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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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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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4일 07시 27분 등록



  그 사람은 촌놈입니다. 생긴 것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일 년에 360일은 술을 마시며 산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 여러 번 취한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삶이 그의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날 때 마다 그도 비틀거렸습니다. 우리는 열흘 가까이 말레이 반도와 동남아 일대를 배낭 하나 매고 돌아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가 그의 마음 속에 무엇인가가 용솟음 치고 있을 때였는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그는 강진 다산 초당의 천일각에서 구강포를 내려다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아홉 개의 실개천 같은 작은 강이 모여 이룬 포구인 구강포가 한 눈에 보입니다. 그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마흔이 될 때 까지 어느 하나도 제대로 이룬 것이 없어 한탄 했던 사람입니다. 그때 그곳에서 작은 재주와 작은 의지라도 흩어진 것들을 하나로 결집 시키면 마치 아홉 개의 작은 지류가 모여 훌륭한 포구를 이루듯 자신도 한 분야의 대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듯 합니다.

  그 후 훌륭한 식당 경영자이자 식당경영 전문작가가 되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천안 쌍용동 학교 근처에 '마실'이라는 퓨전 한정식집을 열어 그 꿈을 키우는 자신의 근거지로 삼았습니다.  아직 작은 집입니다. 그러나 그의 경영실험을 위한 커다란 실험장이 되었습니다. 그 는 이익이 남는 것을 직원들과 나눕니다.  한 달에 한 번 어느 날 수익의 일부를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기금으로 기부합니다.  창업의 반을 차지하는 외식사업의 믿을 수 있는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써 공부하고 그 연구 결과를 책으로 펴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또 두 번 째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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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참으로 성실한 사람입니다.   물이 흐르듯 뜻을 정하여 한 곳으로 묵묵히 흘러 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결코 한 곳에  머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매일 흐르는 물입니다.    처음 꿈을 그리고 나서 지금까지 17 번이나 version up을 시켜가며 그 꿈을 정교하게 손질해 간 인물입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가장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외식산업 전문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의 이름을 말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늘 그에게 '촌놈으로 머무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촌놈을 싫어해서도 아니고 진솔한 순박함을 버리라는 뜻도 아닙니다.   늘 마음을 열어 두어 폐쇄성을 버리고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말라는 뜻에서였습니다.   다행히 그는 이 말을 이해하고 꼭 마음에 기억해 두고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사실 그의 장점은 제 말 뿐 아니라 누구의 이야기든 좋은 이야기는 반드시 가슴에 담아두고 지키려고 애를 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로'라고 이름을 지어 부르고 그 이름을 사랑합니다.   나는 그가 수수한 옷차림으로 검은 색 가방을 들고 웃으며 나타나면 기분이 좋아 집니다.   늘 장난치고 놀려 주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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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08.11.14 14:37:47 *.92.16.25
내가 아는 자로 박노진은 참으로 마음이 순박하고 순진하다. 나와 승완이가 그렇게 골려먹어도 피식 웃고 넘어간다. 그러니까 박병완의 제일 앞이 '박'일게다.

내가 익히 몰랐던 자로는 명석하다. 겉으로는 투박(?)하고 온유하게 보이지만 머리 회전이 빠르다. 마음 속에는 깊은 뜻을 품는다. 그리고 묵묵히 실행으로 옮긴다. 가끔 실천이 오바하는 경우도 있지만 봐줄만하다. 귀엽다.

내가 제대로 아는 자로는 정이 많다. 그냥 아무얘기라도 같이 나눌 수 있는 편안한 형처럼 말이다. 사실 형과는 그렇게 연구원 생활을 했다. 사람 관계에서는 스폰지같다. 얼핏 보면 단순무식해보이는 스타일이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고 끌어당긴다. 누구라도 자로와 친구나 선후배가 되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의 편안한 친구 자로의 앞날을 위하여~
(형, 술 한잔 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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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8.11.14 19:09:57 *.232.127.164
자로 형은 참 성실하다.
늘 에너지가 넘치고 실행력이 강하다.
뜻을 세우고 하겠다고 하면 한다.
아웃복서가 아니라 인파이터다.
정면으로 승부하고 지면 승복한다.
그리고 배운다.

내가 첫 회사를 그만두고 힘들 때,
형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형과 자주 보지 못해도 멀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형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에 뭔가 온다.
아마 형도 그럴 것이다.

형과 소주 한잔하고 싶다.
(형, 내가 한잔 살게~ 병곤 형도 함께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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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8.11.14 19:40:03 *.105.212.86
고백하건대 나 역시 자로님의 도움을 많이 받은 사람중에 하나다. 우리 가족들에게 마실 특유의 맛있는 한정식을 맛보게 해주시더니 기어코 많은 양의 고기를 싸주셨다. 그게 그분이 그 당시 방황하고 있던 나를 위무하고 격려해주는 마음의 표시였다. 그는 내가 잘못된 생각에 빠져 외람된 부탁을 했을때도 내가 당황하거나 기분나쁘지 않게 내 심정을 어루만져주며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아픈 냉정한 조언을 마음을 담아 해주었다. 그는 종종 이렇게 솔직한 심경을 피력했다. "꿈만 꾼다고 입으로만 얘기하는 사람들이 나는 싫다. 그들이 작은 승리와 결실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말은 항상 내 가슴속에 사무쳐서 내가 게을러질때마다 부지깽이같은 역할을 했다. 그에게 자랑스런 지인이자 후배이고 싶었다. 무언가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러고나서야 조금은 당당하게 그에게 연락을 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자로님의 마음씀씀이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는 작은 결실이나마 최근에 거둘 수 있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후에 직접 만나서 그간의 고마움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련다. 이 자리를 빌어 미리 마음을 담아 가슴으로 그간의 후원과 조언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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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
2008.11.15 09:08:17 *.113.101.87
아주 평범해 보이는 모습 안에 비범함을 감추고 계신 자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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