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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4일 23시 49분 등록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22. 기쁨의 책읽기를 잃어버린 사회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만한 게 무엇일까? 이 시대 대한민국은 돈이나 건물을 물려줄 수 있는 부모를 능력 있고 성공한 부모로 삼는다. 그러나 돈과 건물을 물려주지 못하는 게 그리 슬퍼할만한 일이 결코 아니다. 


돈이나 건물은 자녀 인생을 망치기 딱 좋은 유산이다. 부모에게 돈과 집을 물려받았지만 인생 소중함이나 주변 사람 고마운 줄 모르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심심찮게 마주한다. 내면이 빈곤한 사람은 물질적 풍요로움이 오히려 독이 된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돈과 건물을 내세우며 인생을 소비와 무가치함으로 탕진한다. 돈과 건물의 노예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돈이나 건물이 없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책 읽는 습관은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독서야 말로 저렴하면서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법이다. 책 읽는 사람은 내면에서 향기가 돋는다. 책을 읽으며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와 철학을 다져간다. 책 읽기가 모든 문제의 해답은 될 수 없지만 모든 해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인 것은 분명하다. 


불행하게도 이 시대 한국인은 부모와 자녀 모두 책 읽는 재미를 잃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에 조사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 동안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성인이 10명 중 6명(59.9%)이며, 초·중·고생은 10명 중 9명(91.7%)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독서습관을 가르치지만, 성인이 되면 대다수 책과 멀어지고 있다. 이마저도 2015년 전에 비해 다소 줄어든 상태다.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이 책을 읽는 첫 번째 이유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23.7%)였다. '교양·상식 쌓기'(19.8%), '위로와 평안'(15.2%)이 그 다음 순위였다. 초·중·고생은 '새로운 지식과 정보'(28.8%), '책 읽기가 즐거워서'(16.7%), '교양·상식 쌓기'(14.1%) 순이었다. '독서의 계기'를 보면, 성인은 '스스로  읽고  싶어서'(36.7%), '자기계발을 위해서'(18.7%) 순이었고, 학생은 '학교 숙제나 독후감을 쓰기 위해'(28.1%), '스스로  읽고  싶어서'(25.6%) 순이었다. 


종합해 보면, 학생은 성인(학교)에게 강요된 독서를 하고 있고, 성인은 비록 자발적으로 책을 읽더라도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이 강했다. 목적 지향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은 특정한 목적이 생겼을 때만 책을 읽는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겠다는 목적이 없으면 책을 읽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누군가의 강요나 사회적 필요성 때문에 책을 찾는 시대이다. 책 읽는 기쁨을 잃어버린 시대이다. 흔히 학생들이 책을 멀리 하는 이유가 유튜브와 게임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틀린 말이다. 유튜브와 게임 때문이 아니라 책 읽는 기쁨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책 읽는 재미와 기쁨을 안다면 게임이나 유튜브를 즐기듯 독서도 즐길 것이다. 


기쁨의 책읽기를 잃어버린 시대는 기묘한 가치관이 세상을 지배한다. 자유롭게 책을 찾아 기쁘게 읽던 시기는 초등학생까지 허용되고, 중·고등학생으로 성장하면서 독서하는 재미와 기쁨을 잃어버린다. 독서를 통해 얻은 기쁨과 흥미 대신 필요성과 과제 수행력으로 대체되는 과정을 ‘정상적인 성장’이라고 부른다. 재미 때문에 책을 찾는 건 어린 아이에게만 허용되고 청소년이나 어른이 재미를 찾는 건 미성숙한 행동이라고 판단한다.  


기쁨의 책읽기를 잃어버린 사회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내면의 빈곤함을 대체할 수 있다고 속삭인다. 돈으로 스펙이라는 갑옷을 사서 입으면, 비록 철학과 가치관이 빈곤하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배움의 목적은 취업과 소득에 있으며, 사회가 이미 정해놓은 정답을 잘 찾아내는 게 학습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부모는 가르치고 자녀는 가르침을 받는 존재이며, 자녀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부모님 말씀을 잘 따라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이런 사회에서 남들이 찾아 놓은 정답만을 암기하며 성장한 이들은 십 수 년 학교를 다니며 준비를 했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마흔이 넘어 자신의 자녀를 대하면서 ‘자기 인생을 산다’는 뜻이 무엇인지 자녀에게 설명하거나 보여주지 못한다. 거꾸로 내면의 빈곤함을 자녀의 존재로 채운다. 자녀의 학업성적과 대학간판이 곧 부모의 정체성이라고 여긴다. 덕분에 스카이캐슬은 지배자로 자리매김한다. 


기쁨의 책읽기를 가족과 함께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가족 공동체는 구성원이 각자 자신의 길을 찾도록 서로 돕는 관계일 때 아름답다. 가족이 함께 인문고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자칫 상하 수직관계로 치달을 수 있는 가족 공동체를 함께 배우는 학습공동체로 정착시키는 탁월한 효과를 낳는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인문고전을 읽고 나누는 체험은 돈이나 건물보다 훨씬 소중하다. 


유형선 드림 (morningstar.y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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