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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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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9일 09시 55분 등록

이제 잘 구성된 기획 안으로 첫 문장을 토해내었다면 그 다음은 내 안에서 올라오는 글들을 마치 받아쓰기하듯 진도를 뽑을 것만 같습니다. 그만큼 내 안에는 이미 글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집필을 시작하여 풀 타임으로 책을 쓴다면 하루 8시간씩 짧게는 두 달에서 석 달 가까이, 회사를 다니며 작업한다면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문제는 하루 8시간동안 저자의 머리 속은 터져 나오는 글들을 받아 문단과 문단 사이의 균형이 맞는지, 단어 하나 이야기 톤은 내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는지 좌우, 위 아래를 살피며 글을 써 내려가느라 머리 속은 글들이 촘촘히 오가며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때로 글이 막히면 밥을 먹으면서도 글 생각을 하느라 체하기도 하고 함께 밥 먹는 이의 이야기가 귀에 들리지 않기도 합니다. 작가들이 흔히 말하는 글 감옥, 글쓰기는 화두다 등의 표현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왼 종일 글과 씨름을 하고 태양도 기운이 빠진 듯한 저녁 무렵이 되면 그야말로 진이 다 빠지고 녹초가 되어 머리 속은 띵하고 몸은 뻐근합니다. 이게 제3자가 볼 때, 컴퓨터 앞에서 놀며 일하는 듯한 책 쓰기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바로 하루의 책 쓰기가 끝난 저녁 무렵입니다. 머리 속은 띵하고, 몸은 기진맥진해 있지만 그렇다고 아직 잠자리에 들기는 너무 이른 초저녁. 좋아서 하는 일인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스트레스가 스며든 것 같은 생각에 뭔가를 해서라도 내 안의 정체 모를 힘듬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여러분들 같으면 이런 저녁 즈음 무엇을 하실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제안은 가벼운 산책 정도를 빼고는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입니다.

 

저는 책 읽기가 취미이자 일임에도 이 때는 머리 속이 열심히 글들을 뽑아내는 중이라 더는 머리 속에 그 어떤 책들도 인풋이 안 됩니다. 자칫 새로운 지식을 넣으려다 나오려는 글들과 엉키게 되기에 독서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과격하게 게임이나 기타 액션이 큰 영화를 볼 경우, 머리 속 생각들이 깨져버릴 염려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다음이 궁금해지는 드라마는 더욱 금물입니다). 술을 드시겠다고요? 한 두 잔에서 그칠 자신이 있으시면 그리 하셔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 날 작업을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이상 자제하실 것을 권합니다. 

 

그저 좀 걸으시고, 따듯한 물에 반신욕이라도 하신 뒤 가능한 일찍 잠자리에 드시기 바랍니다. 그런 후, 다시 몸과 마음 에너지 만땅 충전해서 새벽 일찍 일어나 또다시 나와의 전투를 이어가는 겁니다. 왼 종일 초절정 집중한 머리나 몸에 무언가를 더 이상 과격하게 하려 드시면 그 당시는 좋을 것 같지만 절대적으로 그 다음날 집필에 영향을 끼칩니다. 활 시위를 한껏 당겼으니, 저녁 무렵에는 다시금 느슨하게 풀어주고 여백을 주어야 합니다.

 

하루 안에 자신과 밀고, 당기를 하며 그런 하루들이 차곡차곡 쌓여 나갈 때 비로소 글들이 문장이 되고, 문장이 챕터가 되어 하나의 책으로 서서히 만들어져 갑니다.

 

저자들도 사람인지라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해도 몸이 찌부둥하면 단 한 줄도 쓰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신적으로 조금만 신경 쓰이는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머리 속 글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맙니다  (더군다나 내가 이 책을 쓴다고 해서 딱히 출판사에서 받아줄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태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 만큼, 책 쓰기를 하는 동안에는 초절정 집중- 풀어주기- 집중- 풀어주기를 반복하며 하루 하루 글들을 앞으로 밀고 나가야 하고, 여기에는 정신력과 체력 모두 뒷받침이 되어야 끝까지 완주할 수 있습니다. 책을 쓰면서 세상에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존재가 바로 다름아닌 내 자신임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나 자신과의 밀당. 쉬울 줄 알았는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면 겨울은 책 쓰기에 좋은 계절인 것 같습니다. 혹 오래 기간 계획만 하고 아직 실행하지 못하셨다면 한번 첫 걸음을 내디뎌 보시는 것이 어떠실런지요. 이제 진짜 11월이 가고 바야흐로 겨울을 알리는 12월이 시작되려 합니다. 아무쪼록 편한 주말되시고 겨울의 첫 주도 아자 홧팅하시기 바랍니다!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s://blog.naver.com/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www.Personalculture.co.kr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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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이자 정신과의사인 문요한 작가의 신작 『이제 몸을 챙깁니다』 출간 소식입니다. 20여년 동안 효율과 결과를 좇아 ‘생각 중독자’로 살아오던 어느 날 몸의 이상 신호를 느낀 후 스스로 안식년을 갖고 오감을 깨우는 긴 여행을 떠났고몸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삶이 달라짐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움직임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위한 ‘몸의 심리학’을 통해 몸에 활력을 주고 온전하게 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7919

 

2. [모집아티스트웨이 4차 쿠바여행 16 (2020.2.1-2.16) 참여 안내

아티스트웨이(대표연구원 4기 로이스) 쿠바 여행은 이번 이후 당분간 진행되지 않습니다. 쿠바를 맘에 품고 오래 기다린 당신이라면, 이 여행은 당신을 위한 여행입니다. 쿠바가 더 개방되기 전, 아티스트웨이와 함께 할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잠자던 감성이 돌아오고 영혼의 춤이 되살아납니다. ‘쿠바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쿠바 한 나라를 구석구석 깊이있게 경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입니다. 11 30일까지 등록하면 혜택이 있습니다. 자세한 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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