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어니언
  • 조회 수 56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3년 3월 30일 07시 33분 등록

예년보다 이른 개화로 세상은 이미 꽃으로 가득하고,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거리마다 꽃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고요했던 지난 3년과 대비되어 이번 봄은 좀 더 떠들썩하게 느껴집니다.


올 사월에 맞이하는 아빠의 10 주기도  좀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10주기 행사를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성대하게 준비 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승을 그리는 책이 두 권이나 나왔을 뿐 아니라, <익숙한 것과의 결별> 개정판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책과 이벤트 정보를 보고 오랜만에 연락 오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아마 이번 토요일 10주기 행사 때에는 오랜만에 찾아오는 반가운 분들도 많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소천 하셨던 2013년으로부터 벌써 10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느껴집니다. 

겉으로 보면 달라진 게 별로 없지만 많은 일을 겪으면서 ‘아빠가 계셨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아빠는 관계와 상황에서 더 좋은 대안을 갖고 계시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아빠가 계시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특히 기존의 직원 평균 연령대가 높던 직장에서 좀 더 젊은 회사로 이직하면서 아빠의 한 마디가 그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만년 막내보다는 중간급 구성원으로서 일이든 관계든 스스로 생각하고 리드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사안을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최근에는 꽤 가까워지고 공통점도 많은 동갑 파트장을 알게 되었는데 좀 더 친해질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일전에 아빠가 회사에서 싫어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면서 반대로 케미가 잘 맞는 동료를 만나면 더 잘해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생각이 나서 좀 더 다가가보기로 마음을 정한 일이 있었습니다. 

더 노력하지 않아도 원만한 관계였지만, 어쩐지 이 정도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는데 좀 더 친근한 사이가 된 것 같아 

큰 만족감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제 또래 중 아빠를 아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제 책을 선물하거나, 

직장 생활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거나, 신간을 얘기할 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예전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에게 아빠가 보내주셨던 편지를 공유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다니는 그 친구는 학교의 발표 과제를 본인이 원하는 만큼 해내지 못했고, 

무엇보다 다른 학생들 대비 자신이 못했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경쟁보다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아빠의 편지를 읽고, 

친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에게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직장에서, 학교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상황들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본형식 삶의 자세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차갑고 냉혹한 현실이지만 이곳을 살아내는 우리는 따뜻하기에, 

이 경쟁 사회를 살아내기 위해 우리에게는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과 실천 가능한 구체성을 겸비한 정신적 무장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도 사월이 오면 유독 아빠 생각을 많이 합니다. 

겨울바람이 가신 부드러운 바람, 생전에 아빠가 좋아하시던 봄꽃들, 그리고 매서워진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던 다정함이 어우러져 

사월이 아빠를 참 많이 떠올리게 하는 시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 어김없이 사월은 옵니다. 이것이 저를 키운 삶의 근본이라고, 제가 이 안에서 자라왔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조금 더 주변을 돌아보고 나 자신이 기꺼이 스스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일상을 빛나게 가꾸고 싶다고 다짐합니다. 

이런 마음을 안고 4월 1일에 뵙겠습니다.

IP *.143.230.4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16 [수요편지] 자기계발의 본질 [1] 불씨 2023.05.17 557
4215 하찮지만 하고 싶으니까 [2] 어니언 2022.08.25 558
4214 최선의 어른 [2] 어니언 2023.01.05 562
4213 화요편지 - 오늘도 덕질로 대동단결! [4] 종종 2022.06.07 563
4212 [수요편지] 채움 [3] 불씨 2023.07.18 563
4211 [수요편지] 가을, 그리고 마흔, 나를 사랑할 적기 [1] 불씨 2022.09.06 564
4210 [수요편지] 오!늘! [3] 불씨 2022.09.21 566
» 사월이 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니언 2023.03.30 565
4208 [수요편지] 노리스크 노리턴 [1] 불씨 2023.09.27 566
4207 신발 한짝 [1] 불씨 2022.05.25 567
4206 휴가를 맞이하여 [2] 어니언 2022.07.28 568
4205 화요편지 - 이토록 은밀하고 스펙타클한 [1] 종종 2022.09.13 568
4204 [수요편지] 진짜와 가짜 불씨 2023.01.10 570
4203 드디어 호그와트에 입학하라는 부엉이를 받았습니다. [1] 어니언 2023.02.23 570
4202 [변화경영연구소]#따로또같이 월요편지 114_이번 역은 쉼표 역입니다 [1] 습관의 완성 2022.07.03 572
4201 [수요편지] 당신이 지금 보는 색깔은 어떤 색인가요? [1] 불씨 2022.07.12 572
4200 [라이프충전소] 함께 사는 사람들 [1] 김글리 2022.05.06 573
4199 결심의 과정 [2] 어니언 2023.10.12 573
4198 [라이프충전소] 실패는 없었다 [3] 김글리 2022.11.25 574
4197 [수요편지] 깨달음은 궁극인가 과정인가 [1] 불씨 2022.12.21 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