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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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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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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5일 23시 49분 등록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

- 문무학, [詩 ‘바다’ 전문] -

 

매년 5월이면 병원에서 ‘성모의 밤’ 행사를 합니다. 원목실로부터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송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 목요일 낭송했던 편지를 보냅니다. (종교 편향성 지적을 잠깐 고민했지만, 일주일간 가장 마음에 있었던 일을 쓰자는 내적 원칙에 따랐습니다. 불편하신 분께는 죄송합니다)

 

***

성모님!

하루는 자연의 사계절을 닮았습니다. 아침이 봄이라면, 불타는 여름은 정오, 노을이 짙은 석양은 가을, 겨울은 적막의 밤이 되겠군요. 삶의 희노애락 (喜怒哀樂)이 교차하는 병원에서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분만실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나 퇴원하는 환자의 웃는 얼굴에는, 생동하는 봄의 기운이 어려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료진의 얼굴에는 뜨거운 여름의 열기가 있습니다. 환자들의 영적건강을 보살피는 성직자와 수도자의 평화로운 얼굴에서 풍성한 가을을 느끼고, 환자들과 간병에 지친 가족들의 얼굴에서 시련의 겨울을 만납니다.

 

성모님! 병원에서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병과 고통에 무너지는 사람들, 응급실로 들이닥친 청천벽력 같은 소식들, 눈물과 기도로도 어쩔 수 없는 삶의 슬픔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임종을 기다리는 호스피스 환자들을 접하면서, 어쩔 수 없는 인간존재의 연약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합니다. 내 마음대로 걸을 수 있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그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당연시하던 하루가, 고통을 견뎌야 하는 일상으로 바뀌고, 나을 것이라는 희망마저 보이지 않으면 삶을 미워하게 됩니다. 자신을 원망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횡포를 부리며, 때로는 극단을 선택하는 길로 폭력적으로 질주하기도 합니다. 질병이 아니더라도, 생존을 위해 달리고 달려야 하는 고단한 삶이 우리를 질주하게 합니다.

 

서강대 영문과 교수였던 故 장영희 교수님이 쓰신‘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는,‘위대한 개츠비’라는 책을 쓴 작가 피츠 제럴드에 대한 얘기가 있습니다. 피츠 제럴드는 자신이 쓴 책의 주인공 개츠비에게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세 가지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츠비가 암담한 현실 속에서 “아무리 미미해도 삶 속의 희망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사랑에 실패해도 다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그리고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고통을 감싸 안고 어루만져 주시는 성모님!

살면서 힘들고 절망에 빠져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삶의 경주로를 달리다 쓰러졌을 때, 아무리 미미해도 삶 속의 희망을 감지하고 다시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자신에게 절망하지 않고, 무너지고 상처받은 마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은총을 주십시오. 당신의 뜻에 따라 치료하고 치유 받는 이곳에서 생명의 신비와 삶의 경이로움을 배우게 해주십시오.

 

고통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한부분이고,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또한 그것을 극복한 이야기로도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희 모두의 마음을 새롭게 바꾸어 주십시오.

 

사랑하는 어머니!

모든 이에게 희망의 빛을 비추어 주소서.

아멘.

 

1)

변화경영연구소에서 ‘하루 2시간 자기혁신’ 프로젝트 <단군의 후예> 10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100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새벽기상 습관화와 새벽활동 수련을 통해 1만 시간의 법칙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http://www.bhgoo.com/2011/494224

 

2)

두번째 추모의 밤은 따뜻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이 보내주신 추모시 낭송을 시작으로 참가자의 사연과 시낭송,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아름다운 시어가 날아다니는 봄밤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기억이 흐르는 밤’ 입니다. 첫 만남의 기억이 영원한 추억으로 바뀌는 아름다운 인연의 순간을 나누고자 합니다. 경영 컨설턴트 홍승완 연구원이 주관합니다.

[만남과 추억사이, 기억이 흐르는 밤 추모의 밤 신청]

http://www.bhgoo.com/2011/495588#1

 

3)

몇 년 전 ‘성모의 밤’ 때 불렀던 노래입니다. 故 장영희 교수님의 책에서 읽은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문장이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바다와 같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그리고 바다를 특히 사랑하셨던 스승님도 기억할 것입니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ukIpMaRhv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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