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 : 자네는 왜 아버지의 집을 떠나왔나 ?

스티븐 : 불행을 찾아서지요.

이 대화는 제임스 조이스의 문제작 '율리시즈' 중 열 여섯번 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짧은 대화는 나이가 들어서도 가슴을 저미리만큼 나를 몰아세웁니다. 젊었을 때는 주최할 수 없었던 나의 젊음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는 이 젊은 에너지가 사라져 가는 두려움 때문에 그리고 이제 한창 때인 내 아이들 때문에 나는 이 대화를 잊을 수 없습니다.

모두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행복이란 직접 추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행복은 무언가를 열심히 추구할 때 생겨나는 부산물 같은 것입니다. 나는 좋은 책을 읽을 때 행복합니다. 좋은 글을 써 낼 때 행복합니다. 모자를 쓰고 꽃이 가득한 벌판을 걷는 푸르른 여행을 할 때 나는 행복합니다. 좋은 사람과 술을 마시며 문득 통하는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 행복합니다. 그러니까 행복은 무언가에 흠뻑 빠져들어 그 자체를 즐길 때 느껴지는 삶의 기쁨 같은 것이지 그 자체로 추구될 대상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불행을 두려워합니다. 어떤 일이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을 때, 재수없는 일이 연거푸 일어나는 불운에 빠질 때, 혹은 하고 싶은 일이 거부되고 무시될 때 불행합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할 때도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불행 역시 직접 추구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일이 정말 풀리지 않아 바닥에 덜썩 주저 앚고 싶을 때 느끼는 누구도 원치 않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우리를 찾아옵니다. 젊은 스티븐 디댈러스는 '나는 불행을 찾아 나섰지요' 라고 말함으로써 그 성패 여부와 관련 없이 스스로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누가 뭐래도 자신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 살아내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지요. 그의 마음 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 "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꺼야. 때때로 그게 뭔지 몰라도 좋아. 내 마음이 소리치면 따르는거야.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 지금, 내가 해야한다고 믿는 일을, 바로 그것이 필요할 때, 주저없이 달려드는 거야. 불행? 좀 불행해 지면 어때? "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실패가 불보듯 뻔한 일을 흥미롭게 바라보더니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불행해 질것 같아 말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젊음은 행복해질 권리와 함께 불행해질 권리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젊음은 어리석고 위험한 모험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어리석고 위험하기 때문에 젊음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현명함이 노인의 절제라면 어리석음이 젊음의 에너지입니다. 정말 문제는 젊어서 몸으로 살아 보지 못하고 미리 현명해지려는 무기력입니다.

삶은 피로 써야합니다. 그러니 언젠가 한숨을 쉬며 말하게 되더라도 직접 살아봐야 합니다. 불행이 축복이 되고 상처가 영광이 되려면 꼭 하나 기억해 두어야할 일이 있습니다.   '100% 최선을 다해 실패하라' 는 것입니다.   실패는 시시한 성공보다 10배는 더 소중합니다. 100% 최선을 다해 실패하면 그 실패는 완벽한 내 것이 됩니다. 100% 최선을 다하지 않은 실패는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집니다.  왜 실패했는지 확실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퍼팩트 실패만이 후회가 없습니다. 그 실패는 결코 불행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 실패는 지혜와 통찰이 됩니다.

당신의 ‘퍼팩트 실패’는 무엇인지요 ?  그 상처가 지금은 오히려 지혜와 통찰로 남은 바로 그  위대한 실패는 무엇이었는지요 ?

( * 이 질문에 길게 대답해 주세요. 댓글을 달아도 좋고 메일을 보내도 좋습니다. bhgoo@bhgoo.com )

* 매주 보내는 금요 편지는 '내 영혼을 키운 불멸의 명언들' 이라는 타이틀 아래 여러분과 내가 함께 쓰는 책으로 가닥을 잡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내 글과 여러분들의 대답이 사례를 이루어 한 꼭지를 구성하고 1 년 쯤 지나 50 꼭지가 모이면 책으로 '출간해 보고 싶습니다.

** 7월 20-22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진행 됩니다. 참가를 원하는 분들은 아래를 참고하여 지금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dream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