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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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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6일 11시 14분 등록

“아무리 위대한 시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시대와 자기 역량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단테 ‘신곡’ 강의>


단테가 쓴 <신곡>은 ‘고전’입니다. 오래 전에 쓰인 훌륭한 책이라는 의미에서의 고전인 동시에,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측면에서의 고전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책이 고전은 아니지만 고전 중에는 오래된 책이 많습니다. ‘오래 되었다’는 말에 고전 읽기의 어려움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은 내용은 물론이고 저자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그 당시의 문화와 시대정신, 즉 그 시대의 시공간은 물론 철학 및 문화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책의 내용은 물론이고, 그 저자에 대해 공부하고 저자에게 배우고, 당시의 문화적 배경과 시대적 맥락도 파악하면서 읽어야 온전한 독서입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화나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관련된 책은 고전에 비해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오래 전에 쓰인 고전은 내용은 둘째 치고 저자와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책을 쓰게 된 배경과 저자가 다루는 주제의 사회적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읽을수록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저자의 메시지를 오해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마미치 도모노부는 <신곡>에 대한 안내서를 쓰면서 이 점에 유의했습니다. 그가
<단테 ‘신곡’ 강의>에서 <신곡>의 내용이 아닌 그리스로마 고전 문화와 그리스도교 관련 내용을 먼저 다루고,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의 고전 서사시와 단테에 관한 사전 지식 등을 최대한 충실히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설명이 <단테 ‘신곡’ 강의>의 총 15회의 강의 중 1강부터 3강에서 다루어지고, 책의 곳곳에서 보강되고 있습니다.


고전뿐만 아니라 모든 책을 읽는 과정은 수동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저자와 독자, 책의 내용과 나란 존재간의 대화이고, 책의 시대적 맥락과 독자가 살고 있는 시대간의 만남입니다. 그래서 같은 책도 언제, 어떤 상황과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 상호작용에 공명이 없고 감흥이 적응수록 독서는 지루해지고, 책의 끝장은 멀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고전을 읽을 때는 고전을 거울삼아 자신과 지금 시대를 보고, 나와 이 시대를 통해 고전을 읽겠다는 정신적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도모노부는 고전을 읽을 때
“자기 자신이 그 속으로 들어가 공부하고 참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고전은 누워서 읽거나 설렁설렁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고전은 내용과 저자와 시대적 맥락을 함께 공부하는 통합적 독서를 요구합니다. 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고전과 독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책과 저자에게서 배우고, 스스로를 성찰하며, 지금 시대를 읽는 통합적 사고를 계발할 수 있습니다. <신곡>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자유로운 정신으로 인류 고전의 하나인 단테의 텍스트에 즉해서 자기 자신의 눈으로 배우라고 권고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서 우리는 위대한 선구자가 시대의 억압에 어떻게 대앙했는지, 어떻게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보다 잘살고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추방당한 삶 속에서도 자기 자신과 신에게 충실했던 한 인간이 인류에게 보낸 선물이 바로 <신곡>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단테 ‘신곡’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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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미치 도모노부 저, 이영미 역, 단테 신곡 강의, 안티쿠스, 2008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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