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글리
  • 조회 수 1171
  • 댓글 수 6
  • 추천 수 0
2022년 1월 14일 08시 00분 등록

볼링에서 5번핀은 킹핀이라고 합니다. 스트라이크를 위해 노리는 핀으로 1번핀 뒤, 정중앙에 있는 핀입니다. 5번핀을 건드리면 다른 모든 핀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킹핀은 원래 벌목공들이 쓰던 용어라는 거 아시나요? 


아마존의 벌목공들은 나무를 베면 강에 띄워 하류로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강폭이 좁아지거나, 소용돌이치는 곳에서 나무가 뒤엉키는 경우가 생깁니다. 통나무가 서로 뒤엉켜 아예 움직이지 않는 병목현상이 발생하죠.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하나하나 다 풀어내야 할까요? 노련한 벌목공들은 이렇게 합니다. 그들은 뒤엉킨 수많은 통나무를 관찰하며 그중에서 원인이 되는 딱 하나의 나무를 골라냅니다. 그리고 그 나무를 큰 망치로 세게 탁탁, 쳐줍니다. 그러면 뒤엉킨 나머지 나무들이 스르르 풀려버립니다.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의 핵심이 되는 그 통나무를 벌목공들은 킹핀 kingpin’이라 부릅니다. 아무리 복잡해보이는 상황이라도 킹핀을 찾아내 그를 해결하면 나머지 문제가 모두 풀려나가게 돼죠. 


이게 우리 삶에도 적용됩니다. 새해가 되어서 이번엔 다르게 살아봐야지, 결심하신 분들, 꽤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변화는 어떻게 해야 오는 걸까요? 대체로 변화는 일상을 바꿀 때 오고, 그 일상이란 건 우리의 습관으로 채워지죠. 그렇다면 습관을 모조리 바꾸면 변화를 만들 수 있겠지요? 담배도 끊고, 운동도 하고, 살도 빼고, 어학공부도 하고, 올해는 글도 좀 써보고, 술은 덜 마시고, 식습관도 바꿔야... 그런데 어후,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이쯤되는 게 변화라는 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래, 삶을 바꾸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사실 이전의 삶도 뭐 그리 나쁘진 않았잖아.’ 슬그머니 주저앉습니다. 이 이야기가 친숙하게 들리신다면, 다음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세요.

 

일상은 수많은 습관들로 이뤄집니다. 이 습관들 가운데 핵심습관이란 게 있습니다. 마치 위의 킹핀처럼, 이 핵심습관을 하나 바꾸면 다른 습관이 연속적으로 도미노 무너지듯 바뀌어갑니다. 이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많은 경우 '운동습관'이 핵심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습관의 힘은 그 습관 하나가 광범위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단초가 된다는 겁니다. 찰스 두히그가 쓴 <습관의 힘>을 보면 이에 관한 아주 좋은 사례가 나옵니다.

 

리자 앨런’이라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는 16살에 술과 담배를 시작해 20대 중반에 1만 달러 빚이 있었습니다. 평생 비만에 시달렸으며 어디에서도 1년 이상 일하지 못하고 결혼생활에도 실패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삶이 180도로 바뀝니다. 술과 담배를 끊고,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만들었으며 새로운 직장을 구해 3년 이상 일하며 저축도 하게 되죠. 습관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궁금했습니다. 대체 그녀의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어떻게 그녀는 모든 걸 바꿀 수 있었을까


그녀는 이 모든 시작은 이집트 카이로 여행에서 비롯됐다고 말합니다. 결혼에도 실패하며 자포자기한 심정이 됐을 때, 문득 마지막으로 피라미드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녀는 신용카드 마지막 남은 한도를 모두 긁어 이집트로 떠납니다.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사막을 보며 문득 생각하게 되죠. 여길 걸어서 지나고 싶다’. 그녀는 그를 목표로 삼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직후, 담배를 끊고 조깅을 시작합니다. 사막을 건너려면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한거죠. 운동을 시작하면서 식습관과 수면습관이 자연스레 바뀌게 됩니다. 체력이 길러지자 마음가짐이 바뀌기 시작하고, 중도에 포기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직장을 얻어 새로이 일을 시작했고, 다른 남자를 만나 약혼까지 합니다

 

학자들은 그녀가 진정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건, 카이로 여행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녀가 하나의 습관(흡연)을 바꾸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이었죠. 핵심습관 하나를 바꾸자,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습관들이 하나씩 만들어집니다. 습관이 바뀌면서 그녀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이걸 두고 '작은 승리'라고 표현합니다. 하나의 도미노가 쓰러지면서 다른 도미노가 하나씩 하나씩 무너지는 것처럼, 작은 승리 하나가 다른 승리를 연쇄적으로 일으킵니다.  


저도 작년에 여러 습관을 바꾼 경험이 있어서 위 이야기가 더욱 와닿더군요. 2년전 책을 집필하다 크게 건강을 상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간간이 하던 아침산책을 습관삼아 매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습관이 들면서 하루 1만보 걷기가 시작됐고, 몸이 가뿐해지자 식습관도 개선했습니다. 더 개운함을 느끼려고 수면습관도 조절하고,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게 됐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체력이 좋아졌고 정서가 안정되더군요. 이런 작은 승리를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건, 내 삶을 내 뜻대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오늘 하루를 바꾸면 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바꾸는 일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을 딱 하나 골라 거기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그 습관은 하루 10분 산책일 수도 있고, 아침을 먹는 습관일 수도 있고, 하루 5분 명상일 수도 있습니다. 사소하지만 내가 바라는 행동이 습관이 되는 순간, 일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에게 작은 승리를 안겨줄 핵심습관은 무엇인가요

IP *.181.106.109

프로필 이미지
2022.01.16 18:00:44 *.169.227.25

레인메이커가 왜 생각났을까 요 !  갑자기...

프로필 이미지
2022.01.18 15:46:08 *.6.230.65

레인메이커는 뭔가요?

프로필 이미지
2022.01.18 18:28:38 *.235.48.160
비를 내리게 하는 인디언 주술사, 한계상황을 극복하는 특별한 힘을 지닌 의미로 받아들였었어요.
''네가 선택한 그 어떠한 길이라도 '그 길에 마음을 담았느냐?' 이 단 하나의 질문에 '네!' 라고 답할 수있다면 충분하다.''
전 그렇게 삶과 운명의 타래를 푸는 킹핀같은 주술사(레인 메이커)의 말을 떠올렸어요 !
프로필 이미지
2022.01.19 12:01:47 *.181.106.109

아...레인메이커, 말씀듣고 나니 생각나네요. 비를 내리게 하는 인디언의 주술사....

삶과 운명의 얽힌 타래를 푼다는 표현이 멋지군요.

프로필 이미지
2022.01.17 19:43:29 *.217.179.197

항상 주옥 같은 글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2.01.18 15:46:23 *.6.230.65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6 [화요편지]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6] 아난다 2021.12.21 1093
375 혁신에 속고, 열정에 울고 [4] 장재용 2021.12.21 996
374 크리스마스의 행복 [2] 어니언 2021.12.23 1117
373 [용기충전소] 운을 불러오는 법 [2] 김글리 2021.12.24 1050
372 [월요편지 87] 내가 슬플 때 마다 꺼내 먹는 약 [1] 습관의 완성 2021.12.27 1418
371 [화요편지] 나에게로 '돌아오는' 여행 [5] 아난다 2021.12.28 1166
370 마지막 편지 [15] 장재용 2021.12.28 1429
369 생존을 위한 친화력 [2] 어니언 2021.12.30 1045
368 [용기충전소] 2021년을 함께 돌아보다 [5] 김글리 2021.12.31 1095
367 [월요편지 88] 4배수 법칙 [2] 습관의 완성 2022.01.03 1473
366 화요편지 - 종종의 종종덕질 [8] 어니언 2022.01.04 1287
365 [수요편지] 깨어남에 대해 [3] 김글리 2022.01.05 784
364 전환기가 다가온다 [2] 어니언 2022.01.06 812
363 [라이프충전소] 그냥 서툴게 시작해버려요 [2] 김글리 2022.01.07 864
362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2030년의 어느 날, 나의 하루 알로하 2022.01.09 949
361 [월요편지 89] 자녀 습관에 관한 부모의 흔한 착각 [1] 습관의 완성 2022.01.09 827
360 화요편지 - 종종의 종종덕질 "무취미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 [2] 종종 2022.01.11 806
359 [수요편지] 내려갈 때 보았네 [1] 불씨 2022.01.11 790
358 시련의 빛과 그림자 [1] 어니언 2022.01.13 656
» [라이프충전소] 하나가 바뀌면 모든 게 바뀔 수 있다 [6] 김글리 2022.01.14 1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