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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7일 05시 06분 등록
1년 전에 생각했던 것을 지금 행하고 있다면, 그것은 나의 강점이다. 

좋은 글이란? 진솔한 글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좋은 글이란, 짧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짧아야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읽혀지기 위해서다. 이것은 일종의 디자인이며, 배려다. 곧, 배려가 디자인이다. 외국 디자인잡지를 줄곧 사보는데, 눈여겨 보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책의 편집과 형식이다. 한 면에 올망졸망 콘텐츠들이 먹음직 스럽게 놓여져있다. 이러한 배치를 그래픽디자이너는 '레이아웃'이라고 부른다. 그래픽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 보고서 작성자, 기획자, 장사꾼....클라이언트와 고객을 상대로 밥벌이하는 사람은 누구나,  고객 입장에서 내 작업을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객은 배가 엄청 불러있는 상태다. 포화상태다. 따라서, 먹기에 적당하고, 이쁘장한 콘텐츠가 아니라면 바로 물린다.

이야기를 압축하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읽는 사람이 첫문장에서 미끄럼타듯이 끝까지 내려올 수 있을까? 어렵다. 구본형 선생님의 글은 자연스럽다. 방대한 지식과 오랜 실무경험이 문장과 문장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준다. 노련한 셰프가 최상의 재료와 함께 요리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소설가 김영하의 문체를 좋아한다. 그의 글은 스키타고 활강하는 것처럼 짜릿하다. 독자는 그의 책을 한달음에 읽는다. 디자인이 잘 된 글이다. 반면에 나의 글은 내가 보아도 툭툭 끊긴다. 왜냐면, 경험과 지식이 모자르기 때문이다. 대파 안들어간 떡볶이 같다.

전부터 공병호님이나 다치바나 타카시등, 무지막지하게 읽고, 책을 써내는 사람을 동경해왔는데, 나도 이들처럼 책을 써서, 전문성을 가지고 이름을 드높이고 싶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시간이 있어도,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이 나를 비롯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처지일 것이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어떻게 하면 책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성과를 이룬 방법은 없다. 일관성 있게, 무엇인가를 '모아서 엮어보는 방법'이 기본이라고 생각했지만, 실행한 적은 한번도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나는 지식과 경험이 많이 모자르다는 사실을 이제야 받아들인다. 기량이 모자르다면, 머리 숙이고 배워야 한다. 그림도 처음 그릴 때, 모사 부터 시작한다. 글쓰기 훈련에 가장 좋은 방법은 필사, '베껴쓰기'다.

외국어를 전공했는데, 대학교 때 한 교수님은 좋은 예문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를테면, '죽인다. 증오한다. 고뇌하다. 혐오하다'등의 단어는 알아둘 필요는 있지만, 자주 접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하루에 30분에서 한 시간정도 필사를 한다. 쓰다보면, 좋은 글이 좋은 삶을 만들어주리라는 마음이 생긴다.

'글을 쓴다' 작년에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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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훈련'

한 단락을 철탄으로
(중략) 교수님은 한 단락을 촘촘하게 쓰는 훈련을 하라고 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더 어려워진 셈입니다. 글의 논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량이 필요하고, 평상시 긴 글로 훈련하지 않은 사람은 실전에서 폭발력있는 짧은 글을 쓰지 못합니다.

많이 축적해 놓아야 분명히 잡는다.
(중략)공병호 박사, 다작의 비밀은 이동하면서 짧은 글을 쓰고, 새벽에 그것들에 살을 붙여서 정리하는 것이 아닌가 추리해봅니다.(-_-+) 이렇게 쓰기 위해서는 우선 내용이 많이 축적 되어있어야 합니다. 타치바나 타카시 역시, 100권 정도의 저술을 했는데,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근 10년간 집중적인 입력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장 내 책 만들 것을 제안하다.
(중략)저널을 제안합니다. 독특한 페이퍼 작업으로 시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간편합니다.(사이트 링크) (이 사이트에 가면, 많은 저널 예가 있습니다. 저는 흥미로웠고, 다소 흥분했습니다.) 사진과 그림 텍스트를 마구 버무리는 작업입니다.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뒷심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내용을 일관성있게 묶어내는 능력인데, 하나의 주제를 잡고, 관련 내용을 노트 한 권에 수납할 수 있는 훈련을 꾸준히 합니다. 물리적으로 측정하기 쉽고, 집중하기 좋습니다. 모으는 과정에서 공부가 됩니다. 정보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훈련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이렇게 콘텐트를 모아놓는다면, 기초자료로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2008. 2)
IP *.128.1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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