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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2일 17시 56분 등록
20년짜리 변화경영 펀드

지난 주 연구원 번개모임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잔잔한 행복미소 요한님, 아직도 신혼인 재동님, 우리들의 재무관리매니저 영훈님, 선한 눈매에 대단한 내공을 지니신 2기 연구원 이종승님, 그리고 저까지 5명이 인사동 어느 골목길 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였습니다. 남해 여행이야기 그리고 다산초당에다가 공부이야기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많은 만담들이 오고 갔습니다. 특히 재테크에 관한 얘기는 나이를 막론하고 좌중을 집중하게 만들더군요. 먹고 사는 문제는 누구에게나 절박한 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중 종승씨의 경험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종승씨는 저랑 또래구요, 다음부터는 친구먹기로 하였습니다.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여서 왠지 모르게 정이 갑디다. 종승씨가 2년전에 증권회사 다니는 후배랑 일정한 돈을 출자해서 20년 동안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었답니다. 그리고 20년 후에 회사 하나를 M&A 하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2년 전 투자했던 원금은 지금은 4배 정도 불어났다고 합니다. 투자한 목돈은 이 기간 동안은 절대 건드리지 않고 잊어먹고 살기로 했답니다. 절대 헛소리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종승님의 캐리어와 능력 정도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20년 동안 투자한 종자돈은 아마 우리들이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파워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며칠 전 인터넷에서 신기한 기사를 하나 본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어느 사람이 젓가락을 다른 물건이랑 교환하면서 언젠가는 집과 맞바꾸는 꿈을 가졌다고 하는데 2년 만에 캐나다에 있는 어느 저택에 1년 동안 살 수 있는 권한과 맞바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그만 젓가락은 비슷한 다른 가치의 물건과 교환되는 과정을 수없이 거친 후에 드디어 그의 꿈인 집과 같은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죠. 물론 이 기사와 종승님의 꿈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순 없지만 ‘꿈은 이루어진다’의 현실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이 충격(저는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내일 모레 개업식을 앞두고서도 20년 프로젝트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는 겁니다. 세상에 일 벌리는 것만 놓고 보면 누구 못지않다는 제가 그냥 놔 둘리 없고 이것을 어떻게 벤치마킹할까 고민 드는 겁니다. 마침 남해 여행에서도 10년짜리 꿈 벗 펀드이야기가 나왔었거든요. 믹스할 아이디어가 여러 개 떠올랐지만 막상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에라 모르겠다 일단 말부터 꺼내 놓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글을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저 같은 성격유형은 일단 일을 저질러 놓고 수습하는 타입이라서요.

10년짜리 꿈 벗 펀드와 연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펀드 매니저는 영훈씨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내용과 형식이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래 몇가지 아이디어는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여러 의견들을 모아서 중지를 모아야겠지요. 아이디어는 종승씨 이야기에서 다 나온 것을 그림만 바꿔 보았습니다.

먼저, 펀드 이름은 ‘변화경영펀드’라고 해 봅니다. 아니면 선생님 이름을 붙여서 ‘구본형 펀드’라고 해 볼까요. 까불다 혼나면 어떡하죠? 목적은 20년 후에 아주 멋진 회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종승씨 아이디어처럼 괜찮은 회사 하나를 인수하는 것도 괜찮죠. 소유과 경영이 분리된 꿈처럼 만들어지는 기업, 고객을 돕는 것이 목적인 기업을 만들어 보는 겁니다. 20년이 너무 먼가요? 달랑 내년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20년 후를 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둘째, 펀드는 꿈 벗 누구나, 액수에 관계없이, 방법도 다양하게, 아주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다만 펀드 운용자는 정해서 20년을 맡기는 겁니다. 매년 한 번씩 결산보고를 하게하고 해마다 가까이 다가올 20년 후를 즐겁게 기다리는 겁니다. 단, 참여한 이후 20년 동안은 이 펀드에 들어간 자금은 잊어버려야 하고 찾을 수도, 탈퇴할 수도 없게 하는 겁니다. 잊어버린 셈 치는 거지요.

셋째, 이 펀드에 관한 아이디어는 언제나 자유롭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펀드 운용에 관한 아이디어보다는 기본 취지와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어떤 내용도 수용하면서 틀 속의 판도라식 자유를 만끽하자는 것이죠. 10년의 10대 풍광도 변하기도 하고 꿈이 바뀌어 지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싶은 시간에 하는 것이 우리가 배운 변화경영의 길이 아닌가요?

한 명이어도 좋고, 두 명이어도 좋습니다. 더 많으면 더욱 좋겠지요. 10년의 10대 풍광을 두 번만 꿈꾸다 보면 금방 다가올 20년 후의 화려한 출발을 지금 꿈꿔보면 어떨까 싶네요. 누군가 이 글을 읽다가 농담하네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님께서도 한번 뒤돌아보세요. 20년 전에 님께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었고 20년이 지난 지금은 또 어떻게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 멀지 않는 시간 속에 하루가 있고 일 년이 있고 10년이 있는 법입니다.

나머지 그림을 그려주실 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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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2006.04.22 23:26:26 *.44.152.193
아이쿠~ 그 얘기가 이렇게 살아가네...그리움이 컸던 사람들을 만나서 술 한잔 하다보니 기분이 좋아져서 10년 후에나 누군가 생각해 봄직한 이야기를 한건데...
그리구 친구, 내 생각에는 돈을 버는 일을 함께 할 사람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삶의 부대낌을 동고동락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되는데...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 하지만 굳이 무엇이 될 생각은 없는 내게는 말일세...
과연 우리에게 삶의 의무라는 게 있을까?...

그런데 내일 모레 무슨 개업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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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4.23 00:52:00 *.147.17.204
젓가락이 아니라 클립 아냐? 형, 5월 중에 놀러나 가자. 셋째주랑 첫째주는 피해서. 셋째주는 꿈 동문회이고 첫째주는 내가 안 된다. 그리고 번개는 내가 있어야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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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4.24 22:10:03 *.190.243.167
저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오랫만에 마음에 닫는 글을 만났습니다.
20년후를 상상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개업식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사업 대성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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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옥균
2006.04.24 22:52:53 *.62.201.82
저도 손들었어요.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20년 후의 펀드' 멋진 또 하나의 풍광입니다. 좋은 회사를 만들어도 좋고, 좋은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좋고, 꿈 재단의 시드머니도 좋습니다. 위대한 역사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하는 겁니다. 이번 좋은(대성할) 개업인 '마실'에서 도원결의가 아니라 '마실결의'하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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