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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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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4일 06시 05분 등록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초등학교 동창이 제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동창이지만 실은 잘 모르는 제게 그는 속을 털어놓았습니다.

 

남들의 의견에 적절히 호흡하며 사는 것과,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회사에서 튀지 않고 남들 하는 대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드는 것도 지긋지긋합니다. 새로 나온 소주 맛이 어떻더라, 어느 술집을 가니 종업원이 예쁘더라 하는 식의 대화는 제게 늘 유치하고 의미 없게 느껴집니다. 행여 제가 무거운 이야기라도 꺼낼 때면 곧바로 구박이 날아옵니다. 기껏해야 사장 배 부르게 해 주는 일이라 생각하니 견디기가 힘듭니다. 내일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의 결단의 말 뒤에는 묘한 불안감이 섞여 있었습니다. 회사에 분노하는 듯 보였지만 실은 자신에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물었습니다.

“’신념이라 표현하셨는데, 지키고 싶은 그것이 무엇인가요?”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가 흥분했습니다.

맞아요! 그게 바로 문제였습니다. 무엇을 하기 싫은지는 알겠는데,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젠장, 그게 진짜 문제입니다.”

 

이것이 제가 나침반 프로그램을 통해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직장을 찾기 전에 방향을 먼저 찾아야 하며, 방향성을 구하지 않은 채 직장만 구하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방향성이란 핵심 가치, 욕망, 강점이라는 세 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진지하게 던짐으로써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banghyang.jpg
 

그는 제게 회사를 나오기 전에 100일 동안 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열 권의 책을 읽어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그 동안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좋은 책과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때로 직장이란 결국 사장의 꿈을 이루어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 공간에 나는 없고 그들로 대체된 인생이 나를 희롱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 때에는 행여 내가 그 공간을 허락해 주지는 않았던지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를 찾고 그것을 일에 녹여 낼 때, 비로소 직장은 남의 돈으로 내 꿈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창조적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소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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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8.11.24 10:44:24 *.105.212.77
우리가 최근에 만났을때조차 제대로 맛보지 못했던 승오의 나침반 프로그램의 진면목을 살짝 느끼게 해주는 글이구나. 우리 승오가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돕고 싶은지가 절절히 느껴져서 기분이 좋구나. 앞으로 많은 이들의 방향성을 찾아주는데 승오가 큰 기여를 하게될꺼야. 그때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미래가 아름답게 기대되는구나. 화이링이다.. 게다가 강미영님 첫 책을 홍보해주는 센스까지 멋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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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11.25 11:00:12 *.67.52.198
시골의사님의 블로그에 있는 글 입니다.

'경박단소, 키치의 시대, 원본이 사라진 포스트모던의 시대에, 진지함이란 새로운 형태의 소외일지도 모른다.'

글을 읽다 보니 이 글이 생각이 나서요.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살면서 알게된 것이 있다면 사회생활(직장생활) 할 때에는 연극을 좀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싫지만 그래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씁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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