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2년 2월 24일 09시 20분 등록

 

아가토클레스Agathokles는 그리스어로  '선한영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한다.  그는  기원전 4세기, 즉 알렉산더 대왕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인물로서 이태리 시칠리아에 있는 시라쿠사의 참주, 즉 독재자였다.  도자기공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신분은 비천했다. 당시 출신이 비천한 인물이 출세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길은 군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도 용병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후원자의 미망인과 결혼함으로써 부유한 시민의 자격을 얻게 되었다. 매우 정력적이었던 그는 용병 지도자로 뛰어났다. 매우 냉혹하고 잔인했으며, 정적의 공격에도 전혀 움추려들지 않는 야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기원 4세기 초에 시라쿠사에 용병부대를 지휘하여 일 만명의 시민들을 추방하거나 살해하여 악당으로서 악명을 얻게 되었지만 시라쿠사의 군주가 되었다. 그는 전쟁을 통해 카르타고를 압박하여 카르타고와 시칠리아를 양분하여 지배하게 되었다. 그는 유능한 군주로 살다가 병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토클레스에 대하여 자세히 연구한 인물이 바로 마키아벨리였다. 그는 '군주론'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원래 악당이었으며 독재자였던 아가토클레스가 어떻게 그리스와 카르타고의 지배에서 벗어나 시칠리아의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을까 ? 악당이 탁월한 군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 "

 

마키아벨리는 아카토클레스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잔혹함을 훌륭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필요상 한번은 잔혹함을 행사하지만 그 뒤 더 이상은 거기에 집착하지 않고, 가능하면 부하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다시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 잔혹한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행할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치르도록 하고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는다는 약속으로 민심을 수습한 다음 은혜를 베풀어 민심을 사로 잡아야한다.....요컨대 가해 행위는 한번이면 족하다. 짧은 시일 안에 끝내면 끝낼 수록 대중의 분노도 쉽게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은혜는 민중이 오래동안 음미할 수 있도록 조금씩 베풀어 주어야한다..... 왜냐하면 대중은 자신에게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했던 자로부터 오히려 은혜를 입게 되면 보통 때 은혜를 받는 것 보다 몇 배 더 감읍하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은 피렌체에서 메디치가가 축출되고, 외국의 군대가 침입하고, 사보나놀라라는 거짓 선지자가 5년 가까이 피렌체를 장악하고 있을 때, 대중의 속성을 뼈저리게 관찰해 본 인물이었다.  메디치가가 축출된 후 권력을 빼앗긴 피렌체의 귀족은 냉소주의자들로 변해 있었다.  대중들은 사보나롤라의 신비적 설교에 울음을 터트리는 울보였다. 그런가 하면 사정이 어려워진 피렌체 정부에 사채를 빌려주었다가 사보나롤라가 고리대금의 관행을 극렬하게 비난하자 이자는 커녕 원금을 떼이게 된 신흥 중산층은 분노로 치달리고 있었다.

 

대중이란 무엇인가 ? 울보 아니면 분노하는 자에 불과한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귀족이란 누구인가 ? 권력을 빼앗기고 냉소주의가 된 자들이다.  이것이 마키아벨리의 인식이었다. 그래서 평민 출신인 그는 아가토클레스같은 군주를 기다리고 있었고, 자신도 그 런 군주에 의해 발탁되고자 했다. (주*) 그러나 그는 누구에게도 부름을 받지 못했으며 쓸쓸히 만년을 마치고 말았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처럼 논란이 많은 책도 드물 것입니다. 인간의 속을 까뒤집어 논 위대한 책이기도 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쓴 책이지만 성공하지 못한 쓰레기 아첨물에 불과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군주를 위해 썼으나 군주를 위한 조언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매우 시사적입니다. '   군주론'은 그래서 거꾸로 읽어야 합니다. 다스리기 위해서 읽어야 하기 보다는 나를 다스리려는 자들의 속성을 평가하기 위해 읽을 때 훨씬 재미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어떻게 대중 속의 한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대중의 속성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거짓 선지자의 목소리에 감읍하여 울며 광란하는 지지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대하는 분노한 자로만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교사에 따라 이성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타인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군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생각하라는 것이고, 특별해 지라는 것입니다.

 

*주 : 그의 군주론의 실제 모델은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사생아 체사레 보르자 였다.   체사례는  알렉산데르 6세의 도움으로 로마냐공국을 세우고 한때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자신의 군사고문과 기술자로 채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버지 알렉산데르 6세가 죽은 후 , 급속히 몰락하여 투옥되기도 하다가 도주하였으나  결국 31살의 나이에 죄인으로 죽고 말았다.   스페인 북부 비아나 부근의 산타 마리아 성당에 유해가 묻혀있었으나  죄인을 성당에 묻을 수 없다는 반발에 무덤이 파헤쳐져 길가에 묻히는 비운을 겪었다.   마키아벨리와 마찬가지로 만년에 둘다 모두 불운했다.  

IP *.128.229.176

프로필 이미지
2012.02.24 14:10:27 *.23.70.101

백명의 수재가 모이면 하나의 얼간이가 된다.

덕망과 재능은 근본적으로 개인적인 특질이나 능력이지, 대중에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 카를 융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6 시한부 인생 프로젝트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07.31 5637
235 묵묵히 길을 가다 file [1] [13] 부지깽이 2011.11.11 5638
234 그라운드에서 만난 한국인의 마음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06.19 5658
233 웃음 [1] 최우성 2012.06.18 5663
232 헤르만 헤세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성 프란치스코를 사랑한 이유 승완 2014.07.01 5667
231 난 마치 웃는 듯 거칠게 호흡하고 있다 장재용 2020.11.03 5676
230 소유에서 존재로 문요한 2013.01.09 5690
229 그냥 [2]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05.09 5696
» 대중에 머물면 안되는 이유 [1] 부지깽이 2012.02.24 5702
227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 줄 수 있소 [1] 부지깽이 2012.09.21 5709
226 멋진 직업의 세 가지 요건 김용규 2012.07.04 5718
225 모험으로의 초대 (Call to adventure) [1]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05.23 5720
224 현재를 즐겨라? [1] 박승오 2008.08.11 5720
223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것일 수도 있다 [1]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05.29 5723
222 멀리 헤매야 알게 되나니 file 승완 2012.02.21 5724
221 그녀가 보내준 에너지 플러스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06.20 5729
220 약속의 무거움 [1] 김용규 2012.04.05 5733
219 당신은 관용적인 사람인가요? [1] 문요한 2011.04.06 5739
218 조언을 얻는 법 부지깽이 2010.10.22 5745
217 동시성,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file [1] 승완 2012.03.06 5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