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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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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7일 08시 03분 등록

나는 등반을 스포츠로 대할 수가 없다. 내게 있어, 등반은 모험이며, 때로는 영적(靈的)인 것이라고 느낀다. 산을 향한 나의 외경(畏敬)과 윤리가 등반을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매김 하는 소위 "숫자적인 성공"의 즐김을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등반 역사에 남거나 유명하게 되지는 못할지 모르나, 등반을 통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

-클라이머, 죠니 블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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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출간한 책이 예상을 넘어 베스트 도서 목록에 오르내립니다. 덕분에 여기저기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도서판매 순위가 마치 나의 순위라도 되듯 괜히 우쭐거려집니다. 몇 부가 팔려나갔는지가 늘 궁금하고 내친김에 더 순위가 오르기를 갈망합니다. 그런 나를 바라봅니다. 숫자적인 성공이 주는 달콤함과 초조함에 흥건히 젖어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찰나의 스폿라이트가 꺼지고 나면 이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등반가인 죠니 블리츠는 이렇게 묻습니다. “등반은 모험입니까? 스포츠입니까?” 그는 모험이라고 합니다. 그가 모험이라는 표현을 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외부경쟁보다 자기도전과 내적만족이 중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이야기한 마지막 문장이 무언가 떠 있는 것 같은 나를 땅위에 다시 내려놓게 합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

지난 시절을 돌아봅니다.‘인생 뭐 있다!’라고 결심했던 3년전에서부터 오늘까지 시간들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일과 가정과 미래의 준비를 모두 신경쓰느라 몸은 고되었지만 마음만은 풍족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꽃이 만발한 봄밤에 책을 보기 위해 남산도서관을 오르내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만족이란 감정을 되찾았고 내가 자랑스러웠던 시절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나는 이미 내가 원하는 것을 얻었습니다.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고, 부끄럽지 않는 책을 썼고, 나의 책이 누군가의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서기도 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기쁩니다. 나머지는 덤인 셈입니다.

- 2007. 3. 27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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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07.03.30 20:21:28 *.255.151.237
편지를 받으면 어떤 날은 눈여겨 읽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이 편지는 마음에 남았습니다. 문요한님이 살짝이라도 보였으니까요.. 아직 책 안 읽었는데 이제 읽어봐야지 마음 먹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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