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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1일 18시 49분 등록
나는 강릉김씨인데, 살아오면서 나와 같은 씨를 딱 2명 만났다. 트위터로 물어보다. '혹시 강릉김씨 계세요?'라고 하자, 1시간만에 두명이 나타나다. 둘 다 문화 예술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성격이 어떠냐? 집안 분위기가 어떠냐?라는 질문을 하다. 상통한다. 유쾌하다. 트위터 덕분에 서울에서 김서방도 찾고, 망망대해에서 바늘도 찾는다.  

트위터를 몇년째 해오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몰랐는데,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나서는 적극 활용한다. 트위터의 기본 기능은 자신을 기록하기다. 기록한다는 것은 자아의 발현으로, 140자 트윗이 모이면 내가 어느쪽에 마음이 쏠려있는지 관찰할 수있다. 또 하나 다른 기능은 연결이다. 소위 팔로잉과 팔로워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하거나 흥미를 끄는 사람을 따르거나, 따르게 만든다. 트위터의 팔로잉 기능은 은근슬쩍 영향력이 강하다. 영화 평론가와 작가, 디자이너들을 팔로잉하는데 그들이 추천하는 영화와, 책, 전시를 관람을 하거나 소비한다. 평상시 같으면 내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름 전문가들인 그들의 말에 영향을 받는다. '기록과 연결'을 통해서 나의 정체성은 분명해지고, 확장한다. 이런 주된 이유도 있지만, 내가 트위터를 즐기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글을 쓸려고 하는데, 무언가 안에서 꿈틀거리기는 한다.  제대로 쓰기에는 여건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발동이 걸리는 그 문장을 써놓고 보면 더이상 할말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는 트위터에 한 두문장 써내려가면 발동이 걸린다.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쓰는 행위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계곡이 있다. 한두문장이라도 쓰면, 제대로 써내려갈 수 있지만, 그 한두문장이라도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예술과 창작을 방해하는 것은, 처음부터 제대로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욕심이다. 트위터에서는 몇문장 던져도 비판하는 사람도 없고, 아무런 제재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트위터 검열한다고 하는데, 차라리 아이들 소꿉장난을 검열하라. 혹은 검열하는 사람을 검열하던지.)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하면, 일상 전체에 발동이 걸린다. 무언가를 해볼려고 하는 것이다. 사업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밍기적 거리기만 했던 것들도 해본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는 그림도 그려볼려고 하고, 돈이 아까워서 미루어왔던 영업활동도 해보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이유가, 단지 책을 내서 작가로서 입신하겠다는 생각은 편협하다.  '글쓰기를 통한 각성'이야말로 나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내 안에 스승이 있다. 그 스승과 만나는 행위가 글쓰기다. 내가 나를 설득하는 것만큼 더 강력한 동원이 있을까? 

글쓰기는 훈련이지, 작품활동이 아니다. 프로젝트성 과업도 아니다. 글이 삶이다. 내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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