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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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 내 마음의 디톡스
3주차 : 내 아픔의 뿌리를 찾아서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애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안녕 못 하셨다구요? 애써 잊고 살던 마음의 생채기들을 굳이 헤집어 내야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셨을 겁니다.
혹시 길을 가다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아프다는 생각보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몸은 채 살피지도 못한 채 서둘러 일어나 아무 일도 없는 척 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그런데 말이죠? 그런 상황이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벌어진다면요? 넘어진 것이 부끄러워 상처를 보살필 수 없는 시간들이 거듭된다면 그 상처는 어찌될까요?
만약에 내 아이가 그런 상태라면 엄마인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든 아이를 다독여 온 몸을 구석구석 살피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을까요? 언제 어떻게 넘어져 다쳤는지 세심히 물어보는 것도 빠질 수 없겠지요? 통증의 느낌이 어떤지도 알 수 있다면 더 좋을테구요.
물론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아픈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부터 잘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할 겁니다. 넘어지고 다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면 아이가 아픈 몸을 감추고 있을 리 없었을 테니까요. 그렇게 아프다는 티도 낼 수 없는 상처들은 곪고 곪아 서러움이 됩니다. 그렇게 방치된 환부는 2차, 3차 감염을 일으켜 점점 넓어지고 깊어져 급기야는 생명에 위해가 되기도 합니다. 몸만 그럴 리 있을까요? 아이만 그럴 리 있을까요?
그래서 마련한 것이 바로 ‘내 인생이 서러운 100가지 이유’를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머쓱해 망설이지만 누군가 용기를 내어 묵은 서러움을 발설하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도무지 막을 수 없을 정도의 기세로 각자의 서러움이 쏟아져 내립니다. 더 신기한 것은 그 다음부터입니다.
내 안에 품고 있을 때는 고통스럽기만 하던 서러움의 고름들이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공감과 위로의 세례를 받으며 중화되어 오물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비로소 자신의 존재라고 믿고 있던 상처와의 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치유를 위해 어디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음 같아서야 온 마음이 말끔해지도록 있는 힘을 다 쏟고 싶지만, 어디 그럴 수 있나요? 우리는 나 자신 말고도 돌봐야 할 아이들이 있는 엄마인걸요. 그래서 지혜가 필요합니다. 유난히 북 받혀 울고 있는 내 안의 그녀부터 돌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냐구요?
자신에게서 쏟아져 나온 서러움들을 출력해 마치 남의 이야기를 대하듯 찬찬히 읽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유난히 마음에 끌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녀부터 시작하면 틀림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잘 못 짚으면 어떻게 하냐구요?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는 어차피 우리 안의 모든 그녀들의 이야기를 다 듣게 되어있거든요. 그러니 순서가 조금 뒤바뀐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저도 망설였습니다.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고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는데 한가하게 내면의 상처 따위를 돌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괜한 낭비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 시간에 한번 더 아이를 안아주고, 집청소라도 하는 게 낫지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오히려 망설임으로 머뭇거리며 보낸 시간이 진짜 낭비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아픈 아이를 보살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요? 엄마 안의 아이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자신 안에서 가장 서럽게 울고 있는 그녀를 알아보고 보듬어가는 엄마들의 이야기(http://www.podbbang.com/ch/11670)를 들으며 용기를 내어 내 안의 그녀와의 만남을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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