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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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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4일 07시 27분 등록

생활습관 중 지금 꼭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은

고정적인 투자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대와 같은 양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이다.

그리고 이 시간에 할 일 하나를 정해야 한다.

어렵게 시간을 확보해놓고, 정작 그 시간에 딴짓하면 안 된다.

또한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섞어도 안 된다.

즉 오늘은 회사일, 어제는 독서, 내일은 자격증 공부,

이런 식으로 섞지 마라.

하나를 정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한다.

이것은 근육을 키우는 메커니즘과 다를 게 없다.

집중하라.

습관이 되게 하라.

습관이 되면 의지력이 필요 없어진다.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하게 되면 그 분야의 물리를 터득하게 되는데,

그런 마치 눈꺼풀이 하나 벗겨지면서

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는 것과 같다.

차원이 달라지면서 뭘 알게 된 것이다.

이보다 훌륭한 보상은 없다.

<구본형의 필살기> 중에서

주 오래 '시간통장'이라는 이름의 가정경영일지를 써왔습니다.

가정 경영일지라고 폼나는 이름을 붙였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요즘하듯 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그 영역에 해당하는 하루를 간단하게 복기하는 것이 활동의 전부니까요.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그 활동에 소요되는 실제 시간의 양을

꼼꼼히 기록했다는 정도일 겁니다.

'시간통장'이라는 이름은 바로 그 시간들을 모아가는 통장이라는 의미입니다.

처음 '시간통장'을 디자인하던 당시 저는

'1인 지식기업가'로 자립하고 싶은 꿈을 품고 있었습니다.

1초라도 빨리 꿈을 이루고 싶던 저는 그럴 수 있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속상하게도 어디에가도 한결같이

전문성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최소시간에 대해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소위 '1만시간의 법칙'.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절대 시간의 축적없이 '전문성'이라는 것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겁니다.

바로 계산기를 두드려봤더니

10년간 주말이랑 빨간 날 빼고(52*5-10) 하루 네시간씩

꼬박 투자해야 나오는 시간(250*4*10)이더라구요.

그리 급하다면서 왜 주말 뿐만 아니라 휴일까지 다 챙겨 쉬고,

평일에도 딱 4시간만 쓰느냐구요?

저는 천직을 만들어가는 훈련 이외에도 엄마로서의 열망도 소홀히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큰아이가 다섯살, 작은 아이가 한 살이니

적어도 10년간은 휴일과 평일중 4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아이들에게 최우선순위를 배당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야 어디서 뭘 해도 후회없을 것 같았거든요.

10년, 말이 10년이지. 10년이란 세월이 과연 지나가 주기는 할까?

숨이 절로 나왔지만 도리가 없었습니다.

방법이 그것 하나라면 가는 수 밖에요.

문제는 수시로 올라오는 조바심이었습니다.

좌절과 실망을 미리 땡겨하는 습관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래서 저와 약속을 했습니다.

마치 적금을 붓듯 시간을 부어나가보자.

통장에 찍힌 숫자들에서 위로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던 겁니다.

만기가 되기 전에는 조바심도, 좌절도, 실망도 보류하고

그저 오늘분의 시간을 성실히 쌓아나가는데만 집중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평일 4시간, 일주일에 20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5살 1살 남매를 기르는 엄마에게 혼자만의 시간 4시간이라니요.

5살 아들이야 어린이집에라도 간다지만

젖먹이 둘째는 엄마에게 맘 놓고 화장실 갈 짬마저 인색한 날이 대부분이었는걸요.

어쩌다 시간이 나도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다 보내기가 일쑤였구요.

이대로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집안일들에 쓰는 시간만이라도 최소화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삶의 질에 직결되는 살림을 무작정 방치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 일상을 이루고 있는 디테일들을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군더더기를 다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겨둔 뒤

그 영역들에 정성을 기울여보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남은 것은 몸, 돈, 공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아직은 서툴기만 했으니 욕심을 다스리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각 영역에서도 핵심의 핵심만 추려내서 그것만이라도 제대로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천직수련과 함께 최우선순위를 배정했던 육아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열망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지만

현실에서 30분을 집중해서 놀아주기가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였던 거죠.

육아 역시 아이의 성장단계를 고려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이라도

매일매일 꾸준히 시간을 쌓아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큰 아이 눈높이 놀이 20분, 작은 아이 집중 관찰 15분 이런 식으로.

각 영역에 소요되는 시간들을 꼼꼼히 기록한 것은

가장 중요한 각 영역의 핵심을 클리어 한 뒤에는

맘편히 내가 원하는 그 것에 푹 빠져도 된다는 자기주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리 염원하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믿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통장'과 함께 하루를 열고 닫는 시간이 쌓여갔습니다.

IP *.70.3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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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09:04:03 *.56.129.65

처음 댓글을 답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주에 나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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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07:04:39 *.70.30.151

 네~~오늘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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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17:17:29 *.244.220.254
'시간통장'이라는 이름의 가정경영 일지를 쓴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시다 생각합니다. 누구나 세상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라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며 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시간 관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오래전 구해 두고는 책꽂이에 그대로 두었던 책을 지난 주말 드디어 읽었습니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인데요. 시간을 도덕적, 윤리적 가치로 여기며 일생을 철저히 관리했던 러시아 과학자 이야기입니다. 재미라는 면에서는 그렇게 크다 할 수 없지만 시간에 관한 수준 높은 영감과 통찰을 주는 내용이라 감히 추천드립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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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07:05:18 *.70.30.151

깊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책도 귀하게 읽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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