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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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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7일 00시 01분 등록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인연처럼…

영화 판에서 쓰는 말 중에 시퀀스(Sequence)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사전에서는 ‘연속된 한 장면’, 또는 ‘일련의 화면(scene)’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장면과 장면이 합쳐져 하나의 짧은 상황을 묘사하는 일련의 장면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드라마 <주몽>을 예로 들어 봅니다. ‘엊그제 주몽은 수하와 잠행을 했습니다. 그는 현토성에 들렀고 부여를 거쳐 시조산의 다물 활이 있는 동굴 까지 잠행을 했지요. 현토성의 객주에서 발각된 뒤 전투 끝에 그곳을 탈출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후 부여 주막에서 민심을 살피는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현토성의 위기와 탈출’이라는 긴 장면은 발각-전투-탈출이라는 연속적인 몇 개의 장면(scene)을 연결해 완성됩니다. 이는 또 잠행 전체 이야기를 완성하는 한 부분을 형성하지요. 시퀀스란 ‘현토성의 위기와 탈출’처럼 긴 (잠행)이야기의 한 토막을 이루는 장면들의 결합인 것이지요.

극 전체는 시퀀스와 시퀀스가 연속적으로 결합되어 완성됩니다. 이 시퀀스는 장면(scene)과 장면(scene)이 연속성을 갖고 결합되어 완성되고, 장면은 다시 Cut과 Cut이 결합되어 완성됩니다. 영화의 제작 과정이 마치 인생과도 같습니다. 순간과 순간이 결합되어 한 시간, 하루, 한 달, 일년이 되고 이 세월이 이어져 한 사람 전체의 삶이 되는 것과 같은…

영화의 제작과 삶의 제작 과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큰 차이는 영화가 후반작업(촬영 이후의 작업)에서 편집을 통해 완성을 이루는 반면, 삶은 편집이라는 후반작업을 거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맞이하고 보내는 모든 순간이 편집할 수 없는 삶입니다. 결국 삶은 지금 이 순간(right now)이고, 이 순간이 전부를 이룹니다. 그것이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건 혹은 고난과 모멸의 순간이건,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고스란히 삶이 되고 역사가 되는 것이지요.

요즘 저는 뒤늦게 조금씩, 삶이 그런 것이구나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어떤 일을 하게 된다면 이번 외에는 다시 해볼 수 없는 일을 경험하듯 하고 싶고, 누군가를 만나도 이번에 만나는 것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처럼 만나고 싶어집니다. 매사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인연처럼… 그렇게 대하고 싶어집니다.

깊어가는 겨울을 어떻게 맞이하고 계신지요? 저는 이 겨울이 참 좋다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당신도 행복한 겨울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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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6.12.07 11:39:49 *.145.80.18
"中孚 豚魚 吉"
* 진정한 믿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복어를 다루듯 하여라.*
믿음에는 좌, 중, 우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부(中孚)는 중용의 도를 같이한 믿음입니다. 이는 진실한 믿음으로 우정, 애정, 군신의 관계, 애비와 자식의 도리 등에 중(重)한 역활을 할 것입니다. 돈어(豚魚)길(吉)은 맹독성이 강한 복어를 요리 하듯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용규씨가 이야기하는 "다시 만나지 못할 인년처럼"이나 같은 맥락일 겁니다. 이것이 진정한 정(情)의 통로를 원만하게 하는 지혜입니다.
그리고 시간의 원체를 느끼고 알고 사는 모습이 너무도 좋습니다.
행복숲도 시공의 조화속에 넣어서 많은 사람을 행복의 시간속으로 인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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