니다. 내 안의 글을 쓸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온 몸으로 경험하면서, 글의 힘을 진심으로 믿게 됐습니다. 

이재영 교수는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천재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우리 손으로 끄집어내야 하죠.”

저 역시 매우 동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 권하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한번 제대로 써보시라'고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지켜보시라고요. 특히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거나 변화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더욱 더 권합니다. 그런데 잘 안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수상한 북클럽>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제대로 글을 쓰게끔 격려하고 돕기 위해,  ‘함께 100일간 내 이야기를 줄기차게 쓰는 모임’을 연것이죠. 그 북클럽이 4월 1일까지 2기 멤버를 모집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IP *.181.106.109

프로필 이미지
2021.03.30 08:06:39 *.52.254.111

저는 선수들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주어진 임계를 넘기위해서는 '죽을 것 같은' 도 '죽을 만큼도' 아니다. 

그럼, 어떻게  간단하다, '죽어라 ! 죽고 다시 태어나라 ! 

'우리의 몸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과거의 생각과 경험의 한계를 넘는 유일한 방법은 그 생각과 행동의 주체를 죽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우리는 그 한계를 넘는다.  ' 

선수들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면 세계 최강의 그룹으로 발돋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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