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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8일 08시 4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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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https://kudoway.com/blog/can-artificial-intelligence-translate-your-next-multilingual-meeting/

 

몇 해 전 인공지능과 인간의 번역 대결이 있었습니다.* 그보다 1년 전에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 대결에서 참패를 당한 적이 있었지요. 그 수모를 다시 겪는 건가 했는데다행히도 인간이 완승했습니다대결 방식과 평가 기준에 불공정성의 논란이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문맥을 파악하여 이해하고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단어를 선택한 자연스러운 번역은아직은 기계가 사람을 따라올 수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대결을 지켜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쉰 사람도 있지만 한편으로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아직은 인간이 조금 낫다고 하지만 조만간 기계가 따라 잡는 날이 올 거라며이제 드디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고 기뻐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네요.

 

이제 우리는 정말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공부를 그만둬도 되는 세상에서 살게 되는 걸까요제게도 이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저의 대답은  40대를 넘긴 성인의 경우에는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영어를 배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입니다특히 그들이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인터넷 상에서 단순 정보 획득이거나, 1년에 한 두 번 정도의 해외 여행 때문이라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거나 휴대용 통역기를 사용하는 것이 제한된 리소스(돈과 시간)를 훨씬 더 유용하게 소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실제로 외국에서 휴대용 통역기를 사용해 현지인과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기도 했는데요.

성인은 그렇다치고 아이들은 어떨까요사실 자녀를 둔 성인들이 궁금한 건 본인의 영어 공부보다는 자녀의 영어 공부일 것입니다앞으로 아이들이 자라서 살아갈 세상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된 인공지능이 적용된 번역기와 통역기를 사용하게 되겠지요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실시간으로 통역되는 통역기를 앞에 두고각자의 자국어로 대화를 하고 토론을 하는 모습도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이런 유쾌한 상상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30대 이하)은 영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고 대답합니다아래와 같은 몇 가지 직.간접 경험 때문입니다.

 

첫째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언어 습득 그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를 배우는 것이고 사람을 사귀게 되는 것이며학습법을 익히는 것입니다가장 정확도가 높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번역기의 총괄 연구원이었던 마이크 슈스터(Mike Schuster)는 외국어 공부가 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언어를 배우면 다른 분야를 학습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책도 많이 읽을 수 있습니다나는 독일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공부를 했고그 과정에서 여러 언어 환경에서 다양성을 배웠지요그리고 그것은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인간의 언어 학습은 계속돼야 합니다”

 

둘째앞으로의 세상은 인공지능의 세상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시대지구촌 아니 지구홈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1년에 몇 번 해외여행을 가나의 차원이 아니지요고급 정보 획득에서 교육오락휴먼 네트워크비즈니스까지 이제는 한국에서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워졌습니다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가내 수공업으로 시작한 작은 비즈니스가 전세계적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그런데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더 뛰어난 우리 나라 제품은 그냥 국내 최고 수준에서 머물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요. 처음부터 아예 해외 시장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물건만이 아닙니다. , 강의, 지식 상품 등 컨텐츠 산업의 경우는 더 영향이 큽니다.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서비스는 전세계인에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매체는 앞으로 점점 더 증가하겠지요. 한국어로 한국인을 타겟으로 만든 콘텐츠라도 전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이 있는데요. 아쉽게도 이런 양질의 콘텐츠가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소비되고 있을 뿐입니다. 반면에 영어로 콘텐츠를 만든다면 전세계인을 예비 구독자로 얻고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겠지요.

 

셋째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더 넓은 세상”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어려서부터 외국어를 배우고 국제적인 환경을 접하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은 더 큰 꿈을 꾸게 되지요공공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국내 공무원뿐만 아니라 UN 등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는 꿈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국내에서 이미 인정받고 국제적으로도 통할 컨텐츠나 능력을 갖고도영어를 못해서 해외 진출이 좌절됐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비슷한 재능과 노력을 하고도 한국에서 밖에 살아갈 수 없는 국내용이 아니라 전세계용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세상을 갖게 하는 것그리고 아이들이 꿈과 사고에 한계를 갖지 않게 하는 것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젊은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데 왜 성인들은 안 배워도 괜찮다고 한 걸까요앞서 성인에게 한 대답은 그다지 친하지 않거나 별로 관심이 없는 성인들이 물어보는 경우입니다마흔을 훌쩍 넘은 성인이라도 제가 아끼는좋아하는 성인들이 물어볼 때는 어떨까요저는 갈릴레이에 빙의되어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래도 영어는 배워야겠지요. ^^

 

봄비가 내리고 나더니 미세먼지 수치가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창문을 모두 열고 봄맞이 대청소라도 해야겠습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

 

* https://www.alltradis.us/humans-vs-artificial-intelligence-the-human-translator-wins-the-first-ba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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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0 12:35:26 *.52.254.111

세계화된 사회에서 두 가지,  언어와 음식에 대한 능력  ...  다른 문화와 관습에 따른 적응력이 자기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배움의 갈증 중에 가장 컷던 것은 전문성과  언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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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4 10:36:53 *.226.157.137

요즘은 은퇴하신 분들도 은퇴 후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경우도 많이 있더라구요.

배움의 갈증을 이제는 나이가 든 후에 채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 배우다가 중단해서 아쉬운 스페인어를 다시 해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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