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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5일 08시 24분 등록

최근 회사는 저의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왜 이렇게 어려운지, 잘할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을 계속하면서 요즘은 제 경력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연초에 회사를 옮기면서 이력서를 쓰고, 연말에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니 참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입사 때부터 해왔던 과거의 경력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결이 전혀 다른 일들이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에 기대어 생각해 보면 하루에 8시간씩 1,250일을 연습하며 보내야 합니다. 3년 좀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일을 하며 보내야 이 일을 장악할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아득해집니다. 이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서른다섯 살을 넘고 보니 이제 투자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도 슬슬 체감이 됩니다. 진정해 보고 싶은 일이 생기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맞지만, 직장의 영역 안에서 그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10년 동안 해도 잘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래시계의 모래는 거의 다 떨어져가고, 저는 전혀 다른 분야로 이직했습니다.


처음에 회사를 옮길 때는 회사는 그대로고 일이 바뀌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회사의 직원으로 지내보니 전에 있던 회사와 전혀 다른 문화에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구직 사이트에는 수많은 경력자를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으로 여기고 있지만, 인력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새로운 조직과 팀에 맞게 조율하고 들어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즐거움과 재미를 찾아낼 수 있다고 믿었기에 이직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저도 큰 변화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2021년이 끝나가는 지금에서는 앞으로 무슨 변화가 오든 다 맞서주겠다는 오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무섭다고 벌벌 떨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새로운 회사에서 경력 입사자로 이직한지 2년 이상 되신 분들을 개인적으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계속 여기 있을 수 있는지, 여기 있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인터뷰이들도 적응하는데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일을 장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다음 달에 10년 장기근속 기념품을 전달받게 됩니다. 10년을 시작할 때는 서른 다섯쯤 되면 뭔가 저만의 필살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경력의 연말정산을 통해 나의 하루를 어떻게 의미 있게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연말을 보내야겠습니다.

IP *.143.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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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8 05:36:11 *.134.201.23

글쎄요 ~!저의 생각으로 어느 영역이든 10년 근속하려면 '그냥 하다보니,'나 ' 아무 생각없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평범함의 비범함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방학숙제 일기 쓰기를 한 달치를 몰아 쓸 수는 있지만 일 년치는 그렇게 할 수 없거든요, 어느 순간에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 됩니다, 그리고 날마다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다가 어느 순간에  달라져있는 것을 느끼고 보게 되는 것처럼, 일상 속에 매몰되어 있는 자신의 숨겨진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을 내시고  다른 관점과 해석을 통해 가지고 계시는 소중한 보물을 발견하시기 바람니다  제 느낌에는 충분히 그러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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