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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5일 07시 17분 등록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직장 다니고, 여러모로 방황했는데, 직업인으로서 명장, 혹은 명인, 달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삶도 즐기고 싶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이런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직접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일을 해가면서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인데, 물론 찾았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다면, 웬지 청승맞아 보인다.

마침 결혼해서, 애까지 생기니까 우선은 돈부터 벌자는 생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어머님은 장사경력이 30년이다. 난 초등학교 때부터 가게에 나와서 일을 했다. 때로는 교복을 입고, 때로는 군복 입고 때로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서빙을 보았다. 서빙이라면 이골이 났고, 가게에 있는 시간이 지긋지긋했다. 막상 사업체를 가지고, 내가 운영을 하다보니 가게에 있는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수 없다. 1년반이 지났다.

철도노조는 파업을 철회한다.고 한다. 자기들 말로는 국민에게 부담을 더이상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예전과 다른 강압적인 정부의 태도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쌍용 사례와 마찬가지로 물고늘어진다고 덕볼 것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정년이 보장되고, 연봉도 (자기들은 열악하다고 하지만) 높다. 정말로 열악하다면, 입사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다. 공사나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이다. 왜냐면, 그들은 다른 직업인에 비해서 특혜가 있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따로 마켓팅할 필요가 없다. 밥집은 골라서 식사할 수 있으나,  기차는 골라 탈 수가 없다. 매년 6천억 적자임에도 툭하면, 파업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이 대가는 반드시 돌려 받으리라.

정년보장에 안정적인 월급이 오히려 독毒이다. 60이 넘어서 연금만으로 살 수 있을까? 고령화 시대에 예상했던 대로 연금이 나오기나 할까? 장사는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장사꾼은 모진 풍파를 온몸으로 맞는다. 직장인은 자기 나름대로 고달프겠지만, 그래도 조직이라는 안전망이 있다. 안전망이 없다는 것이 장사꾼의 고통이자, 강점이다. 성과를 올리는 능력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김연아가 즐겁게 훈련했을까? 하나같이 고통스럽다. 그러니까, 지금 힘들다면 이 고생이 나의 힘이 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자영업에서 힘든 것은 물론 손님이 없는 것이다. 문 열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만들어내는 것이 장사다. 이제는 음식점사장이 영업 하러 조기 축구회도 가입하고, 결혼식장도 간다. 고객관리가 있어야 내 손님 안뺏긴다.  

자영업은  훈련이다. 돈버는 것이 아니다. 대박은 장사와 어울리지 않는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모집할 때, '대박'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오픈발 받아서 잠깐 장사 잘되는 것이 대박인가? 훈련이 잘된 자영업자가 돈도 번다. 훈련해야 할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 고객을 만드는 훈련.
2. 고객을 관리하는 훈련
3. 폭탄에 대비하는 훈련

작년처럼 금융위기가 터지면, 영세 자영업자는 한 주먹도 안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에 준비가 필요하다. 일을 몇달간 하지 않아도, 가계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준비다. 어찌보면, 일할 맛이 안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손님 없다고 푸념할 시간이 없다. 손님 없는 고통이 훈련이다. 고객을 만들고자 R&D하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어머니는 먹고 살기 위해서 장사했을 뿐인데, 장사의 명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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