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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0일 09시 07분 등록
경기가 별로인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도 민감한 시기인 듯 합니다.
경기가 불황이면 회사에서는 생존과 위기를 강조합니다.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경기가 호황일 때에도 직원들은 마찬가지로 더 열심히 일할 것을 요구받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지 않으면 다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호황일때나 불황일 때나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렇지 않죠.
불황일때는 불안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호황일 때는 보너스도 안 주면서 무슨 일을 시키냐고 말합니다.

그래서 경영진에서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도록 중간관리자들을 압박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은 항상 고달픕니다. 위에서 쪼이고, 아래에서 까입니다.
하기로 계획된 일들을 제대로 하는 것이 항상 쉽지 않습니다.
항상 바쁩니다. 단순히 그냥 바쁠 뿐입니다.  비즈니스(business)를 해야 하는데 정작 비지니스(busyness)만 하고 있습니다.

보통 개별 조직의 팀장이 되면서 중간관리자로서 커리어가 시작됩니다.
팀장의 역할에 대한 가장 큰 오해중 하나는 모든 것을 잘 해야 팀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는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팀장이 되었다면, 팀의 모든 업무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오해입니다. 물론 팀장의 팀의 업무를 가장 많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아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희생해야만 합니다.
자기 선택이니 가정과 개인생활을 희생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업무적으로도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습니다.
관리자는 절대 스스로를 만능선수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팀의 업무가 빵꾸가 났을 때 팀장이 항상 그 업무를 메꿔야 한다면  그 팀은 제대로 된 팀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관리자가 관리하는 영역 중 빈 자리에 자신을 채우는 것은, 팀의 관리자로서 스스로를 직위해제하는 것에 다름 없습니다.

그럼 누군가는 하소연하겠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팀의 업무가 굴러가지 않는다니깐요!"

맞습니다. 당장 팀의 업무는 안 굴러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맨날 그 자리에서 구르는 것을 반복하기만 할 뿐입니다. 더 좋은 팀으로서의 성과는 요원해지게 됩니다.

팀장들의 주요업무는 '빵꾸 떼우기'가 아니라 '재창조'가 되어야 합니다.
재창조는 쉽게 말해 개선활동과 새로운 가치 창출입니다.  시간과 여유가 없으면 개선도 없고 새로운 가치도 만들 수 없습니다.
관리자들에게 시간이 남는다는 사실은 나머지 시간이 재창조에 쓰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남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슬랙(slack)입니다. 슬랙은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유명저자인 톰 디마르코가 그의 책 <슬랙>에서 사용한 용어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여유, 느슨한, 이완'을 뜻 합니다. <슬랙>에서 디마르코가 말하고자 하는 슬랙의 의미는 일시적으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느슨함과 여유가 중간관리자에게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관리자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장기적인 성공과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 누구에게나 '슬랙'은 필요합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용함은 바로 무용함으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예전에 읽었던 <슬랙>의 내용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많은 소프트웨어개발회사의 중간관리자들과, 특히 경영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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