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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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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2일 02시 35분 등록

아내와 아들.

물끄러미 두사람을 보며, '어디서 왔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의 갑작스런 출현이  마술 같습니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물리적인 과정은 눈가림에 불과하고, '보이지 않는 힘'이 제 옆에 슬쩍 데려다 놓은 느낌입니다. 이 사람들과 잘 해보라'며 말입니다. 기적은 자연스러워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골반뼈를 떼다가, 무릎에 붙이고, 나사를 2개 박아넣은 수술이 끝났습니다. 힘든 수술을 이겨낸 아버지에게 감사합니다. 마취가 풀리면서 고통 스러워하는 모습에 안타깝지만, 이만하길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합니다. 첫째로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존재에, 더 깊이 감사할 것. 부모님, 가족, 건강등.  
 
최근 탤런트 박광정씨가 별세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죽음이 갑작스럽습니다. 올해 상반기 암을 발견하고, 불과 1년도 못되어서 영면했습니다. 우리가 당연시 하는 존재들, 영원히 있을 것 같은 존재들이 무정하게 떠날 수도 있음을 다시 느낍니다. 그의 빈자리가 서운하지만, 갑작스럽게 떠나서 더 당황스럽습니다. 당연한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공기, 밥, 물, 빛에 감사하는 영혼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문제'입니다. 신경증, 성격장애는 문제를 어떻게든 피할려고 하는 데서 생긴다고 합니다. 문제를 두려워하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교통사고는 분명 문제입니다. 이 일로 매일 병원으로 출근하고, 가족들이 아버지의 병간호에 매달립니다. 앞으로도 치료, 재활, 보험등 더 많은 문제가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문제를 피할려고 했다면, 이제는 문제를 받아들이고, 문제와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주일씨가 암으로 가시기전, 암은 친구라며 잘 다독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암 전문의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도 5명중 3명이 앞으로 암에 걸릴거라며, 암을 귀여워하고 이뻐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담대함과 건강한 정신은 어떤 문제가 생겨도 피하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한 겨울입니다.

겨울은 본질만 남는 계절이라 추운가 봅니다. 변화하기 좋은 날들입니다.  

IP *.128.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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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08:14:41 *.3.234.195
요즘 새로운 아침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컴퓨터를 켜고, 즐겨찾기 맨 윗단의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클릭하는 것.
지난 글을 차례대로 읽어가며 마음과 정신에 맑고 깊은 기운을 불러 넣어봅니다.
그 중 특히나 "맑은"님의 글들은 철없이 이기적인 저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만드는 지혜의 우물과도 같습니다.
이 아침, 맑은 님의 고요한 울림이 분주한 제 마음에 살포시 내려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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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2.22 18:41:10 *.129.207.121
저도 변경연에 오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지혜의 우물'이라고 말씀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그저 글 쓰는 것을 좋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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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2.22 08:47:54 *.220.176.140
맑은님.

스캇팩의 책을 두번 읽었습니다. 책임이라는 말이 처음 읽을 때 부터 끝까지 머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문제를 회피하는 것의 본질은 그것으로 인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살아온 삶에서 그러한 문제를 회피하는 많은 모습을 발견합니다.

언제나 맑은 님의 글을 보면서 따뜻함과 반듯함 그리고 성실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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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2.22 18:38:53 *.129.207.121
스캇펙의 '거짓의 사람들'도 잘 읽었습니다. 애매모호한 '악'에 대해서 명확히 이야기합니다. 햇빛처럼님은 독서 취향이 저와 비슷하신 것 같군요. 저는 주로, 영성과 성장, 경영, 자기개발, 문학책들을 봅니다. 좋은 책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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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8.12.22 08:58:25 *.209.32.129
지난 토요일 변경연 송년회에 가기 위해 전철을 탔는데,
연말 오후의 신도림역은 집회현장처럼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
거기에 한 젊은 여성이 휠체어를 타고 나온 거에요.
한참이나 인파에 묶여 꼼짝도 못하고 있던 그 여성이
드디어 휠체어 승강기를 불러 내리는 것을 보면서
휴유~~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요.
그리곤 내 발을 내려 보았어요.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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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2.22 18:45:21 *.129.207.121
기적과 감사함을 많이 놓치며 살아갑니다. 당연한 것에 감사할 때, 불황은 어쩌면 별 문제가 아닐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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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12.22 14:06:22 *.67.52.199
어르신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올 4월에 제가 아는 분이 폐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참 마음이 무겁더군요.....
눈물도 흐르구요..........
산다는 것이 '고통'과 함께 살아가며 이 고통을 얼래기도 하고 달래도 보며 때로는 놓아버리기도 하는 '무엇'이라 여겨집니다.
거듭 어르신의 쾌유를 기원하며 돌아오는 새해에는 원하시는 모든 소원 이루어지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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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2.22 18:42:31 *.129.207.121
고맙습니다. 지현님도 뜻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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