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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8일 23시 52분 등록
분식집에 가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아무도 반응이 없다. 앉아서 메뉴를 보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자 그때서야 종업원과 사장이 반응한다. 문옆 테이블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사람이 사장이었고, 주방 근처에 앉아서 나를 물끄러미 보던 사람이 종업원이었다.

물론, 개업 초기부터 시큰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님이 떨어지고, 장사가 안되면 신이 나겠는가? 손님이 없으면, 사장 기분이 안좋아진다. 당연하지만, 정말 그렇다. 화장품 판매업은 시간에 따라 매출폭이 크다. 몇백만원 파는 시간이 있다면, 몇만원 매출을 올리는 시간도 있다. 그에 따라서 사장의 마음도 롤러코스터 처럼 하늘과 땅을 오간다. 손님이 없으면, 멀뚱멀뚱 앞만 보고 있는 판매원들이 못마땅해 보인다. 그들은 똑같은 마음으로 어제도 오늘도 일을 하지만, 손님이 없으면 이뻐 보이지가 않는다. 반면, 손님이 많으면 판매원이 참 수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여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하지만, 나는 이뻐보이는 것이다.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손님이 많고, 매출이 올라야 사장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현장을 보면, 대다수 사장님들은 별 다른 노력을 하지않는다. 그저, 문만 열어놓고 손님 기다리는 것이 전부다. 그렇다고, 호객을 하거나 찌라시 뿌리고, 이런 모습도 솔직히 답답해 보인다. 개중에는 프랜차이즈 업종을 잘 선택해서, 앉아서 매출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요즘 한창 번창하는, 카페베네가 그렇다. 우리 매장 주변에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 건물은 저주 받았는지 무엇하나 되는 것이 없다. 카페베네가 입점하고, 그 옆에 이름 모를 호프집, 술집등이 차례차례 오픈을 했다. 카페베네만 장사가 되고, 나머지는 근 한달만에 문을 닫았다. 근데, 유별난 부분이 있다. 호프집, 술집 모두 장사가 안되어서 사업을 접었는데, 카페베네 만큼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는 사실이다. 이 대비적인 모습을 보면서, 소프트웨어, 프랜차이즈의 힘을 느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몇십년 사업을 하다가 한두번 만날까 말까다. 보통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력이 50%라면, 나머지 50%는 사장의 영업과 마켓팅력에 달렸다.

며칠전 '라이프앤 아트'라는 디자인 학원에 가다. 선생님은 10년간 대기업에서 일했고, 또 대기업을 클라이언트로 일한 경력을 가진 분이다. '라이프앤 아트'는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선생님은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이 강좌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켓팅에 있어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마켓팅에 있어서 디자인이란, 디자인의 심미적인 기능이 클 것이다. 일단 보기 예뻐야하고, 손님에게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런 작업을 사장이 해야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사업과 상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사장이기 때문이다. 보통 외주를 주는데, 외주업체는 헛다리를 집기 십상이고, 또 만들어놓은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사장 입장에서는 큰 맘 먹고 맡기는 것인데, 외주업체는 거래처가 나뿐만이 아니라 수십개다. 일이 경중과 고객의 지위에 따라서 우선순위를 매긴다. 받아본 결과물을 보면, '이렇게 하고도 돈을 받아 먹는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내가 할껄.

사장은 여러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조직을 잘 관리해야하고, 숫자에 밝아야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켓팅과 영업능력이 절대 필요하다. 그 능력으로 성과를 내야한다. 그래야 매출이 오르고, 직원들에게도 사장말이 먹혀들며, 자기 스스로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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