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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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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6일 07시 29분 등록

1985년 쫓겨나다시피 애플을 그만둔 스티브 잡스는 몇 달 후 컴퓨터 회사 넥스트를 창업하여 재기를 모색합니다. 몇 달 후에는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설립한 컴퓨터 사업 부문을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인수합니다. 훗날 ‘픽사’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진 이 회사의 출발은 불안 불안했습니다. 픽사의 사업 영역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애니메이션 콘텐츠 이렇게 세 가지였는데, 모두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상품들은 주목 받지 못했고 회사는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습니다.

 

픽사를 인수하고 2년이 흐를 즈음, 잡스는 픽사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큰 폭의 예산 삭감을 공포합니다. 당시 애니메이션 팀의 책임자 존 래시터는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돈이 필요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예산 삭감 회의가 끝나고 래시터는 잡스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스토리보드를 펼쳐 놓고 설명하다가 애니메이션 주제인 장난감 1인 밴드 스토리에 푹 빠져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신나게 이야기했습니다.

 

잡스로써는 선뜻 예산을 편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이미 5천 만 달러를 픽사에 쏟아부었고, 넥스트는 설립한지 2년이 넘었음에도 첫 제품도 출시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외부에서 자금 조달이 용이하지 않았기에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그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터였습니다. 그럼에도 잡스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자비를 털어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기로 결정합니다. 래시터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났을 때, 그는 말합니다.

 

“존, 자네에게 부탁하는 건 한 가지야.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달라”, 나는 이 한 마디 말에서 순수함을 느낍니다. 이것은 소명의식과 신념에서 우러나온 듯합니다. 잡스는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가 남기고 싶은 흔적은 “사람들이 동기에 충만해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영속적인 회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두 2순위였다”고 합니다. 잡스는 존 레시터의 아이디어에서 ‘기술뿐 아니라 예술까지 담은 영화’의 가능성을 보았고, 그와 그의 팀원들의 열정에서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느꼈습니다. “존이 하고 있는 일의 가능성을 믿었거든요. 그것은 예술이었어요. 존은 예술을 중시했고 나도 그랬어요. 그런 경우라면 언제든 지원해야 마땅하지요.”, 훗날 잡스의 회상입니다.

 

제품의 완성도에 대한 잡스의 기준은 엄격했습니다.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은 물론이고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서도 완벽을 추구했습니다. “훌륭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뒤쪽에 저급한 나무를 쓰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가령 사용자가 볼 수 없는 컴퓨터 내부의 회로 기판에도 ‘예술품’이라는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작품을 출하한다”는 것이 잡스의 믿음이었습니다. 그에게 평범한 제품은 ‘쓰레기’였습니다. 그는 혁신성과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실현한 제품을 꿈꿨습니다. ‘위대한 제품’은 기술과 예술이 완벽하게 결합된 작품이었고, 그런 물건이야말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감동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수준의 물건을 만들려면 능숙한 기술과 함께 스스로를 예술가로 보는 정신을 가진 장인들이 필요합니다. 잡스는 스스로를 예술가로 여겼고, 그런 사람들을 사랑했으며, 그들을 예술가로 대우했습니다.

 

애플에서 매킨토시 컴퓨터 개발팀을 이끌 때 잡스는 매킨토시 디자인이 완성되자 개발팀원 모두를 불러 모았습니다. 그는 “진정한 예술가들은 작품에 사인을 남긴다”며 큰 종이에 개발팀 45명 모두가 사인을 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도 서명했습니다. 이들의 서명은 시장으로 나가는 모든 매킨토시 내부에 새겨졌습니다. 사용자들은 못 보겠지만 개발자들은 이 제품이 자신들의 작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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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아이작슨 저, 안진환 역, 스티브 잡스, 민음사, 2011년 10월

 

* 출간 소식 : 유인창 연구원의 신간 <꿈을 꾸지는 않지만 절망하지도 않아>

유인창 연구원의 신간 <꿈을 꾸지는 않지만 절망하지도 않아>가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축하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혹은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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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창 저, 바다출판사, 2013년 2월 15일

 

 

* 안내 : <1인 지식기업가의 필수품, 책쓰기>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카페 ‘크리에이티브 사롱 9’에서 1인 지식기업가를 위한 자기경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3월 5일 화요일부터 오픈하는 3월 주제는 1인 기업가의 필수품인 ‘책쓰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혹은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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