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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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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8일 21시 39분 등록
 서양철학자 한명이 우연히 고대 로마의 폐허속에서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신의 조각을 발견했다. 이 철학자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지식을 꿰뚫고 있었지만 이 신만은 너무 낯설었다. 그래서 그는 신상에게 물었다.

"존경하는 신께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당신은 왜 하나의 머리에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까?"

두개의 얼굴을 가진 신이 대답했다.

"이래야만 하나의 얼굴로는 과거를 돌아보며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다른 하나의 얼굴로는 미래를 바라보며 사람들에게 동경심을 줄 수 있지"

철학자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현재는 보지 않는 거죠?"

"현재?"

신상은 당황했다. 철학자가 또 물었다.

"과거는 지나가 버린 현재이고, 현재가 계속되면 그것이 미래가 되는 건데, 당신은 왜 현재를 등한시하는 거죠? 미래를 잘 꿰뚫어보면 나중에 당연히 그 미래가 과거가 되어 있을 테니까, 당연히 손바닥 뒤집듯 쉽게 과거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신상은 이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울어버렸다. 원래 그 신이 '현재'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로마가 적에게 함락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신은 폐허 속에 버려진 것이었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은 채, 현재에 충실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왜 사냐고 물어보면 여러가지 대답이 돌아옵니다.

체념형은 "죽지 못해 살아"라고 말합니다.

뜬구름형은  "행복해지기 위해 살지"라고 말합니다. 
"행복한게 뭔데요?"라고 재차 물어보면 침묵이 되돌아옵니다.

개미형은 미래를 바라봅니다. 
"언젠가는 보란 듯이 잘 살기 위해서 억척같이 사는 거지"

책임전가형도 있습니다.
"자식 때문에 사는 거여"

얼핏 체념형과 구분되지 않는 붓다형 답변도 있습니다.
"살아도 산 게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게 아니라네"

의외로 '무늬만 현존형'이 많습니다. 
"똥 싸는 소리하고 있네. 그런 걸 왜 물어봐. 그냥 사는거지"

많은 사람들이 "잘 살기 위해" 산다고 말합니다.
그럼 지금은 잘 살고 있는 거냐고 되물어보면 "글쎄..."라는 석연치 않은 대답이 되돌아옵니다.
"예전엔 좋았는데..."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잘 사는 삶은 지금이 아닌 미래에 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또한 과거로부터 가르침과 교훈을 얻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비루한 현재의 이유를 과거에 전가시키곤 합니다.

이런 행태는 살기 위해 사는 것에 불과합니다.  '잘' 살기 위해 삽니다. 회사를 가서 일을 '잘' 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잡니다. 잠을 '잘' 자고 건강하기 위해 운동하고 좋은 것을 먹습니다. 그리고 다시 좋은 것을 먹고 휴식을 '잘' 취할 수 있는 보금자리와 일상생활을 위해 다시 회사를 갑니다.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삽니다. 현재는 수단에 그칠 뿐입니다. 지금이 아닌 미래의 목적을 위해 현재를 단순히 소모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걸까요? 

인생의 말미에 폐허속에 버려진 무수한 로마의 신상들이 외칩니다. 귀 기울여 들어보시죠.

카르페 디엠!!




IP *.114.255.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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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9 21:58:36 *.169.227.25

성실과 끈기가 없다면 현재에 충실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성실과 끈기는 분명한  자기 철학이나 주체성이 존재할 때 가능한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훈련과 한계 같은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성실과 끈기로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오늘에 충실하는 것 바로 '까르페 디엠' 인데 그게 말 같이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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