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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6일 08시 02분 등록

새해가 밝았습니다. 작년 이맘때 저는 장래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10년 가까이했던 직장 생활을 돌이켜보며 무엇이 아쉬웠는지 짚어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회사는 어떻게 선택하면 좋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사업 매출의 절정을 찍고 10년간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신규 인원의 유입도 거의 없어 대부분의 시간 동안 막내였고, 회사가 갖고 있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재기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회사를 다니고 싶었습니다.


그런 시각에서 회사를 골라 이직하고 나서는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전 회사에서 동료들과 나눴던 동지애가 그리웠고 전반적으로 사람을 소모품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으로 대하는 문화가 좋았습니다. 이직한 곳은 아직 회사가 확장 중이라 많은 인재들이 사력을 다해 일하고 있는 곳으로 짬을 내서 인맥을 쌓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임무가 너무나 막중해서 이를 제대로 해내기도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이직은 회사 자체에 대한 저의 인식을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자기가 속한 회사에 불만이 없을 수 없으나 이를 이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이직한다고 한들 새로운 불만을 만나게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체험했습니다. 여기서 저의 질문은 '어느 회사에서 일할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로 확장되었습니다.


 얼마 전 제 인생 그래프를 그릴 일이 있었습니다. 10, 20, 30대에 이르기까지 저는 늘 시련을 만났고 그것을 극복해 내며 살아왔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극복의 기간은, 처음에는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으로 시작되었다가, 판단에서 비롯된 생각의 방향성 변화를 가져오고, 이윽고 그것을 나다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저는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극복할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었습니다.


이제 십 년간 미뤄두었던 질문을 맞닥뜨렸습니다.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안정감을 주면서도 사람을 갑갑하게 한다는 것을 애써 외면해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눈을 돌릴 수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착실하게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제 나름대로 성취감도 있었고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큼 기뻤던 기억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맘껏 파내려 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참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미뤄뒀던 책들을 완독하고, 두 번째 책을 내고, 독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애니와 게임들을 끝까지 즐기고, 직접 써보기도 하는 등 재미있고 돈 안되는 일들을 잔뜩 즐기고 싶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다보니, 새로운 삶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디서든 도움받을 수 있다면 최대한 활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같은 연구원 출신인 유재경 선배의 원더우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앞으로의 삶을 위한 나의 전환기를 다지고 싶다는 생각을 확고히 굳히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 주변은 참 도처에 전환을 꿈꾸는 선배와 동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빠가 남겨주신 큰 유산입니다.

 

 새해에는 새로운 날들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는 날들이 오길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새해에는 마음이 가벼운 나날들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IP *.143.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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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12:49:10 *.208.9.208

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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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15:44:16 *.134.201.21

제가 대학 다닐 때  요주의 인물이 된 저를  평소에 아껴 주시던 교수님이 해 주셨던 말이 생각납니다.

'거약한다고 해서 강한 것은 아니다. 견디어 내는 사람이 더 강하다.'

10년이라면 모두 견디어 낸 것 같군요, 무엇을 하던 그 정도의 인내심과 끈기라면 잘 하실 것 같습니다. 

 멋진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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