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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일 08시 15분 등록

 세상 사람들과 다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 흔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보면 늘 부러웠습니다. 다름은 원칙에서 나오고, 원칙은 질문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좋은 질문을 마음에 품는 것이 나다운 삶을 사는 비결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좋은 질문을 찾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고. 자신의 배움과 체험 속에서 이에 대한 나의 답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남이 쓴 답안지를 보고 따라 외우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연습하고 생각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그것은 그저 잘 정리된 지식에 불과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성찰과 배움의 계기도 필요합니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밖에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릴케는 이를 두고 우리들이 ‘질문을 품고 살면 언젠가 질문의 해답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새로운 제안을 맡을 때 늘 두렵습니다. 새로움 자체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어느 정도 완전히 파악된 판에서 대응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더 좋아합니다. 실패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늘 앎은 한정되어 있지만 무지는 끝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른다는 것은 제게 꽤 큰 두려움을 줍니다. 그러다 보면 위축되고, 자신의 결정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곤 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때 누군가 그 일을 아주 깔끔하게 해낸 것을 본다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들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뭘 맡게 되었을 때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거나, 어쩌면 제가 걱정이 많은 사람인 걸지도 모릅니다.


 ‘고민보단 Go’가 잘 안되는 제가 스스로 내린 처방은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자’입니다. 우선 누군가 걸어갔던 경험을 간접체험해보면서 제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중간 과정마다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 생각해봅니다. 선택에 따른 장단점을 추려보고 내게 적용할만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최대한 정보를 끌어모읍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면서 비교하고 개선해나갑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독서를 통해 나에게 울림을 주는 문구들을 모으고, 매일매일의 사건들이 주는 경험들을 성찰해서 개별성을 찾아보고,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신을 발견해갑니다.


 삶의 방향을 찾는 질문 자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창조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단한 마음에 화살처럼 박힌 좋은 질문들 몇 가지를 통해 우리는 방향성을 다시 세우고, 선택의 순간을 알아채고, 자신에게 더 맞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단, 우리는 질문을 통해서만 길을 찾습니다. 이를 잊어버리지 않고 마음속의 칠판에 잘 적어두어 늘 곁에 두는 것이 필요할 따름입니다.

IP *.143.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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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5 00:26:39 *.169.176.112

글을 읽다가 주역을 읽을 때의 기억이 남니다. 

'사람의 도리를 다한 연후에도 길을 모를 때 하늘에 물어 길을 밝힌다. 그것이 역이다. ' 라고 했던 것 같아요... 

'사람은 늘 진실을 알고 싶기 보다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곧 익숙한 방법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혼동한다는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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