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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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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4일 23시 22분 등록

4월 13일, 사부의 기일에 부쳐, 공유하고픈 문구를 모아 짧은 글을 씁니다. 

 


1. 나의 유일한 사부


내게 스승은 많지만 사부라고 부르는 사람이 한 사람 뿐이다. 사부를 알게 된 건 대학교 2학년 때 읽은 책 한 권 덕분이다. <사자같이 젊은 친구들>.  이 책을 보며 지금껏 내가 읽어왔던 책 가운데 나와 가장 가깝다고 여겼다. 왠지 저자가 나와 같은 부류가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고 이는 그의 다른 책을 찾아보면서 더욱 짙어졌다. 그의 책을 읽을수록 가슴이 뛰었다. 젊은 시절 만나는 사람 중 미래의 내 모습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가 내 미래의 모습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결국 참지못하고 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사부는 내게 여러 조언을 해줬는데, 자꾸만 갈팡질팡하는 스스로를 못마땅해하자 이런 말을 해주기도 했다.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마세요그건 자기 원칙을 가지기 위한 강화 과정이니까요흔들림 없이 철학이 만들어지지 않아요갈등을 겪고다시 생각하고깨달음을 얻고 매진하고또 시달리고그리고 다시 정신 차리고 하여 자신의 철학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2. 내 미래를 만난다는 것

 

몇 번 이메일을 주고 받고홈페이지에 들락거리며 그가 올려둔 글을 읽으며 더욱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그가 말하는 변화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변화란 본래의 나로 돌아가는 것그래 이거야말로 내가 찾던 변화다!

그와 함께 하고 싶은 열망이 커졌고,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 <연구원>을 뽑는다는 걸 알고 덜컥 지원했다. 20페이지의 개인사를 쓰느라 한 달을 낑낑댔지만, 어쨌든 2기 연구원이 되었다. 2006년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남해 바다를 등지고 사부는 2기 연구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라. 무슨 일을 하든 자신에 맞는 방식을 찾아내는 사람만이 차별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은 별들의 시대다. 자신을 재료로 신화를 만들어야 하는 작은 영웅들의 시대다. 소시민의 울타리에 갇히지 마라.“

 

사람들을 하고싶은대로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나를 두고 혀를 끌끌 찼지만 사부만은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었다. 누군가 나를 알아준다는 느낌이 그렇게 신날 수 없었다. 처음으로 내 본색을 드러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진정한 롤모델의 힘


어떻게 살아야 할까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마주할 때 두려움이 일 수밖에 없다그럴 땐 이미 그 길을 걸어간자기만의 답을 찾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그래서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진자 자기를 찾기 위해 영적인 지도자나 스승을 따르라고 말한다.

 

가슴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생긴대로 살아가야 한다. 타고난 자연스러움으로 나를 표현해야 한다.“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부를 닮고 싶었다새로운 차원의 삶을 보여주기 이들을 우리는 롤모델이라고 이야기한다.  진정한 롤모델은 내면의 깊은 열망을 끌어내 기어코 진정한 나를 만나도록 한다. ‘가장 젊은이다운 젊은이’, ‘바람의 보헤미안’, ‘꿈자루같은 나의 많은 수식어가 사부에게서 왔다. 내 생명은 부모님에게 받았지만 거기에 숨결을 불어넣은 건 사부였다. 사부를 만나고나서 나는 비로소 로 깨어날 수 있었다. 그는 말했다.

 

자기가 되어 살지 못한 사람은 다 못다한 삶을 산 것이다. 죽음이 찾아올 때 너무나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다.”

 

 

4. 네가 네 삶을 발견하고 살아라


사람들이 네 방식은 틀렸어라고 말할 때도 사부는 옳은 방식은 없다. 네가 네 삶을 발견하고 살아라고 말해주었다. 늘 고함질러 응원해주던 사부가, 홀로 세계를 여행하고 있을 때 홀연히 지구여행을 마쳤다. 내 생에서 가장 슬프고도 아팠던 시간이었다세계여행을 떠나기 전으로 기억한다. 여전히 미래를 고민하는 내게 사부는 이런 말을 주었다.

 

"내가 아닌 것을 버리는 게 곧 모험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된다. 버리지 못하면 얻을 수가 없다. 너는 미래의 안정을 버리고 하고 싶은 떨림을 찾아 나서지 않았느냐? 뻔한 미래로 가는 길에서 너는 차원이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운명적 선택에는 언제나 두려움, 흥분이 함께하기 마련. 불안은 오히려 변화를 예고하는 거란다. 모험이 없는 삶은 지루하다. 인생을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우는 일, 그보다 더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

 

 

5. 인생의 유일한 의무이자 성공


무술인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수련할 무공을 전수해주는 이를 사부라 부른다. 사부는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이해해준 첫 번째 사람이었고, 자신이 평생 쌓아올린 공력을 아낌없이 퍼주었던 사람이었다. 사부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젊은 시절 내가 살고픈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나중에 알았다. 나와 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꽃피우는지, 어떻게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변화의 불씨를 지피는지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행운을 누렸다.

 

어느덧 9년이 흘렀지만, 사부가 전해준 긍정의 따스함은 내 안에 살아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할 때도 그는 나를 믿어주었다. 내 안에도 빛나는 무엇이 있다는 걸 그는 굳게 믿어주었다. 존재를 알아봐주고, 그를 이해하고 긍정하는 힘.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나는 온몸으로 체험했다. 바로 그 힘이 나를 살게 했기 때문에. 이제 그가 전해준 빛을 품고 내 방식대로 필요한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한다. 그게 사부에게 받은 빚을 갚을 유일한 방법이기에.


나는 사부가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으로서, ‘나에게로 가는 특별한 여정을 보여준 것이 참 고맙다나대로 활짝 피어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것나 역시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의무이자 성공이라고 믿는다.

  

스스로 자신을 사로잡아라.

자신을 놀라운 존재로 인식하라.

자신에 대해 탐구하라.

세상을 살며 자신을 아름답게 다듬어 가는 것보다 큰 일은 없다.

자신이야말로 가장 크고 원대한 평생의 도전이다.

를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가라.

언젠가는 너의 꽃이 활짝 필 것이다.“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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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7 20:21:02 *.217.179.197

지난 주부터 시작한 선생님 9주기 추모 줌세미나를 듣고 있습니다. 어제 세미나 중 '노력하는 것은 매일 하는 것이다.' 라는 선생님 말씀을 어느 분이 다시 상기시켜주셨습니다. 마치 선생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것처럼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감히 '사부'라고 부를 자격도  없습니다만, 먼 발치서 존경하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살았습니다. 꿈벗 교육이 끝난 후 '블루모쓰'에서 와인으로 뒷풀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신 선생님과 생전에 와인 잔을 좀 더 기울이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았습니다.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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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8 18:08:05 *.169.227.25

저도 세 분의 스승이 있습니다.  자식처럼 저를  돌봐 주셨던 프랑스의 펜싱 사부님,  동양무술의 깊이와 철학과 기교를 동시에 가르쳐 주셨던 우슈 사부님,  마지막으로  세계를 무대로 전쟁같은 삶, 그  생존하기 위해 살았던 내 삶을 사랑하는 것들을 위한  꿈과 희망을 실천하는 행복한 삶으로  만들어 주신  가깝지만 어려웠던 구본형 사부님!   늘 그리워합니다. 

사부님은 혼자 꾸는 꿈을 함께 꾸게 하고 눈을 감고 꾸던 꿈을 눈을 뜨고 꾸게 해 주셨죠 !  

  나의 어깨를 토닥여 주시며  도란도란 말씀하시던 사부님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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