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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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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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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9일 06시 39분 등록

"고약한 괴물이 있었다. 그러자 그 괴물을 잡아먹으려는 또 하나의 괴물인 아귀가 나타났다. 피골이 상접하고 사방으로 머리카락이 뻗쳐 사자의 갈기 같았다. 첫 번 째 괴물이 놀라 시바신에게 달려가 자비를 구했다. 그러자 시바신이 아귀에게 첫 번 째 괴물을 잡아 먹지 말라고 했다. 아귀가 항변했다

"그럼 나더러 어찌 하라는 것이요. 나는 배고파 죽겠오. 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나는 이 괴물을 먹어야겠오. "

그러자 시바 신이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배가 고프면 너 자신을 먹어라"

아귀는 발부터 시작해서 자신을 차례로 먹기 시작했다. 결국 아귀가 있던 자리에는 얼굴하나만 덩그렇게 남게 되었다. 시바신을 그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삶이다. 내 너를 '키르티무카' 라 부르리라. 누구도 너를 예배하지 않는 자는 내게로 올 수 없다"

키르티무카는 '영광의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시바신이나 부처의 대좌 밑에 가면 이 가면 같은 영광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20096196375316.png
생명은 생명을 먹고 살아지게 되어있습니다. 삶은 다른 것을 죽여 먹어야 살아지는 것입니다. 매일 세 끼 씩 우리는 이 의식을 치룹니다. 그래서 육체를 가진 우리는 밥을 떠날 수 없고, 밥 속에는 그렇게 많은 눈물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책을 읽다 이것이 삶의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는 삶에 불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들의 죽음으로 공양된 당신의 오늘, 찬란하시기를. 키르티무카.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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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9 07:39:55 *.124.233.1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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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원
2009.06.19 10:13:49 *.55.46.36
오늘 아침밥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김치와 밥, 국과 함께 오늘 하루를 빛나게 시작하기를 기원하면서...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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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6.19 10:49:14 *.204.150.138
한동안 완전 채식을 고수했던 제게 이 부분은 한줄기 충격이었습니다.
"살생한 음식은 섭취하지 않겠다'는 제 마음가짐에
혹여라도 제 자신은 다른 생명채의 먹이로 내놓지 않겠다는 방어막을 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의식의 깨어남>이 율법보다 중요함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네. 사부님. 오늘도 찬란한 하루를 보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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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9.06.19 10:50:30 *.255.159.220
내일 있을 하지장터때 먹을 열무비빔밥 준비하느라 밤을 새웠습니다.  50~60명이 함께 나누어 먹을 저녁식사 준비입니다.  오늘 아침 이 짧은 편지를 읽는데 무언가 뭉클, 눈물이 핑 도네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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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9 11:37:59 *.217.77.54
다른것의 죽음으로 공양받을 만큼 나는 위대한 존재인가요?
오늘도 찬란하게 살아갑니다.
다른 죽음이 헛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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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1 00:45:28 *.71.76.251
몇번씩 다시 와 머물게 됩니다. 사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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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09.06.21 06:05:47 *.129.81.189
구본형님은 참으로 잔인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시는군요..
다른 것들의 죽음으로 공양된 당신의 오늘이 찬란하기를 바란다니요?
그럼 만약에 내가 구본형님을 잡아먹고 찬란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때도 구본형님은 위와 같은 발언을 하시겠습니까?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그저 미화하고 꾸미고 개덧칠을 하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이 참으로 이기적인 모습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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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09.06.21 12:24:25 *.129.81.190
그것이 바로 인간이 돼지와 다를바 없는 존재라는 증거이지요.
그 소고기가 , 그 돼지고기가 어디서 와서 왜 나의 식탁에서 나의 입맛을 행복하게 해주는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알고싶지도 않고 그저 돼지나 개처럼 개걸스럽고 맛있게 먹으면 고맙고 행복하니까요.

박승오님에게 한가지 비밀(?)을 알려줄까요.
인간의 유전자가 해독되었다는 말은 들으셨죠?
그 인간의 유전자가 일반 동물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침팬치하고는 98.7%가 똑같다고 하고
애기장대라는 식물보다는 인간의 유전자가 적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지구상에서 다른 모든 동식물과 별반 차이가 없는 존재인데
단지 지능, 그 지능이 높다는 것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지능도 처음부터 인간이 갖추고 살아온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오랜 시간 동안 느리게 진화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달된 것이고요.
원시시대때에 이런 컴퓨터가 어디있었으며 , 자동차가 어디 있었으며, 민주주의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근본적으로 한 가족인 것입니다.
그런데 저녁식사로 소고기요리와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것은 같은 가족을 잡아먹었다는 끔찍한 일이죠.
그래서 이 세상은 끔찍한 지옥 그 자체이고
그래서 부처는 삶이 곧 고통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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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오
2009.06.21 11:57:05 *.148.95.177
저녁 찬으로 뭐 드셨는지요?
저는 어제 소고기를 갈아 넣은 완자전에, 푹 쪄낸 김치찜과 돼지고기 편육을 먹었습니다.  
'미안시럽게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아주아주 가끔 고마운 마음은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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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9.06.21 12:59:44 *.207.110.15

구본형 선생님께서 쓰신 글의 뜻은
'인간은 자신을 딛고 일어 설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말씀을 하신게 아닐까요?
어디까지가 나의 문제이고 어디까지가 사회의 문제인지...
해법은 보이지 않고 사회(국가)도 변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욕망과 성공 : 이것을 자신이 정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귀공명이 자신이 지향하는 바라면 그 길로 가면 됩니다.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살 수 있는 용기가 있고 그 길이 비주류의 길이어도 갈  자신이 있다면 그 길로 가는 것입니다.   정혜신 선생님의 글에서 인간이 독립해야 할 두가지 있는데, 첫째는 부모로부터 독립이고
둘째는, 사회로부터의 독립이라 합니다.  이 두가지가 순서대로 올 수도 있구요 순서에 상관없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정신적인 감옥에 일단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신이 짓고 환경에 영향을 받고 그것을 내면화시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를 많이 겪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좋든 나쁘든 내게 경험하고 받아들인 일체 모든것을 싸그리 베어버리고 묻은 후 다시 태어나야한다고 믿습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 말씀하고자 하신 뜻은 위와 같이 않을까 짐작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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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란
2009.06.25 11:13:51 *.178.211.219
다른 것들의 죽음으로 공양된 우리의 오늘이기에,,
그 죽음들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멍하니 오늘을 살지 말아야겠네요~~^^좋은 말씀 감사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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