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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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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0일 10시 15분 등록

이제 곧 2021년이 가고 새해가 옵니다. 작년에 이어 코로나의 영향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는 한 해였음에도 일 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더군요. 저의 경우는 이직, 이사 등 굵직한 일이 있었고, 작년 이맘때쯤부터 마음 편지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작성했던 내용을 죽 돌아보니, 그중에서 여러 번 친구 사귀기에 대해 쓴 적이 있었습니다.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향이었다가 몇몇 계기로 친화력을 개발하고,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었던 경험을 얻었습니다. 이런 기억들은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저에게 큰 용기를 줍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들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아지고, 즐거움이나 어려움도 함께 나눌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저 자신이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오랫동안 저는 협력이나 우정이란 것이 상황에 따라 굉장히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이를 위한 친화력을 발휘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등에서 어떤 상황보다 우선시되는 우정이란픽션의 범위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친화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보다 오히려, 제가 너무 강한 친화력을 발휘해서 오지랖 부리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까를 주로 염려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제동장치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책을 최근에 읽었습니다. 진화인류학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가 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자연의 법칙이라고 생각해왔던 적자생존이 사실은 잘못된 개념이었다고 밝힙니다. (다윈 본인은 오히려 생존투쟁에서 최후로 살아남는 자가 되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다윈 이후의 생물학자들이 자연을 피도 눈물도 없는 삭막한 곳으로 묘사해왔던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들이 말하는 생존의 필수 요소는 친화력으로, 이는 나와 다른 상대방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책에서 저자는, ‘친화력을 극대화시킨 종이 우리들 호모 사피엔스이며, 타인과 마음을 소통하면서, 감정반응을 조절하고 자기통제력을 갖추며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해왔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밟았던 교육과정에서는 친화력에 대한 척도가 대단히 주관적이었고, 친화력만 좋아서는 성취도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친화력이 호모 사피엔스의 강점 중 하나라는 점이 매우 새롭게 느껴졌고, 단순한 선택 사항이 아니라생존을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활발하게 친화력을 발휘하는 내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친화력의 좋은 점을 진화적 관점에서 뒷받침해 주는 책을 만나 즐거운 연말이었습니다.


2022년에는 지금까지의 인연을 소중히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더 많은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바랍니다

IP *.143.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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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0 14:34:27 *.217.226.7

오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정말 오랜만에 본 자연과학 책이라 후다다닥 즐겁게 읽었는데, 이렇게 동지를 만나서 기뻐용! 한 해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우리 꼭 같이 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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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0 15:52:19 *.134.201.21

사실 문장이 늘 다정다감하게 느껴져요 !  오누이간의 이야기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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