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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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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7일 07시 2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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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게서 초대장이 왔습니다. 초대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그 남자가 썼다고 하는군요.

 "2008년 3월 어느 따스한 날,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함께 여행을 떠나 벗들과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고 응원합니다. 어느덧 그녀의 꿈이야기가 과거를 타고 미래로 흘러가면서 남자는 점점 자신이 있어야할 자리가 그녀의 옆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한 남자의 커다란 꿈이 되었습니다. "

 그들은 봄에 만나 가을에 결혼합니다. 그들은 그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서로 모르는 사람으로 참석했었는데, 만나자 마자 이렇게 부부로 맺어져 서로의 꿈 옆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 여행을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서 두 번째 부부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녀의 세례명은 미카엘라입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남도여행을 가는 버스 안에서 였습니다. 뒷자리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었지요. 그녀를 독특하게 보이게 하는 것은 웃을 때 눈이 보이지 않는 미소와 착 안기는 코맹맹이 소리입니다. 아마 그 남자를 꼼짝 못하게 휘감아 둔 것도 모르긴 해도 그 비단 같은 미소와 비음이었을 것입니다. 다니던 회사를 얼마 전 그만두고 세무사 공부를 합니다. 그녀는 몇몇 전문가들과 함께 세무 전문 컨설팅 회사를 하나 차리고 싶어 합니다. 그녀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합니다. 그녀의 여러 꿈들 중에서 나는 두 가지 꿈을 기억합니다. 하나는 그녀가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을 다시 사고 싶어한다는 것이지요.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팔아야 했던 정든 집, 세상을 먼저 떠난 동생이 언제고 헤매지 않고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집, 그 집을 되사고 싶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꿈은 그녀의 머리 속에 그려진 다음과 같은 그림입니다. 그녀의 세무 컨설팅 회사에 한 할머니가 찾아옵니다. 자식이 사업을 한다고 하여 집을 보증 서 주었는데 그 사업은 신통치 않고, 집 하나 달랑 남아 홀로 사는 할머니는 많은 국세를 체납하게 되고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그녀는 그 할머니가 집을 잃지 않도록 해법을 찾아 고민합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려 합니다. 그녀의 비즈니스 모델 속에는 이 장면이 어떤 선한 상징처럼 들어 있습니다.

  그 남자는 '밤룡이'입니다. 내가 붙여준 별명입니다. 그는 50분 동안은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10분 동안은 사람이 웃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듭니다. 타고난 재치와 해학을 즐깁니다. 그는 속리산 커다란 절 옆에 스님전용 골프연습장을 조촐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머리 속에 담아 둔 사람입니다. 스님도 사람입니다. 종종 주지스님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탱천한 분기가 정진을 방해할 때 이 골프연습장에 와서 주지스님 닳은 골프공을 힘차게 두드려 팹니다. 속이 후련해집니다. 가끔 절에 온 예쁜 처녀의 긴다리 때문에 스님 마음이 봄꽃 같을 때도 여기 와서 그녀를 닮은 골프공을 쳐 멀리 날려 보냅니다. 나는 이 남자가 어째서 이런 착상을 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웃음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우스운 일을 무수히 만들어 찡그린 세상을 웃기려는 사내입니다.

 그들이 결혼 합니다. '비단 미소와 코맹맹이' 그리고 '조용한 50분 10분의 폭소'가 만나 만들어 낼 가정이 궁금합니다. 분명한 것은 가장 즐거운 가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낸 것은 그들의 꿈입니다. 그 꿈의 시작, 그들이 이룬 최초의 꿈은 서로 사랑에 눈멀어 결혼한다는 것입니다. 60억 인구 중에서 '바로 그때 거기서' 눈이 딱 맞아 같이 살게된 것이 바로 기적입니다. 놀람과 감탄이 많은 인생, 그것이 좋은 인생입니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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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희
2008.11.07 08:42:16 *.111.241.42
그들이 가까운 꿈벗임이 행복합니다.
그들의 역사적인 순간을 같이함이 행운입니다.
그들은 분명 행복한 가정을 이룰 것입니다.
왜냐구요? 꿈이 있는 꿈벗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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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라
2008.11.07 08:56:16 *.233.180.85
어머나.....선생님...

너무 큰 선물이예요....그림이 예뻐서 눈물이 나네요...

선생님의 책으로 올해를 열었는데, 꿈에 그리던 선생님과 남도여행을 가게 되서 설레임으로 가득찼던 지난 1-2월, 남도로 가는 버스 안에서 선생님이 맨 뒷자리로 오셔 뒷자리의 사람들과 인사를 하시면서 저를 불러주셨을 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그때의 감정이 지금도 새로워요...

그 여행을 하면서 전 이렇게 첨 만난 사람들과도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구나..
웃음으로 가득찬 2박 3일, 헤어짐의 아쉬움..

한달 뒤에 선생님을 꽃대울에서 뵈었죠...

전 꿈이 없는 것 같아요...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구요...
이렇게 시작한 꿈벗 일정이, 어느새 제 안에 내재되어있던 삶의 소망들이 일정에 따라 하나씩 발현되어, 10대 풍광까지 그려지게 되었을 때, 깜짝 놀랐어요...그래..맞아..나 하고 싶은 것들이 이렇게 있었어...

16기 몽치스는 정말 너무 멋져요...
각기 다른 색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모여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언제봐도 너무 즐겁고, 오랜시간동안 알아온 사람처럼 편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이 제게 주신 큰 선물이예요...
이렇게 많은 것을 받았는데 또 다른, 그리고 더 큰 선물을 주시다니...

선생님께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릴지.....

정말 너무 감사해요.....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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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사랑
2008.11.07 09:33:29 *.113.101.94
이번 일요일에 미용(지미+범용=제가 지어 준 애칭이랍니다.)커플의 결혼식이 있습니다.
꿈벗 16기에서 변경에서의 두번째 커플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쌍이죠!!

많이 많이 축하한다, 미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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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1.07 09:57:11 *.169.188.181
선생님이 약속하신 일이니 어련할까 하면서도 고대를 했습니다.

좋은 것을 좋게 봐주시는 선생님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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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8.11.07 11:03:22 *.105.212.86
미카엘라의 표현처럼 이들에게는 정말 특별한 선물이군요.. 두사람이 결혼하게 된 덕분에 몽치스는 정말 가족이 되어버렸네요. 올해 몽치스를 만난게 얼마나 제게 큰 선물인지 몰라요. 다시한번 결혼축하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꿈이 얼마나 더 튼실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을 확신합니다.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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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
2008.11.07 12:51:11 *.143.170.4
모두모두 멋쪄브러요~~^^
그럼,,,이번에 제대로,,,, 미용실(지미+범용형의 집)ㅋ 차리는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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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기
2008.11.07 13:15:11 *.159.88.123
아침에 메일로 이 편지를 읽고 너무나 좋았습니다. 부럽기도 하구..ㅋ
범용이 형 지미 누나 무진장 축하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기 때문에 맘 놓고 부부싸움도 못하겠네요..ㅋㅋ 영원히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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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11.07 13:42:22 *.137.12.142
그냥 지나칠뻔 했습니다. 몽치스가 여기 다 모였네요..^)^
미카엘라와 밤용이네 집 처들어갈날이 기다려집니다..ㅎㅎ
사부님 고맙습니다. 사부님은 주례를 어떻게 하실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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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용이
2008.11.07 16:24:56 *.143.217.114
사부님...정말 삶에서 필요한 건 기적이 아니라 놀람과 감탄인것 같습니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몽치스여러분들도 너무 고마워요..꼭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매번 이렇게 끈끈함을 보여주면
남들이 질투하지 않을까 몰라요..ㅎㅎ

그리고...나의 천사...지미..미카엘라..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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