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성
- 조회 수 460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3년을 품으면, 뼈를 소화시켜 내 놓을 수 있다
중국 장강의 중류에 동정호가 있다. 이 아름답고 커다란 호수는 수많은 신화와 전설의 무대이기도 하다. 전설적인 성군 요임금의 시대에 이곳에 커다란 구렁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 구렁이의 이름은 파사(巴蛇)인데, 어느 날 코끼리 한 마리를 삼켰다. 그리고 3년간을 소화시키고 그 뼈를 내 놓았다. 이 구렁이 파사는 어찌나 컸던지 죽은 후, 뼈만 남게 되자, 그 뼈가 산언덕을 이룰 정도였다. 동정호 근처에 가면 지금도 파릉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 언덕이 바로 파사의 뼈로 이루어진 언덕이라고 한다.
나는 커다란 구렁이 파사의 이야기를 동양 신화 속 최고의 명궁 예(羿)의 영웅담 속에서 찾아내었습니다. 영웅 예가 천하를 돌며 온갖 종류의 괴물을 퇴치하여 백성들의 아픔을 구하는 이야기 속에 이 큰 뱀 파사는 예에 의해 죽게 되는 괴물 구렁이로 등장합니다. 짐작컨대 코끼리를 삼킨 파사뱀은 코끼리를 소화시키는 3년 동안은 백성을 해치지 않았겠지요 ? 이미 가득 뱃속에 먹이를 넣고 소화시키고 있었을 테니까요. 그러면 예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도 않았겠지요. 오히려 영험한 신물이 되어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했을 겁니다. 그랬다면 희생자가 아닌 자신의 영웅담 하나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을 텐데요.
자기경영은 오랜동안의 소화입니다. 뱃속에 넣고 품고 앉아 3년을 소화시켜 그 뼈를 뱉어 낼 수 있으면 이미 그 큰 코끼리가 녹아 더 큰 뱀으로 바뀐 것입니다. 자기경영도 그렇습니다. 천직이 될 만한 커다란 코끼리 한 마리를 덥썩 문 다음 천천히 뱃속으로 밀어넣고 소화시켜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턱뼈가 돌아가고 숨이 턱턱 막힐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전념하여 3년을 소화하여 뼈를 뱉어 낼 때 쯤이면 옛날의 그 뱀은 사라지고 새로운 더 큰 파사뱀이 되는 것입니다. 어린 왕자 속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말입니다.
(2010.6.4)
[공지]
* 6월 19일(수) “나를 세우는 4가지 기둥” 이라는 주제로,
성장 상담사 정예서 연구원이 진행하는 힐링 토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성찰과 치유, 성장에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www.bhgoo.com/2011/513799#1
* 7월까지 구본형 선생님의 금요 앵콜편지를 연장합니다.
-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56 | 당신의 뇌가 가장 뛰어날 때 [1] | 문요한 | 2011.08.31 | 4575 |
555 | 혁명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 [2] | 부지깽이 | 2012.03.02 | 4578 |
554 | 태교하는 마음으로 |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 2006.09.12 | 4584 |
553 | 무엇이 슬픈가? [2] | 최우성 | 2012.03.05 | 4584 |
552 | 워렌 버핏의 말 |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 2006.10.16 | 4587 |
551 | 고독과 관계의 역설 | 승완 | 2012.08.14 | 4589 |
550 | 내 꽃도 한 번은 피리라 [7] | 구본형 | 2008.12.05 | 4591 |
549 | 부활(復活) | 승완 | 2012.01.31 | 4591 |
548 | 당신의 대화가 당신의 관계를 말해준다 [1] | 문요한 | 2011.06.29 | 4595 |
547 | 다양성 결핍 사회 | 김용규 | 2012.12.20 | 4596 |
546 | 나를 탐구하라 [3] | 부지깽이 | 2011.11.04 | 4600 |
545 | 부드러운 혁명 | 구본형 | 2006.10.13 | 4602 |
544 | 나를 사랑하라, 냉정한 여인이여 [2] | 부지깽이 | 2010.07.16 | 4602 |
543 | 사랑에 대한 세 가지 코드 | 한명석 | 2007.02.14 | 4604 |
542 |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1] | 문요한 | 2006.12.19 | 4608 |
» | 3년을 품으면 [앵콜편지] | 최우성 | 2013.06.14 | 4608 |
540 | 그날, 루까의 성벽 위에서 | 부지깽이 | 2011.09.02 | 4616 |
539 | 신화 경영, 위대한 문명은 원시를 품고 있다 | 부지깽이 | 2011.09.30 | 4618 |
538 | 고무신을 신은 노무현 변호사 [4] | 앤 | 2009.05.27 | 4619 |
537 | 당신의 지금 사랑, 그 사랑을 죽도록 사랑하세요 [3] | 부지깽이 | 2009.10.02 | 4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