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맑은
  • 조회 수 235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9년 7월 17일 23시 49분 등록
신경증(노이로제)은 마땅히 치루어야 할 고통을 피한데서 생긴다._칼 융.

영혼은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 최초는 부모와의 관계다. 이 관계가 어긋나면, 인생이 어긋나기 쉽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의 질質은 시간과 주위(attention)의 양에 비례한다. 부모가 주위깊게 아이의 언어에 경청하면, 아이는 굳건한 자존감을 갖는다. 굳건하다는 것은 나중에 따로 땜질할 필요 없는 개체가 된다는 의미다. '경청'은 '흘려 듣기, 선택해 듣기'가 아니다. 제대로 들을려면, 보통 5분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정신과 의사나, 전문 코치들은 의학적 전문지식 보다는, '듣기'를 훈련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귀는 광대역이다. 보청기를 낀 것 처럼 미세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자기 언어를 표현하는데, 존중 받지 못한 아이는 사회 생활에서 문제가 생긴다. 학생 시절에는 모른다. 상대와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내것과 네것을 구분해야하고, 받아들이지만, 선을 그어야할 때도 있다.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고, 어디까지 거절해야 하는가?  각각의 경우에 최선책은 무엇이고, 나의 욕망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그러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어렵고 애매한 문제다. 이 능력을 자연스럽게 가진 사람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길러야 하는데 그 과정은 전쟁이다.

스캇펙이 제시한  '지도만들기'는 영적 성장의 방법이다. 지도란 원칙, 혹은 가치관, 세계관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지도를 가지고 사람은 일생을 산다. 대부분 지도는  처음 부모에게서 물려 받는다. 부모의 지도가 맘에 안들어도, 어느새 그 지도는 내것이 된다. 새로운 지도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다. 게다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은 부모가 제공한다. 부모가 열어주는 창으로만 세상을 볼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면,  지도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근본적인 성장이다. 끊임없이 검토하고, 수정한다. 수정한 지도를 들고, 다시 세상에 나간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작성해도, 부딪히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의견충돌이 심해지면, 싸우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다반사다.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지도를 들이대지 못한다. 의사표현을 훈련하지 못한 경우는 더더욱이 말이 안나온다. 혹은 극단적으로 드러내거나, 비상식적으로 풀어버린다.  

두려움 때문에 부딪히지 못한다면, 성장은 멈춘다. 성장은 고통스럽다. 아프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장은  멈춘다. 영적 성장에 나이는 상관없다. 지식이나 학벌, 지위, 재력도 상관없다. 뉴스에는 성장하지 못한 사람이 권력을 이용해서,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변화란 무엇인가?  아니, 변화는 어떤가? 자연스럽지가 않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두려움과 불편함, 어려움을 피한다. 본능을 비본능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변화다. 변화는 고생스럽다. 대부분 사람이 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변화의 핵심은 고생이다. 기꺼이 고생에 부딪힌다.
IP *.129.207.20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