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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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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3일 08시 26분 등록



출처: https://lemonlark.com/signed-sealed-and-delivered-5-ways-to-sign-a-love-letter/

 

마음편지 독자님 안녕하세요.

기어이 오늘이 오고야 말았네요. 오늘은 바로 제가 마지막으로 마음편지를 띄우는 날입니다.

언젠가부터 글쓰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소재가 떨어진 것 같고, 할 말도 없어졌고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억지로 짜내서 쓰느라 막 쓴 글들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끄럽습니다. 게으름을 피우느라 점점 편지 부치는 시간도 늦어졌고요. 언제 끝나려나오늘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막상 마지막 편지를 쓰려니 왜 좀 더 잘 쓰지 못했을까 후회가 됩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말이지요. ^^


3년 전 이맘때 마음편지를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뛸 듯이 기뻤습니다. 연구원을 마치고 1년간 글을 쉬었다가 마침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쓰고 싶은 소재와 글감이 마구 떠오르는데 혼자서는 꾸준히 글을 쓰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매주 한편 씩 1년도 힘들었는데 3년이나 쓸 수 있을까? 깊이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요.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 별 고민 없이 승낙해버렸습니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덜컥 하겠다고는 했지만 첫번째 편지부터 난관이었지요. 도대체 누가 내 글을 읽을까? 문학과 신화, 철학 등 수준 높은 글을 쓰는 필자들 사이에서 먹고 마시는 글을 써도 되는 걸까? 혹시 나의 글이 마음편지의 격을 떨어트리는 걸 아닐까? 뒤늦게 고민을 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미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쓸 수 밖에요. 그렇게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를 시작했습니다. 편지를 발송하고 5분이나 지났을까요?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저의 첫 편지를 재미있게 잘 읽었다며 축하한다는 선배의 전화였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기대된다는 답장, 제 편지가 발송될 토요일이 기다려질 것 같다는 댓글, 격려의 댓글 등이 달리는 걸 보며 너무도 신기했습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큼 힘이 되는 것이 있을까요. 매번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던 독자님, 오타와 잘못된 표현을 고쳐주던 독자님, 팟캐스트에 제 글을 공유해주던 분들 덕에 더 기운을 내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는 자료 조사도 열심히 하고 정성껏 썼던 글이었습니다. 1년간의 글을 마쳤을 때는 꼭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며 응원해 주시는 독자도 몇 분 계셨지요.

(^^)들의 응원 덕분에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는 책으로 출판될 수 있었습니다. 과분하게도 2020년 초에 한국출판문화진흥원에서 우수콘텐츠로 선정이 되었고, 2020년 말에 <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출간 이후 기대도 못했던 여러 좋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먼저 작가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여전히 작가라고 불리는 게 쑥스럽긴 합니다만그 어떤 다른 호칭보다 듣기 좋네요. 또한 강의를 통해서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쉽게도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온라인으로 볼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지요. 많은 분들이 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도움을 받았다는 말에 또 한 번 책을 쓴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마음편지를 쓰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뻔 했던 일들이지요.


이후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저의 또 다른 오티움(ótĭum)이자 블리스(bliss)인 춤과 영어에 대해서 글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두어 달이나 쓸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각각 1년씩 글을 쓸 수 있었던 건 역시나 독자님들의 응원 덕이었습니다. 때때로 할 말을 찾지 못해 억지로 쥐어짜며 글을 썼던 건 비밀입니다. ^^

1년을 어찌 버틸까 싶었는데 3년이나 매주 글을 썼으니 이제 어느 정도 글쓰기 근력이 생긴 걸까요? 글쎄요. 당분간은 좀 쉬려고 합니다. 다 짜냈으니 이제 좀 채울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러다 3년 전 이맘 때처럼 글이 마구 싶어질 때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마음을 나누는 편지는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알로하의 *$#& 편지>는 언젠가 또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 재미있게 읽고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보내세요. ^^

 

이수정 알로하 드림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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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10:05:07 *.181.106.109

그간 고생하셨습니다. 음식, 춤, 영어... 세가지 소재가 알로하님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3년간 열씸히 쓰셨으니 이젠 좀 쉬면서 하세요! 다른 어딘가에서 또 다른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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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3:07:21 *.226.157.137

마음편지 부담 없는 첫번째 일요일.

오랜만에 부담 없이 잘 쉬었습니다. 

좀 오래 쉴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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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16:33:25 *.217.59.162

3년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채우고 채우다 넘치면 그때 다시 뵙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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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3:08:34 *.226.157.137

감사합니다. 

편지 쓰기는 끝났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월요일이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잘 읽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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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17:12:49 *.169.227.25

책도 사서 봤구요,  어찌보면 전혀 다른 종류의 글, 춤, 영어, 음식의 취향,  하지만 내용은 충분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움이 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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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3:09:57 *.226.157.137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댓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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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21:17:27 *.23.145.168

3년 동안 매주 글을 쓰시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고마웠습니다. 이제 좀 추스르시고 다시 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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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3:11:20 *.226.157.137

감사합니다. 

제 부족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3년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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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09:20:21 *.138.247.98

3년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야를 섭렵했네요.
음식, 생소한 춤, 영어로 글쓰기 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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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3:12:33 *.226.157.137

감사합니다. 

끝나고 나니 좀 더 잘 쓸 걸... 이라는 후회가 드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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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10:36:42 *.208.9.208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알로하님 덕분에 전혀 다른 컨셉의 글을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았던 시간이였는데

아쉽습니다만 또 다른 기회를 기약해 주시니

그 또한 기대가 됩니다.

고마운 마음과 함께 알로하님의 계속되는 건행 기원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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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3:14:37 *.226.157.137

제가 더 감사합니다. ^^

어딘가에 제 글을 기다릴 독자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3년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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