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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9일 03시 11분 등록
DSC01260 copy.jpgDSC01259 copy.jpgDSC01258 copy.jpgDSC01257 copy.jpg여자와 닭(water color on paper)


연습을 하고, 그렸는데 생각대로 물감이 퍼지지 않았다. 덮어두고 다음날 열어 보았다. 생각보다 상태가 나쁘지 않다. 명암과 디테일을 살렸더니, 그런대로 그려졌다.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이었다. 한 아이는 그림을 그리다가, '망쳤다'고 이야기한다. 선생님은 그 아이에게 '망치는 게 어디 있어? 그림에는 망치는 게 없단다'라며, 끝까지 그리라고 하셨다. 20년이 넘은 이야기지만, 일상에서 곧잘 되살아난다. 포기하고 싶을때, 집어치우고 싶을때면 그 기억이 난다. 

당구 초보자는 공이 자기 생각대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이 하는 것은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내가 해보면 쉽지 않다. 때문에, 별거아니더라도 내가 했다면 자랑스럽고, 남이 했다면 대수롭지 않게 보이기도 한다. 처음부터 잘하지는 못할 것이다. 끝까지 가보는 것,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잘 그리는 것보다 중요하다. 잘하고 못하고는 그 다음 문제다. 보통 한 번 완성을 해내면, 다음에는 더 잘해낼 수 있다. 그림으로 치자면, 공간을 더 확실히 장악하고, 물감과 붓을 더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기 사업을 해보면,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드러난다. 장사를 할 때 힘든 것은, 손님이 없을 때다. 손님 없는 상황은 참 힘들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반면, 훈련되는 면도 있다. 손님 귀한 줄 알게되고, 손님을 끌기 위한 창조적 방법을 생각해낸다. 이런 것이 장사 내공이다. 어렵다고 접으면, 내공도 쌓이지 않는다. 

길을 가는 도중에는, 이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인지 잘 모른다. 확실한 비전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비전은 아무리 명확해도,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다. 비전은 아무리 명확해도, 불안하다.  '잘못 선택했다'는 회의가 수시로 들어온다. 옳은지, 아닌지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잘못된 길은 없다. 범죄가 아닌 이상, 열심히 가는 길은 모두 옳은 길이다. 가다가만 길이 잘못된 길이다. 


IP *.123.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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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08:54:15 *.93.45.60
가끔은 이건 망친 그림이니까 그냥 여기다 뭐 좀 더 해도 실패하면 나중에 버리면 되니까... 망친거니까 하는 생각에 그린 그림이 나중에 아주 마음에 들때가 있습니다. 조심조심 하느라 못 해본 것을 편안하게 시도할 기회를 얻은거죠. 그리고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게 됩니다. 망친그림 복구하기를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습니까.
삶에서도 그런게 종종 일어나는 거 같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해볼 기회를 얻은 경우가.

그런데..... 뒤쪽에 따라가는 수탉 정말 이쁜데요. 여자와 수탉.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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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렉스
2010.10.02 22:51:52 *.161.178.22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열심히 가는 길은 모두 옳은 길이다. 가다가만 길이 잘못된 길이다. " 문구가
많이 와 닿았습니다.
여자와 닭 여자가 한껏 럭셔리한 여성이네요 닭까지 그 품격이 높아집니다.
멋진 작품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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